본문 바로가기

ECONOMIST

9

토스 웃고 vs 카카오 울고…해외 주식서 엇갈린 명암

증권 일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시대, 핀테크 기반 신흥 증권사인 토스증권과 카카오페이증권의 희비가 서학개미(해외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에 의해 갈렸다. 서학개미를 먼저 사로잡은 토스증권이 올해 상반기 흑자 기조를 이어가는 데 성공한 반면, 적자를 면치 못한 카카오페이증권의 고심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토스증권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06억원, 343억원으로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한 1751억원을 달성했다. 토스증권의 실적 증가세는 고무적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2021년 출범 첫해 78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322억원 손실로 그 폭을 줄였다. 2023년 연 단위 순이익(15억원)을 내며 출범 3년 만에 첫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토스증권이 올 들어 안정적인 흑자 기조에 접어든 요인은 해외주식 위탁매매 부분의 성장이 주효했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6%나 증가했다.올해 상반기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해외 증시로 눈을 돌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국내 주식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8조22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2%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3분기 해외주식 결제대금은 하루 평균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전년 대비 78.2%, 직전 분기 대비 29.4%가 증가했다. 해외주식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수익이 자연스레 늘며 토스증권의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이는 토스증권이 해외 투자자를 잡기 위한 그간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앞서 토스증권은 2021년 12월 해외 중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소수점거래, 주식모으기 등의 서비스로 해외주식 투자층을 적극 공략했다. 타사와 차별화된 쉬운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역시 서학개미의 투심을 손쉽게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은 아직 실적 안정세에 들지는 못했다. 카카오페이증권의 상반기 매출액은 57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96억원, 197억원으로 여전히 적자 기조를 보였다. 지난해보다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은 다행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지난 2020년 2월 공식 출범했다. 2021년 3월 출범한 토스증권보다 1년 빨랐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출범한 지 약 한달 만에 증권계좌 50만개가 개설되며 인기를 끌었다. 특히 잔돈을 모아 펀드에 투자하는 ‘동전모으기’ 서비스는 소액투자로 당시 증권 거래에 익숙하지 않던 초보 투자자들을 끌어 모으게 했다. 2021년 8월에는 계좌개설 5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서학개미 선점 토스증권, 점유율 확대 박차 또한 양 사 모두 사용자의 편의성을 강조한 원앱(하나의 앱에 여러 기능·서비스를 통합 제공) 전략을 쓰는 등 증권사 MTS 시장의 선두 자리를 두고 박빙의 승부가 예상됐다. 하지만 현재 고객의 마음을 더 사로잡은 것은 토스증권으로 보인다. 데이터분석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8월 안드로이드 이용자만 집계한 토스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137만명, 카카오페이의 MAU는 377만명(카카오톡 유입 사용자수 제외)이었다. 증권사 MTS 중 각각 1위와 2위에 해당하지만 양 사의 격차는 꽤 차이가 난다. 특히, 토스증권의 매서운 성장세를 견인한 해외주식 거래 수수료 이익을 보면 양 사의 격차는 더욱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에 따르면 상반기 토스증권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은 659억원으로 카카오페이증권(56억원)의 11배 수준이다. 토스증권의 해외주식 거래 부문의 성장세는 상위 증권사를 긴장하게 하는 수준이다. 토스증권의 외화증권수탁 수수료 수익 점유율을 보면 2022년 하반기 5.25%에서 올해 상반기 11.81%로 2배 넘게 뛰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미래에셋증권(20.15%) ▲삼성증권(16.28%) ▲키움증권(13.79%)에 이어 네 번째 수준이다. 반면 카카오페이증권이 점유율은 2002년 하반기 0.31%에서 올해 상반기 1.01%로 소수점 성장에 그쳤다. 다만 양 사 모두 국내 주식 거래 부문의 성장은 갈길이 멀다. 토스증권의 상반기 국내 주식 중개 수수료는 99억원, 카카오페이증권은 20억원에 불과하다. 양 사의 격차가 벌어진 이유는 카카오페이증권이 주식거래 등 MTS 핵심 서비스를 늦게 시행한 게 패착이었다는 분석이다.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거래를 2022년 2월에서야 베타 서비스로 실시했고 같은 해 4월 공식적으로 선보였다. 이에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증한 개인 투자자들을 온전히 흡수하지 못했고, 올 들어 급증한 서학개미 역시 선제적으로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카카오페이증권은 올해 4월 미국주식 주간거래 ‘데이마켓’을 선보인데 이어 ‘미국 대선 토론방’을 신설했다. 기존 종목토론방과 달리 ‘특정 이슈’를 주제로 하는 새로운 형태의 토론방으로 관련주 거래도 가능하다. 이 밖에 MTS에 미리 설정한 수익률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판매 주문이 이루어지는 ‘스탑로스’(Stop-Loss) 주문 기능도 도입했다. 카카오페이증권 관계자는 “미국 대선 토론방의 경우 우리만의 참신한 서비스”라며 “특별한 편의성과 혜택으로 계속 사용자들와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학개미를 먼저 사로잡은 토스증권은 지난 9월 리서치센터를 출범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투자 확대에 발맞춰, 미국 시장을 중심으로 분석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7월에는 미국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글로벌 신규사업기획 창출도 모색한다. 특히 토스증권은 10월 신임 대표이사에 김규빈 제품총괄을 선임하고, 투자플랫폼 영향력 강화와 서비스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김 신임 대표는 1989년생으로 파격적인 인사답게 서비스 혁신을 이끈 인물로 꼽힌다.

2024.10.21 08:00

4분 소요
MZ세대, 욜로는 옛말…설문조사·소액투자 ‘짠테크’로 투자한다

재테크

#. 직장인 A씨(29)는 요즘 점심시간마다 10분 일찍 식사를 마친다. 그리곤 스마트폰을 켜 설문조사에 참여한다. 일주일에 두세 개만 참여해도 커피 한 잔 값 이상을 모을 수 있어 벌이가 쏠쏠하다. 퇴근 후에는 일부러 동네를 한 바퀴 크게 돌고 귀가한다. 일주일 7만보를 채우면 앱을 통해 몇백원의 리워드를 받을 수 있어서다. 이렇게 모은 돈으로 2~3일에 한 번씩 1만원 투자습관도 기르고 있다. 진입 부담이 적고 투자의 감도 익힐 수 있어 A씨는 만족스럽다. 연일 이어지는 고금리와 물가 상승에 한 푼이라도 덜 쓰고 꼼꼼히 모아 챙기는 ‘짠테크(짠돌이+재테크)’ 문화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무작정 아끼기만 했던 이전 세대와 달리, 소소한 금액이지만 꾸준한 수익을 모으는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는 모습이다. 19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설문조사 앱 ‘오베이’는 제휴사 설문조사에 응답하면 회당 30~1000포인트의 리워드를 지급한다. 이 리워드는 오베이 앱 내의 오베이샵에서 커피 등 기프티콘을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1만원 이상 모이면 현금 출금도 가능하다. 다른 설문조사 앱 ‘패널나우’에서는 설문조사에 참여하고 문항 단위로 리워드를 받아 2000원부터 현금화할 수 있다. ‘엠브레인 패널파워’의 경우 개인별 맞춤형 설문조사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고 3000원부터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교환할 수 있다. 걸음 수를 채워 포인트를 받는 걷기 앱테크도 인기다. KB국민은행 ‘KB스타뱅킹’은 ‘KB 매일걷기’를 이용해 일주일에 3만5000 걸음을 걸으면 100포인트를, 7만 걸음을 걸으면 500포인트를 지급한다. 토스 앱의 ‘만보기’ 서비스도 하루 5000보를 걸으면 10원, 1만보를 걸으면 20원의 포인트를 지급하고 있다. 내 주변의 지정된 장소를 방문하면 하루 최대 100원까지 더 받을 수 있다. 커피값 정도로 투자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소액투자 핀테크 앱도 눈에 띈다. 온라인투자연계금융사인 ‘피플펀드’에서는 1만원부터 투자 가능한 연평균 수익 10%대의 아파트담보투자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예컨대 일주일에 5일간 매일 새로운 상품에 1만원씩 52주간 투자하면, 26만원가량의 연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아울러 지난 9월부터 가능해진 국내주식 소수점 투자는 짠테크 투자습관을 완성시킨다. 고가 우량주에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험이 부족한 초보 투자자가 입문하기 좋다. NH투자증권에서는 760여 개 종목에 대해 100원 단위로 거래 가능하며, 예약주문으로 24시간 주문할 수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1000원부터 1원 단위로 금액을 정할 수 있고 소수점 여섯째 자리까지 구분해 거래할 수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100원 단위로 적립식 자동 투자 서비스를, 키움증권은 1000원 단위 매수와 0.001주 단위 매도 기능을 제공한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짠테크 투자는 단순히 절약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큰 투자를 도전할 수 있는 경험이 된다”며 “여러 가지 서비스를 통해 투자 경험을 계속 누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형준 기자 yoonbro@edaily.co.kr

2022.10.19 16:38

2분 소요
[AI 투자코치③핀트]"자산관리앱, 기술의 차이가 서비스 경쟁력 가를 것"

재테크

인공지능(AI)이 컴퓨터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주식∙채권 등을 사고 팔며 자산을 관리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의 성장세가 매섭다. '지금 투자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는 말이 딱 어울리는 요즘, 금융시장에서 최소한의 리스크 방어막이 필요한 2030에게 로보어드바이저 투자는 꼭 필요한 서비스로 꼽힌다. 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자산관리 서비스기업의 대표를 만났다. 세번째는 핀트(Fint)다. 핀트(Fint)는 비대면 투자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최초의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간편투자앱이다. 쉽게 말해 인간 자산관리사가 아닌 로봇이 내 자산을 알아서 분산투자해준다는 얘기다. 방식도 간단하다. 고객은 휴대폰으로 자산을 입금하고 투자성향만 선택하면 된다. 앱 내에서 언제든 수익률 체크가 가능하고 자금 인출도 할 수 있다. 이렇게 쉬워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쉽다. 핀트 서비스가 올 4월, 정확히 출시 2주년을 맞았다. 쉬운 서비스 때문이었을까. 그동안 핀트의 문을 두드린 가입자만 44만명, 누적 투자일임 계약수는 10만건을 넘어서며 국내를 대표하는 모바일간편투자 서비스로 성장했다. 단순 지표를 넘어 '일상을 바꾸는 투자'란 슬로건처럼 핀트는 고객들의 투자 일상을 바꿔놓았을까. ━ 핀트의 2년 어땠나 두 돌을 맞은 핀트는 지난해 유독 성장세가 가팔랐다. 2019년 12월 말, 2만명 수준이던 가입자가 지난해 말에는 31만명을 넘어섰다. 전체 가입자 70% 이상이 지난해 가입한 셈이다. 지난해 성장세가 돋보인다. 증시 호황 영향이 있다고 보나 투자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 포트폴리오와 같은 분산 투자보다는 직접 주식 투자를 선호하게 돼 꼭 긍정적인 영향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투자 자체에 관심이 많아졌다는 점은 긍정적인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증시가 횡보하거나 하락세일 때 고객 가입률이 더 높고 투자금 유입도 많다는 점이다. 피로도가 높아진 고객들이 투자일임 서비스를 찾아 ‘어느정도 맡겨 놓고 쉬자’라는 수요가 있는 것 같다. 가입자 10명 중 8명이 2030이다.(2021년 4월 기준, 2030 가입자 비중 79%) 서비스 초기부터 주 타깃을 2030으로 잡았다. 4050을 타깃으로 했다면 지금보다 투자일임 자산(AUM)을 늘리기에는 수월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고객과 함께 꾸준히 성장한다’는 철학을 두고 2030세대를 주 타깃으로 했다. 관심은 늘었지만 여전히 투자가 어렵고 복잡한 2030이 우리 서비스를 찾으며 고객이 크게 증가한 것 같다. 핀트 출시 후 2년이 지났다. 고객의 반응은 어떤가 금융상품은 출시만 하면 끝이지만 간편투자는 고객의 반응을 살피며 꾸준히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서비스 관점'으로 봐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고객 반응은 만족스럽다. 기존 고객이 투자금을 더 확대한다거나 앱 사용시간이 꾸준히 늘어나는 것을 보면 '고객의 반응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구나'를 체감한다. 외부 투자자들 역시 이 부분을 높게 평가했고 임직원들도 고객의 반응에서 가장 큰 원동력을 얻고 있다. 핀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직원 대다수는 네이버, 엔씨소프트, 삼성전자 등에서 빅테크 서비스를 만들어왔던 핵심 인력들이다. 또 프린스턴대,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외 유수의 대학 이공계 출신들로 구성돼 있다. 다 고객, 다 계좌 독립 운영이 가능하며 계좌 별로 모두 다른 포트폴리오를 운영할 수 있는 플랫폼 '프레퍼스'(PREFACE)와 최적의 자산배분 투자 포트폴리오를 찾아내는 로보어드바이저 엔진 '아이작'(ISAAC)도 그들의 손에서 탄생했다. 정 대표는 기술이 담보되지 않고서는 금융혁신도 이뤄내기 힘들다고 생각해 기술인재를 대거 영입했다. 'AI 투자자문'이 아닌 'AI 투자일임'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 투자자문은 투자행위에 대한 최종선택을 고객이 직접해야 한다. 이때 고객이 처한 상황에 따라 주문시점이 달라질 수도 있고, 이에 따른 결과(수익률) 차이도 클 수 있다. 또 소액투자자나 목돈으로 큰 수익률을 내고 싶은 사람, 그리고 투자금을 조금씩 찾아서 써야 하는 사람 등 각자의 투자 니즈가 모두 달라 투자자문으로는 동일한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퀄리티 컨트롤'을 고객에게 전가하는 것이 아닌 우리가 해주겠다는 얘기다. 기술적인 부분에서 보면 AI투자일임이 더 어려운 서비스 아닌가 그렇다. 투자자문은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것으로 끝나지만 투자일임은 포트폴리오 구성에서 최적의 시기에 매매까지 전부 대신해줘야 한다.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핀테크업체들이 꾸준히 등장하며 기술력 경쟁도 치열하다. 금융서비스 측면에서 '기술의 우위'가 서비스 차별화를 만들 것이라고 보나 기술이 중요한 것은 맞지만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술의 본질은 ‘고객이 그 기술을 느낄 수 있는 가’에 있다. 예를 들어 핀트 앱 내 고객 활동량을 체크해 우리가 그들이 원하는 니즈를 알아냈어도 그 서비스를 실현할 수 없다면 의미가 없다. 고객이 원하는 서비스를 적절한 시점에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기술이다. 단순히 뛰어난 AI기술력을 가지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만으로 ‘기술적 우위에 있다’고 말할 수 없다.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 지 기술적으로 알아내고, 그것을 적시에 제공할 수 있는 것이 ‘기술적 우위가 만드는 서비스 차별화’라고 생각한다. ━ 금융라이프, 고객의 일상 속으로 고객들이 간편투자앱을 선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역시 수익률 아닌가. 핀트는 수익률을 전면에 내세우지 않는 느낌이다 단기간 모객이 목표였다면 수익률 마케팅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수익률을 보고 유입된 고객은 결국 수익률 때문에 이탈한다. 사실 타사 대비 우리 수익률 역시 높은 수준이나 수익률로 서비스를 재단하는 순간 핀트는 금융투자상품이 된다. 수익률을 강조하기 보다는 진정한 서비스의 가치를 알고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높은 수익률을 강조하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지 않나 ‘투자는 수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한 도구 중 하나다’라는 가치를 전달하고 싶다. 고객의 일상 속에서 투자와 소비, 저축까지 이어지는 금융라이프가 핀트를 통해 자연스럽게 이식되면 수익적인 부분은 따라온다고 생각한다. 사실 수익구조는 이미 다른 핀테크 서비스 대비 탄탄한 편이다. 자본주의 속성상 돈의 가치가 하락하고 실물 가치가 상승한다는 것을 전제할 때, 단기적으로 고객을 모으는 것보다 고객과 함께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접근이면 결국 핀트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향후 계획은 올해는 마이데이터 사업을 집중 준비할 예정이다. 특히 핀트카드와 핀트페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핀트카드는 이르면 다가올 여름에 만날 수 있다. ☞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 서울대 전기공학 졸업, 서울대 MBA, 한국기업투자, 엔씨소프트 재직 김정훈 기자 kim.junghoon2@joongang.co.kr

2021.05.12 13:50

4분 소요
[금융권 유료 회원제도 확산될까] 가격 산정 어렵고 전문 인력도 필요

산업 일반

불리오·토스프라임 등 유료 회원제 시행… 고객들 ‘록인(묶어두기)’ 효과 커 간편송금 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비블리카는 프리미엄 서비스인 토스 프라임을 내놨다. 토스 프라임은 월 2900원만 내면 계좌 간 송금 무료, 전국 현금자동입출금기(ATM) 무료 출금, 환전 우대 등 멤버십 서비스를 무제한으로 누릴 수 있다. 신용등급 상승에 대한 1:1 맞춤 보고서도 제공한다. 카드·대출·연체 정보를 바꿨을 때 신용등급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시뮬레이션(모의실험)도 해준다. 토스 관계자는 “지난 5월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토스 프라임은 토스의 여러 서비스 중에서 고객 활용도가 높은 것만 모아 만들었다”고 말했다.금융권에서도 유료 회원제 서비스가 등장했다. 최근 홈쇼핑·쿠팡·티몬 등 유통 업체들은 월 정액제에 가입하면 추가 할인, 무료 배송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이런 서비스를 금융권에서도 도입한 것이다. 유료 회원제 서비스는 기업 입장에서는 충성 고객 확보와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다. 월 정액 모델은 이용자의 ‘록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있다. 한번 혜택을 주면 사용자들은 계속 한곳에서만 물건을 사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이익일 수 있어서다. 고객 입장에서도 지불한 비용보다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만족도가 높다.다양한 쇼핑혜택을 앞세워 유료 회원제를 도입한 e커머스 시장에선 회원수가 가파르게 늘고 있다. 7월 말 롯데홈쇼핑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 ‘엘클럽(L.CLUB)’은 론칭 10개월 만에 가입자 수 10만 명을 돌파했다. 밤 12시 전까지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오전 7시 이전에 무료 배송하는 서비스를 선보인 쿠팡의 ‘로켓와우클럽’ 유료 회원 수는 9개월 만에 250만 명을 넘었다 ━ 펀드 종류, 매수·매도 시기 알려줘 선진국에서는 금융권도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온라인 증권사 찰스 슈와브는 자사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자문 서비스를 월 정액으로 전환했다. 월 정액을 내면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온라인에서 알고리즘 기술을 이용해 고객들의 위험 성향과 목표에 따라 자산관리를 해주고, 설계 전문가가 의견을 제공한다. 로보어드바이저 투자 자문 서비스의 경우 일정 수수료를 받고 영업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찰스 슈와브는 수수료 방식보다 단일 가격을 선호하는 젊은 세대의 취향을 저격한 것이다. 찰스 슈와브의 경우 최소 2만5000달러를 투자한 고객만 월 정액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다. 운용 수수료는 재무설계 초기 비용 300달러와 월 정액 30달러를 지불하면 된다. 기존 고객이라면 월 정액만 부담하면 된다.프랑스의 핀테크 기업 샤인은 프리랜서나 1인 기업을 대상으로 월 정액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사업 규모에 따라 월 4.9~7.9유로를 지불하면 프리랜서의 모든 금융서비스를 책임져 주는 1인 금융비서 역할을 해준다. 프리랜서의 법인세·판매세 등을 챙겨주고 가입자에게 국제 은행 계좌번호(IBAN)를 발급해 자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현금 인출, 온라인 지불도 가능하다. 현재 프랑스에서 샤인을 이용 중인 프리랜서는 2만5000여 명에 달한다.국내에도 로보어드바이저 핀테크 업체들이 투자종목을 추천해주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시작했다. 두물머리 투자자문은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분석해 투자종목을 선별해 고객에게 알려주는 불리오를 운영하고 있다. 불리오의 유료 회원제 서비스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국내 공모펀드와 미국 달러로 미국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는 상품(미국 상장 상장지수펀드)의 투자정보 제공이다. 서비스를 받는 유료 회원들은 한달에 한번 불리오가 제안하는 투자 레시피를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담으면 된다. 이용료는 선택하면 된다. 공모펀드의 경우 연간 19만9900원을 내거나 고객 투자금액의 연 0.55%의 수수료를 내면 된다. 만약 100만원을 펀드에 투자했다면 수수료로 1년 동안 5500원만 내면 된다는 얘기다. 미국 상장지수펀드의 이용료는 투자금액의 연 1.2%다. 두물머리 투자자문 관계자는 “펀드 선택이나 매수·매도 시기를 판단하기 어려운 개인투자자에게 적합한 자산관리서비스”라며 “연간 정액제는 고액투자자에게 유리하고, 연 0.55%의 수수료의 경우 소액투자자나 적립식 투자자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7년 1월 불리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월 22일 현재 불리오 유료 가입자 수는 3092명이다. 공모펀드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받으려면 키움증권·한국포스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대우·유진투자증권·KB증권 등에 가입하면 된다. ━ “은행들의 유료 서비스 쉽지 않아” 금융권 유료 회원제 시장은 도입기이지만 앞으로 로보어드바이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법 등이 진화되면서 자산관리 서비스 유료 회원제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질 전망이다. 다만 활성화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먼저 금융은 서비스 가치에 대한 값을 매기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예컨대 공산품은 가격이 있기 때문에 서비스 혜택에 대한 가격 산정이 쉽지만 금융은 고객마다 느끼는 서비스 가치가 다를 수 있어서다. 두물머리 투자자문 관계자는 “공산품은 수요에 따라 가격을 올리기도 하고 내리기도 할 수 있지만 금융은 금융시장이 활황이면 올리고 불황이면 내리는 식의 유료 서비스는 어렵기 때문에 가격 결정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또 금융서비스를 유료로 받기 위해서는 고객들의 만족도를 높여야 한다. 현재 대다수 고객들은 금융사로부터 전달받는 투자정보에 대해 만족도가 떨어진다. 1대 1로 투자제안을 받거나, 자산을 분석해주는 등의 맞춤식 고객 서비스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전문적인 관리를 제공하려면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현재 금융사 고객센터의 응대로는 만족시킬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비용이 발생한다. 특히나 입·출금부터 대출업무, 보험·펀드 판매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보는 은행의 경우에는 어떤 유료 서비스를 제공할지, 가격 산정도 쉽지 않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료 회원제 서비스 가입이 아니어도 대다수 은행 고객들은 수수료 면제 혜택이나 상품 추천은 물론 자산관리서비스를 받고 있다”며 “유료 회원제를 하기 위해서는 은행만의 차별화된 경쟁력이 있어야 하는데 현 시점에서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김성희 기자 kim.sunghee@joongang.co.kr

2019.08.25 17:29

4분 소요
인공지능이 부동산 생태 지도 바꾼다

부동산 일반

폭증하는 관련 데이터 바탕으로 머신러닝 등이 투자기회 예측·분석하고 위험 조기 발견해 우리는 흔히 인공지능이 자율주행차의 기능향상에 사용된다고 알고 있지만 머신러닝(기계의 자율적인 학습과 성능향상 과정)과 함께 투자운용 업계에도 혁명을 일으킨다. 이미 소액투자 시장에는 그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로보 어드바이저(알고리즘 기반의 자산관리 서비스)가 부상하며 고액의 금융 어드바이저를 대체하는 추세가 단적인 예다. 웰스프런트(Wealthfront)와 베터먼트 같은 업체들이 개인 투자자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수단으로 인공지능의 광범위한 도입에 앞장섰다. 최근에는 슈왑이 자체 버전을 선보이며 로보 투자를 주류 반열에 올려놓았다.인공지능의 혜택은 주식과 채권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 같은 도구와 전략들이 대안 투자 세계에서도 갈수록 더 많이 사용되며 종종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전향적인 사고방식의 펀드 매니저들이 부동산 평가 방식에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이런 기술들이 업계에 일으키는 변화의 출발점은 항상 똑같다. 미가공 데이터의 보급이다.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먼저 표준화된 척도, 그 뒤 맞춤 분석기법 그리고 궁극적으로 투자결정에 이르는 최적화 과정을 수립한다.지난 10여 년 사이 부동산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질로(Zillow)와 레드핀 같은 사이트를 통해 전례 없이 많은 정보가 부동산 투자자에게 보급됐다. 그러나 소유자가 거주하는 통상적인 담보대출 주택 외에는 아직 표준화된 척도가 부족하다. 결과적으로 다양한 매물을 비교해 저평가된 기회를 찾아내기가 힘들고 번거롭다. 데이터는 많지만 그만큼 체계화되지 않아 부동산 투자 업계에선 다른 전통적인 투자자산보다 훨씬 빨리 인공지능이 도입되기 시작했다.부동산 투자를 제대로 하려면 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실상 가진 도구래야 엑셀 프로그램이 전부인 대다수 전통 투자자에게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가격에 거품이 끼면서 명백한 기회로 간주되는 시장(로스앤젤레스 같은 상당수 부자 동네)에 투자가 몰리고 덜 알려진 상품(예컨대 종종 근거 없는 고액의 위험 프리미엄이 따르는 부동산담보대출증권 시장)은 외면당한다. 거기에 머신러닝이 경이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펀드 매니저들은 요즘 머신러닝으로 개발된 예측분석기법을 이용해 투자기회를 모색한다. 상당수 차입 투자자에게는 가치하락 위험을 피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펀드 매니저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그들에게 위험투자의 조기경보 시스템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대출 받아 개보수한 주택이 계획대로 팔리지 않으면 투자자는 대출 연장을 신청한다. 펀드 운용사들은 그런 요청이 밀려들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대신 각 동네와 지역 주택 매물의 매수 대기 기간이 길어지는지 추적할 수 있다. 그에 따라 아직 투자열기가 살아 있는 시장으로 대출지역을 선제적으로 전환할 수 있다. 사전에 채무불이행을 예측할 수 있는 펀드는 채무 구조조정을 통해 원금을 회복할 수 있어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된다. 그뿐 아니라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차입자의 부실해진 투자기회도 추가로 같은 방법으로 확인할 수도 있다. 지난 3~5년 사이 핀테크의 부상으로 과거 접근할 수 없던 다수 대안 투자자산의 빗장이 풀렸다. 브리지론(일시적으로 빌려 쓰는 급전), 생명보험금 지급, 무역금융 같은 시장이 서서히 더 많은 투자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되고 있다(이 같은 투자자산은 규제 상의 이유로 대체로 공인 투자자에게로 국한된다).신시장에는 종종 정리되지 않고 체계화되지 않은 데이터가 상당히 많다. 그에 따라 유가증권 인수가 어렵고 유동성이 떨어진다. 결과적으로 이들 비교적 개발되지 않은 투자자산에서 매력적인 수익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관투자자들은 인공지능과 머신러닝을 이용해 불투명한 투자 자산 중 어디서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지 찾아낼 수 있다. 그에 따라 완전히 새로운 투자자산을 고객 포트폴리오에 추가할 수 있다.개별적인 투자기회를 넘어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부동산 투자를 확대하면 인공지능이 특히 흥미로운 가능성을 열어준다. 고향에 소유한 임대주택 사업으로 재미를 보고 있다면 전국 각지에 융자를 통한 임대주택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어떨까? 경험 많은 투자 전문가라 하더라도 직접 그런 포트폴리오를 빈틈없이 구성하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다.인공지능은 개별 부동산 투자기회의 평가에 요구되는 수많은 요인을 모니터하고 그 방대한 데이터 집합을 이용해 위험분산형 포트폴리오를 구성함으로써 이 같은 과정을 자동화할 수 있다. 단순히 다수의 차입투자에 그치지 않고 유가·실업률 또는 경제성장 같은 요인으로 모두 다르게 움직이는 시장 전반에 걸쳐 전략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그런 다음 한 걸음 더 나아가 계속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환경 변화에 따라 그 다양성을 유지할 수 있다.사람들의 많은 우려와 경계에도 불구하고 인공지능은 투자자산 운용과 부동산 업계를 재편하고 있다. 요즘 주식거래는 상당부분 자동화됐다. 로보 어드바이저들은 과거 우리가 지불하던 수수료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정교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게 한다. 다음엔 부동산 투자를 필두로 하는 대안 투자자산의 차례다. 미래가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면서 사상 어느 때보다 적은 비용으로 정교한 솔루션을 우리에게 제시하고 있다.- 레이 스텀※

2018.03.02 14:24

4분 소요
[파워리더 2030 | IT & TECH]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 대표 외 4인

CEO

IT & Tech 분야의 대표적인 2030 파워리더로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선정됐다. 치과의사 출신으로 억대 연봉을 포기하고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나선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그의 행보는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다. “치과의사 출신 창업자로, 핀테크 스타트업인 비바리퍼블리카를 창업해 ‘토스’ 서비스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핀테크산업협회장을 맡아 핀테크 스타트업계를 대변하고 있으며, 명석한 두뇌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조직을 이끌고 있다.”(디캠프 김광현 센터장의 추천 이유)포브스코리아가 진행한 ‘2018 2030 파워리더’ IT & Tech 분야에서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이는 토스를 서비스하고 있는 이승건(36) 비바리퍼블리카 대표다. 9명의 심사위원 중 6명이 선택했을 정도로 인지도가 높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는데, 그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송금 앱 토스로 시작했지만 지금 토스는 종합금융 앱으로 성장하고 있다. 회사가 잘 크고 있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송금 서비스 불편함 해결, 토스 성공 비결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성공한 창업가로 손꼽힌다. 심지어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처음 미국 방문길에 동행한 52개 기업 대표단 중 한 명으로 참여했다. 기업인들은 그를 잘 몰랐고, “대체 어떤 사업을 하시는 분인가”라고 물어볼 정도였다. 이 대표는 “나도 그 자리에 낀다는 것이 상당히 부담됐다”며 “토스 서비스를 설명해도 그분들은 잘 이해하지 못했다”며 웃었다.이 대표가 토스를 성공시킨 배경은 ‘사람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편의성을 높인’ 덕분이다. 어쩌면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이 명심해야 할 덕목이다.2015년 2월 론칭한 토스는 송금 서비스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토스가 나오기 전 상대방에게 송금을 하려면 불편한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 예를 들어 은행 웹사이트에서 송금하려면 공인인증서가 필요했다. 우선 공인인증서를 은행 사이트에 등록해야 한다. 수많은 액티브 X 프로그램을 설치해야 했다. 액티브 X 프로그램끼리 충돌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 때는 일부 프로그램을 제거하고 다시 설치해야만 했다. 운이 좋게(?) 공인인증서를 등록하면 비로소 송금을 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은행 웹사이트에 로그인을 하고, 금액과 상대방 계좌번호, 계좌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등을 완벽하게 기입하면 송금이 이뤄졌다. 모바일 앱도 공인인증서 등록 없이는 송금 자체가 불가능했다. 송금 한번 하려면 흔히 말하는 ‘짜증 나는’ 과정을 거쳐야만 했다.이에 반해 토스를 이용해 송금을 하는 과정은 아주 심플하다. 토스 앱을 모바일에 설치하면 된다. 이후 ARS 등을 통해 자신을 인증하면 송금 준비가 끝난다. 송금할 상대방의 모바일에 토스 앱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다. 토스 앱을 설치한 후 송금 금액을 기입하고 상대방 계좌번호와 입금 은행을 선택하고 클릭하면 송금이 완료된다.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모른다고? 그러면 상대방 계좌번호 대신 전화번호를 기입하면 된다.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이 대표가 주목했던 것은 기존 금융권에 있던 ‘은행 자동출금 서비스(CMS)’였다. 그는 “편하게 송금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라는 고민을 했고, 그 방법이 CMS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문대금이나 통신비 등 매월 정해진 때에 금액이 자동으로 빠져나가는 게 CMS 기능이다.2013년 12월 사이트를 론칭하고 2014년 4월 베타 서비스를 실시했다. 사용해본 이들의 평가가 좋았다. 문제는 기존 질서였다. CMS가 송금에 이용되는 것을 본 금융당국이 사고가 난 줄 알았던 것이다. 2개월 만에 토스 서비스를 접어야만 했다.얽힌 실타래를 풀어야만 했다. 이 대표는 직접 금융 당국과 은행들을 찾아다녔다. 임직원 5명밖에 안 되는 스타트업 창업가의 이야기를 듣는 이들은 없었다. 다행히 정부가 핀테크 산업의 가능성을 인정하는 기류가 나왔고, 토스 서비스는 2015년 2월 재개될 수 있었다. 토스의 성공 신화가 나올 수 있던 것은 이 대표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이 잘 결합했기 때문이다.토스는 진화하고 있다. 간편 송금 서비스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금융 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토스에는 간편 송금뿐만 아니라 신용등급 조회, 계좌 조회, ATM 출금, 부동산 소액투자, 더치페이, 신용카드 만들기 등 40여 개의 금융 서비스가 마련되어 있다. 토스에 오면 필요한 금융 서비스가 대부분 있는 셈이다. ‘사람들의 불편함을 해결하자’라는 모토가 토스에 녹아 있다. 이 대표는 “모든 시중 은행이 토스와 손을 잡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금융 상품도 토스에서 확인하고 계약할 수 있다. 토스는 이런 상품들을 사용자에게 소개하고, 이를 통해 계약이 이뤄지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카드내역 조회 서비스도 준비 중신용등급 조회 서비스는 토스의 주 이용자층을 2030에서 40대까지 확대했다. 이전에는 신용등급 조회는 유료 서비스였다. 토스를 이용하면 무료다. 계좌조회 서비스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대표는 “200만 명이 이 서비스에 가입했다”면서 “1인당 평균 계좌 수가 5개 정도인데, 이를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이 대표는 또 하나의 서비스 론칭을 앞두고 있다. ‘카드내역 조회 서비스’다. 이 대표는 “1인당 보통 3장 정도의 카드를 사용하는데, 사용 내역을 조회하려면 각기 다른 웹사이트나 앱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면서 “카드내역 조회 서비스는 공인인증서 로그인 없이도 모든 카드 사용 내역을 한눈에 볼 수 있게 한다”고 자신했다. “깜박 잊고 계좌에 돈을 입금하지 않아 신용도에 문제가 생기는 것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카드 사용 내역은 각 카드사로부터 받아야 하는데, 어떻게 공인인증서 로그인을 피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영업 비밀이다”며 웃었다. 그는 “분명한 것은 공인인증서를 이용하지 않고도 모든 카드내역을 조회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이와 비슷한 서비스는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카드를 등록하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공인인증서를 꼭 이용해야만 한다. 이 대표는 이런 과정을 모두 없앴다. 이와 관련되어 있는 3개의 특허도 출원했다. 기술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이 서비스는 2월에 선을 보인다.이 서비스도 이 대표가 찾아냈다고 한다. 엔지니어도 아니고, 그렇다고 금융권에서 일한 경험도 없는데 어떻게 이런 방법을 찾았을까. 그는 “머릿속에 항상 사용자의 불편함이 뭘까를 생각한다”면서 “그런 과정을 거치면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자의 불편함을 해결한다’는 가치와 철학을 잊지 않는다는 약속이기도 하다.지난해 금융계를 강타한 이슈는 인터넷 모바일 은행 카카오뱅크의 론칭이다. 토스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이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영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지만, 별다른 타격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카카오뱅크는 예대마진으로 이익을 내고, 자신들의 상품을 파는 모바일 은행이다. 토스는 금융권의 상품을 소개해주고, 판매 수수료를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카카오뱅크와 경쟁 관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토스는 한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창업 이후 지금까지 900여 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특히 2017년 3월에는 페이팔·베세머벤처파트너스·알토스벤처스 등으로 구성된 글로벌 투자 컨소시엄이 550억원을 투자했다.글로벌 VC까지 주목…900여 억원 투자 유치 성공핀테크 성공 신화를 상징하는 페이팔의 토스 투자는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페이팔은 이 대표를 직접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 투자를 결정했다. 이 대표는 “우리투자자 중 한 명이 페이팔에 토스를 소개했다. 3차례 콘퍼런스 콜을 거치고 나서 투자를 결정했고, 그 시간도 얼마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6월 방미단에 참여했을 때 페이팔 관계자를 처음으로 만났다고 한다. 그는 “그때 기업 운영이나 서비스 방안에 대해 여러 가지 조언을 들었다”고 말했다.요즘 이 대표는 토스뿐만 아니라 핀테크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직책을 맡고 있다. 2017년 4월 출범한 한국핀테크협회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 그는 “아무래도 일 자체가 정부 규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핀테크 시장을 산업으로 키워야만 토스도 성장하기 때문에 회장직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그동안 소액해외송금 규제 완화, 크라우드 펀딩 투자 규제 완화, 로보어드바이저 비대면 일임 규제 완화 추진 등의 성과를 냈다.창업 초기 통장 계좌에 2만원밖에 없던 고난의 시기도 겪었다. 치과의사를 그만두고 창업에 도전한 후 여러 번의 실패도 있었다. 하지만 토스의 성공으로 그 어려움을 보상받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 200억원을 올리면서 수직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 상반기에는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했다. 매월 매출 성장률이 30%씩 오르는 성과가 있기 때문이다.그가 목표로 하는 것은 비바리퍼블리카를 네이버나 카카오 같은 IT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집중하는 것은 좋은 인재 채용이다. 초창기 비바리퍼블리카는 5~6명이 일했던 조그마한 스타트업이었다. 현재 임직원은 120여 명이나 된다. 그만큼 조직 관리가 중요해졌다.이 대표는 ‘최고의 인재에게 최고의 보상’이라는 원칙으로 인재를 채용하고 있다. 대우에 있어서 토스는 이미 일반적인 스타트업을 뛰어넘었다. 그는 “대기업 이상의 대우와 보상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임직원이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도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대표적인 제도가 탄력적인 출퇴근 제도다. 별도 승인 없이 무제한으로 휴가를 갈 수 있는 제도도 시행하고 있다. 근속 3년마다 리프레시 휴가 1개월도 제공하고 있다. 점심·저녁 식사비 100% 지원, 사내 카페에서는 모든 음료가 무료다. 체력단련비와 퇴근 택시비도 매월 지원하고 있다. 무이자 1억원 주택자금 사내 대출도 시행하고 있다. 그는 “최고 수준의 인재가 일 외적으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되도록 모든 것을 해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 김종윤(33) | 스캐터랩 대표 스캐터랩은 독특한 스타트업이다. 2010년 8월 연세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김종윤(33) 대표가 복수 전공을 하던 사회학과에서 진행했던 프로젝트 덕분에 탄생했다. 당시 도전한 프로젝트는 ‘문자 메시지와 이성적 호감도의 상관관계 분석’. 학생들에게 일일이 설문지를 나눠주고 최근 이성과 주고받은 문자를 직접 쓰게 했다. 평소 관심이 있던 심리학 저서 등을 참고해 이를 분석하는 감정 분석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이 프로젝트가 2011년 예비기술사업자 정부지원 사업에 선정됐고, 같은 해 8월 친구 2명과 함께 창업에 나섰다.2012년 3월 첫 서비스로 론칭한 것은 두 사람 사이에 주고받은 카카오톡을 감정분석해주는 ‘텍스트앳’이다. 김 대표는 “텍스트앳의 분석 도구는 STEAM(Statistics-based Text Emotion Analysis Model)인데, 심리학과 컴퓨터공학 그리고 언어학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두 사람이 ‘썸’을 타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려주는 것이다. 출시 후 지금까지 106만 건의 다운로드를 기록했다.2015년 2월 ‘진저’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커플 앱인 비트윈 사용자를 위한 인공지능 서비스다. 진저는 비트윈에서 커플이 주고받은 문자를 분석해 감정보고서·애착유형보고서·변화보고서 등의 감정 리포트를 전달한다. 진저 역시 인공지능 서비스로 두 사람 사이에 알려줄 만한 정보가 있다고 판단하면 카드 형태로 콘텐트를 제공하고 이를 사용자에게 전달한다.스캐터랩이 본격적으로 매출을 올리게 한 것은 2016년 6월 론칭한 ‘연애의과학’ 앱이다. 심리학 논문에서 재미있는 내용을 정리한 콘텐트 앱이다. 2017년 4월에는 일본에도 출시되어 인기를 끌고 있다. 일본에 진출한 이유에 대해 “일본이 문화적으로 인공지능을 감성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과 분석에 안성맞춤인 시장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연애의과학은 한국과 일본에서 매월 500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김 대표는 “2017년 매출은 약 10억원 정도인데, 매출의 90% 이상이 연애의과학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연애의과학은 앱에서 콘텐트를 구매하는 방식인데, 콘텐트에 따라 1000원에서 2만원까지 다양한 가격이 매겨져 있다.텍스트앳부터 연애의과학까지 스캐터랩이 일관되게 집중한 것이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는 것이다. 김 대표는 한발 더 나아갔다. 인공지능 솔루션 ‘핑퐁’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 핑퐁은 기존 대화형 인공지능 서비스와 다른 길에 도전하고 있다. 아마존의 알렉사나 네이버의 클로바 같은 인공지능 서비스는 비서 역할에 치중하고 있다. 핑퐁은 사람이 일상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서비스를 추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어’라고 애플의 시리나 네이버의 클로바 등에 대화를 걸면 대다수 답변을 하지 못한다. 이에 반해 핑퐁은 ‘헐 안 다쳤어요?’라고 대답을 한다. 김 대표는 “아마존이나 구글, 애플 등의 글로벌 기업의 인공지능 서비스는 핑퐁의 감정적인 분야를 따라올 수 없다”고 말했다. 핑퐁은 향후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로 공개할 계획이다. 핑퐁 API는 챗봇이나 스마트카 혹은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김태훈(33) | 레이니스트 대표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2012년 6월 레이니스트를 창업했다. 2014년 6월 금융 데이터 분석 기반의 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뱅크샐러드’ 웹을 출시했고, 같은 해 12월 모바일 앱도 론칭했다. 2016년 12월 구글 플레이는 뱅크샐러드를 ‘2016년 올해를 빛낸 혁신적인 앱’으로 선정했다. 뱅크 샐러드 웹 서비스는 개인에게 맞는 카드나 대출·보험 상품 등을 제공하고 있다. 금융사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를 단순히 나열하지 않고, 3300여 개의 카드와 1100여 개의 예·적금 상품 데이터를 수집·분석해 사용자에게 맞는 상품을 추천한다. 뱅크샐러드 앱은 사용자의 금융정보를 한데 불러와 돈을 더 쉽게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가계부 서비스로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은행 계좌내역과 카드대금 정보를 모두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12월 현재 뱅크샐러드 앱은 5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 최재혁(31) | 니어스랩 대표 카이스트 항공우주공학과 학·석사 출신의 최재혁 대표가 2015년 5월 창업했다. 두산중공업 미래개발센터에서 플랜트 엔지니어 경험을 했고, 이 과정에서 시설물 안전점검의 중요성을 느껴 창업에 나섰다. 카이스트에서 드론 시스템을 다룬 경험과 노하우가 창업의 무기가 됐다. 니어스랩이 업계의 주목을 받는 이유는 한국 최초의 산업용 드론과 함께 산업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수집하는 솔루션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발전소나 교량과 같은 산업시설은 정기적인 안전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사람이 직접 안전 점검을 하면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데, 드론을 이용해 안전점검 대상을 파악하고 사람이 수집하지 못하는 우수한 품질의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하는 게 우리의 기술력”이라고 설명했다. 니어스랩 팀은 카이스트 석·박사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 윤태환(36) | 루트에너지 대표 한국에서 처음으로 재생에너지 전문 핀테크 플랫폼을 출시한 스타트업이다. 윤태환 대표는 덴마크공과대 풍력에너지공학 석사를 취득한 후 2013년 12월 루트에너지를 창업했다. 태양광이나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재생에너지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적합한 공간을 가진 이들과 개인 투자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하고 있다. 투자자는 재생에너지 건설과 운영 자금을 투자하고 이후 발전소에서 생기는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루트에너지가 선보인 투자 상품은 10만원 정도의 저비용으로 누구라도 참여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그동안 재생에너지 개발 투자는 고비용으로 일반인이 참여하기 어려웠다. 지난해 7월 28일 목표액 1억8000만원의 양천햇빛공유발전소 투자자 모집은 55분 만에 마감됐다. 12개월 만기에 연 수익률 7.5%의 상품이었다. 이 외에 벼락도끼포천햇빛발전소 등의 상품도 출시했다.※ 파워리더 선정 이렇게 했습니다2017년 12월 말부터 1월 5일까지 약 2주에 걸쳐 9명의 심사위원(명단은 아래)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다양한 유망주를 추천받기 위해 심사위원을 소셜벤처, 스타트업 육성센터, 액셀러레이터, 스타트업 창업가, 벤처캐피털 심사역 등으로 폭넓게 구성했다. 유망주 선정은 1차와 2차로 나눠 진행했다. 1차에는 9명의 심사위원에게 각각 5명씩의 후보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했고, 총 40여 명의 유망주 추천을 받았다. 1차 추천 후보는 스타트업 창업가부터 소셜벤처 창업가, 엔지니어, 해외에서 활동하는 교수 등 다양했다. 40여 명의 후보 중에서 나이가 젊으면서 중복 추천을 받고, 창업한 해가 짧은 순으로 10명을 뽑았다. 10명의 후보 명단을 심사위원에게 다시 보냈다. 심사위원에게 각각 2명씩 선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렇게 2차 선정 과정을 거친 결과 토스의 이승건 대표가 총 6표를 얻어 가장 많은 추천을 받았다. 김종윤 스캐터랩 대표, 김태훈 레이니스트 대표,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최재혁 니어스랩 대표가 같은 수의 추천을 받아 최종 파워리더 5명으로 선정됐다.※ 심사위원 - 김광현 디캠프 센터장, 김민섭 롯데액셀러레이터 팀장, 김주윤 닷 대표, 박희은 알토스벤처스 수석심사역, 서상봉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인큐베이션센터 센터장, 이기대 스타트업 얼라이언스 이사, 이의준 한국벤처기업협회 부회장, 이택경 매쉬업엔젤스 대표, 허재형 루트임팩트 대표(가나다 순)- 최영진 기자 cyj73@joongang.co.kr·사진 김현동 기자

2018.01.25 15:57

11분 소요
이지혜 AIM 대표

CEO

잘나가는 월가 애널리스트,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사 매니저가 한국으로 돌아와 핀테크 자산운용사를 차렸다. 올해 4월 정식서비스 출시를 목표로 뛰는 그가 보여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가 정확히 뭘까? “에임(AIM)을 창업한 이유는 소수 거액 자산가만 누렸던 최첨단 금융 IT 기술을 일반투자자도 누릴 수 있게 하기 위해서죠.”에임(Automated Investment Management)이 어떤 회사인지 묻는 말에 이지혜 대표가 건넨 첫마디다. 1월 1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사무실에서 만난 이 대표는 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 스타트업인 에임을 이끌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는 로봇과 어드바이저의 합성어로,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를 뜻한다.이 대표의 설명이 이어졌다. “개인별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해 주식·채권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돕는 것이 에임의 기본 골자다.” 특히 ‘다수 고객의 소액투자’가 핵심이라고 강조한 그는 한 가지 예를 들었다. “우리는 10만 명이 100만원씩만 투자해도 이들 모두가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사실 미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된 서비스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존 금융사는 물론 개인투자자에게도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 지난 1월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상위 11개 로보어드바이저 전문 자문사의 관리 자산은 200억 달러(24조원)에 달하며, 2020년에는 전 세계적으로 4500억 달러(545조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웰스프론트(Wealthfront), 베터먼트(Betterment), 뱅가드(Vanguard), 블랙록(BlackRock), 아카디안(Arcadian) 등 글로벌 운용사도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한국 핀테크 자산운용사 첫 사례 한국 로보어드바이저 분야를 개척하는 첫 테이프는 에임이 끊을 전망이다. 현재는 시범서비스 중이고, 4월부터 정식서비스 출시에 나선다. 이 대표는 “한국 시장에서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가 얼마나 통할 수 있을지 궁금했는데 결과가 예상 밖이었다”고 놀라워했다. 지난해 7월 베타 서비스 사이트를 개설한 이후 6개월 만에 신청자만 1000여 명을 훌쩍 넘어섰고, 맡기겠다는 자금만 900억원에 가깝다. 이 대표의 말이다. “사람들의 관심이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한국 수요가 굉장하다는 것을 느꼈다.”앞으로 정식서비스가 시작되면 신청자가 수천 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돈을 맡겨도 괜찮을까? 자신있게 “소화할 수 있다”고 답한 이 대표는 서비스 진행과정을 태블릿PC로 보여줬다. “모바일 기기에서 신청자의 자산, 연봉, 노후준비, 자녀교육, 내집마련 등의 항목을 상세히 기록한 후 투자자의 위험 수용도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국내외 자산의 비율을 정한 후 2500개에 달하는 ETF(상장지수 펀드) 중 비용이 낮고, 수익성·유동성이 좋은 것만 골라 자동매매에 나선다.”자동매매뿐만이 아니다. 이 대표는 “시장 상황을 일(日) 단위로 분석하고, 최적의 투자모델을 가지고 자동으로 자산관리에 나선다. 일종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셈”이라고 했다. 성향만 정해주면 상품 선택부터 관리까지 사람 손을 타지 않는다는 얘기다. 당장 수수료·보수가 저렴해진다.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수료는 2.6%정도인데, 에임은 수수료·보수를 포함해 최대 0.3%까지 낮출 계획이다. 경기 변수에 취약할 수 있지는 않을까? “투자 알고리즘을 만드는 것은 사람이 한다. 기계가 돌아간다고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 글로벌 운용사의 투자 자문, 변수 등을 알고리즘에 수시로 반영해야 한다.” 이 대표의 논리다.마침 금융당국도 로보어드바이저 시장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올해 초 김용범 금융위 사무처장은 “올해 1분기 안에 국민재산 늘리기 프로젝트에 포함해 로보어드바이저 활성화 방안에 대한 세부적인 시행 방안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면계약 체결 의무완화 이외에 해외펀드 면세, 자본금 기준 완화 등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에임의 정식서비스 출범에 한층 탄력이 붙게 된 셈이다. ━ 많은 소액투자자를 위한 서비스 그래서일까? 이 대표도 인터뷰 내내 자신감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에임 창업을 마치 준비라도 했다는 듯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쌓았다. 미국 맨해튼의 명문 사립 쿠퍼유니온대에서 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하버드 대학원에서 계량경제학을 전공하고, 뉴욕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직장 경험도 분야를 넘나든다. 학부 졸업 후 미국 씨티그룹의 자산운용 퀀트 애널리스트 2년, 로보어드바이저 자산운용사 아카디안에서 매니저로 포트폴리오 구조설계 업무를 5년간 맡아 했다.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 보스턴컨설팅그룹과 벤처투자사인 더벤처스까지 거치며 소셜 서비스 ‘빙글(Vingle)’ 사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직장에서 달려온 7년이란 세월이 지나서야 에임을 구체화했다.하지만 창업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는 “공학을 전공한 여자가 자산운용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드물다 보니 한국에서 낯설게 비쳐진 것 같다. 심지어 운용업계에서 투자자로 위장해 정보를 빼내려는 사람으로 오해받기도 했다”고 털어 놨다. 이 대표는 “초기에 에임의 서비스를 VIP(귀빈)용으로만 생각하는 이들이 많았다. 우리는 오히려 자산관리 서비스에서 소외된 급여생활자를 돕는 것이 주목표였다”고 당시를 떠올리며 웃었다. 이 대표는 “한국에서 창업하는 청년을 비롯한 기업가를 무한존경하게 됐다(웃음)”며 힘들었다는 말을 에둘러 표현했다.호된 신고식에도 불구하고 올해 이 대표는 에임의 정식서비스 출시에 여념이 없다. 서비스에 대한 자신감도 분명했다. 그는 “다른 경쟁사가 생겨도 괜찮다. 하지만 로보어드바이저 운용기법에 대한 노하우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했다. 다르게 물어봤다. 다양한 로보어드바이저 회사가 있다면 어떤 회사를 골라야 하는지.이 대표는 “알고리즘을 누가 직접 만드는지 봐라. 그 알고리즘으로 실제 돈을 7년 이상 굴려본 경험이 있는지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개인투자자들에게 전문 투자자들과 경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포부를 묻자 그는 “운용액 20배 성장, 2만 명 고객 유치가 목표”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수 고객의 소액투자’를 재차 강조하며, 미국에서 살았던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줬다.“고등학교 1학년 때 가족과 미국으로 건너갔어요. 대학 1학년 때 집이 파산해버렸죠. 미국 서부에서 뉴욕으로 홀로 건너간 지 1년 만에 말이죠. 나중에 일 해보니 알겠더군요. 맡겨진 수많은 돈에는 각기 다른 꿈이 있다는 걸. 이젠 배우고 익혔으니 기술의 힘으로 평등하게, 사람들의 꿈을 지켜주고 싶네요.”- 글 김영문 기자·사진 오상민 기자

2016.01.26 15:25

4분 소요
공모시장 ‘대어’ 약발 다했나 - 고평가 논란 속 삼성SDS·제일모직 부진

산업 일반

지난해 꽁꽁 얼어붙은 주식시장에 온기를 불어넣은 ‘사건’이 있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카카오의 합병에 따른 신주 상장과 삼성SDS·제일모직의 기업공개(IPO)다. 지난해 10월 1일 포털 업체인 다음과 메신저 업체 카카오는 다음카카오로 합병됐다. 합병 이후 10월 14일 코스닥 시장에 합병 신주가 상장됐다. 상장 첫날 포털과 모바일 시장의 시너지 효과가 커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8%가 급등하며 13만9100원으로 마감했다. 시가총액도 7조8000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을 제치고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한 달 뒤인 11월 14일에는 삼성SDS가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 됐다. 상장 첫날 주가는 공모가(19만원)의 두 배 수준인 38만원으로 거래가 시작됐다. 이후 7영업일 만에 42만8000원(11월 25일)까지 올랐다. 삼성SDS 상장 열기는 제일모직으로 이어졌다. 12월 18일 상장된 제일모직도 공모가(5만3000원)의 두 배가 넘는 11만3000원으로 장을 시작했다. 제일모직의 공모주 청약증거금은 30조원에 달할 정도로 돈이 몰렸다. 지금까지 IPO 청약증거금 규모 중 사상 최대다.삼성SDS와 제일모직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와 연관된 만큼 투자자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제일모직은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제일모직’으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의 핵심 계열사다. 이렇다 보니 제일모직이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서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삼성SDS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최대주주(11.2%)다. ━ 삼성 오너 일가, 삼성SDS 지분 매각 가능성 그러나 이런 호재는 오래가지 못했다. 한때 42만원까지 올랐던 삼성SDS 주가는 1월 27일 종가 기준으로 27만500원으로 내려앉았다. 제일모직도 1월 2일 17만1000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 하락했다. 1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14만1000원이다. 다음카카오는 합병 이후 한 달 만에 15만원까지 올랐지만 임직원이 합병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사들이고 수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알려지면서 12월 말 12만원대로 떨어졌다. 그러나 올 들어 정부가 모바일을 통한 간편 결제 방식인 핀테크((Fintech)산업 육성책을 내놓으면서 15원만원대로 회복했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페이·월렛뱅크카카오 등 간편 결제서비스를 시행하고 있어 수혜주로 꼽히고 있다. 다음카카오 주가는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회복속도가 더디다. 시장에서는 두 기업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JP모건은 “현재 삼성SDS의 기업가치가 비슷한 종목들과 비교할 때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삼성SDS가 그룹 지배구조 개편에서 맡을 역할이 과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앞으로 주가를 발목 잡을 부정적 요인도 상존한다. 이재용 부회장 등이 삼성SDS 주식을 내다 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계열사 중 하나인 삼성생명 주식을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으로부터 상속받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주식 매각은 삼성SDS 지분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는 5월 중순 이후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무보호예수는 소액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이 일정 기간 보유 지분을 매매하지 못하도록 한 제도다. 신건식 BS투자증권 연구원은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주가가 오르긴 어렵다”고 예상했다. 제일모직도 미래 가치로 인한 이익과 현재 사업구조에 따른 이익 간의 괴리가 크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이렇다 보니 주가 전망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유안타증권과 LIG투자증권는 삼성SDS 목표 주가를 각각 40만원, 35만원으로 내렸다. BoA메릴린치는 제일모직의 목표 주가를 현 주가보다 낮은 10만5000원으로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제일모직과 삼성SDS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삼성생명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생명은 2010년 공모가 11만원에 상장했지만 이후 곧바로 급락했다. 지나치게 공모가를 높게 책정한 탓이다. 삼성생명 주가는 상장 뒤 4년 간 공모가를 밑돌다가 지난해 10월 말 공모가를 회복했다. 삼성생명 주가는 1월 28일 종가 기준으로 11만6500원이다.목표 주가는 낮아졌지만, 두 회사의 성장성 전망은 긍정적이다. 삼성SDS는 삼성전자의 해외 사업장 물류통합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2016년부터 물류BPO(업무처리 아웃소싱)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CLSA는 보고서를 통해 ‘물류 BPO로 향후 3년간 연 평균 54% 성장하고 2017년 4조원의 매출을 올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제일모직도 중국 의류시장과 바이오 사업이 성장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키움증권은 2020년 제일모직 매출이 9조6000억원으로 지난해(5조원)보다 약 2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재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와 제일모직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성과 성장성, 그룹 지배구조 변화 이슈 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 성장성 전망은 긍정적 다음카카오도 핀테크산업 육성으로 앞으로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 김창권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다음카카오는 인터넷 금융시장의 흐름을 선점하고 있다”며 “정부의 핀테크 육성은 온·오프라인 결제와 송금으로 한정된 국내 대체결제 산업의 새로운 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카카오의 지난해 4분기 매출(2495억원)과 영업이익(617억원)은 전분기와 비교해 각각 12.5%, 100.7%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다음카카오 목표주가를 17만2000원에서 21만원으로 올렸다.청약증거금유상증자나 공모에 참여한 투자자들이 해당 기업 주식을 사기 위해 계약금 형식으로 내는 돈을 말한다.

2015.02.01 16:26

4분 소요
핀테크(Fin-Tech) 혁명 - 손끝에서 결제·송금·대출까지

테크

2015년 재계의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는 핀테크(Fin-Tech)다. 핀테크는 IT기업과 금융을 융합한 결제시스템이다. 현금과 카드 없이도 모바일 기기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모바일 결제시장이 커지면서 핀테크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정부도 핀테크산업 육성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불을 지폈다. 규제 장벽에 막혔던 인터넷전문은행과 크라우드 펀딩 등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회사와 이동통신사, IT기업 등은 핀테크 개발에 한창이다. 관련 주가도 오름세다. 핀테크 시대로 달라지는 금융산업 변화도 조명해봤다. 직장인 이정희(35)씨는 아침 출근을 위해 지하철역에 들어서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낸다. 스마트폰을 교통카드 단말기에 갖다 대니 지하철 요금이 결제된다.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회사 근처 커피숍에서 샌드위치와 커피를 산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카드로 결제한다. 동료들과 점심식사 후에는 카카오톡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뱅크월렛카카오를 통해 동료에게 점심값을 송금한다.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는 온라인 쇼핑몰에서 옷을 주문한다. 이동통신사 소액 결제서비스를 통해 결제한다. 이씨는 교통비부터 송금, 온라인 쇼핑까지 지갑을 꺼내지 않고 스마트폰 하나로 모두 해결한다. 그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지갑을 찾기 위해 가방을 뒤적일 필요 없고 언제 어디서든 결제가 가능해 매우 편하다”고 말했다.이런 모습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하는 결제방식이다. 현금과 신용카드가 없어도 온라인 쇼핑몰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별 문제가 없다. 이런 변화는 스마트폰이 대중화 되면서 거세졌다. 은행과 카드회사는 전자지갑과 앱카드를 선보이고, 이동통신사는 소액 결제 서비스를 적극 보급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은 지난해 말 기준 3조2000억원으로 2013년 말(1조1000억원) 대비 약 3배로 성장했다.모바일 시장이 커지면서 모바일 전자결제 분야인 핀테크(Fin-Tech)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핀테크는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다. 예컨대 컴퓨터로 은행 홈페이지에 들어가 다른 사람에게 송금하거나, 스마트폰에 후불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모바일 신용카드를 다운받아 결제하는 방식이다. ━ 미국·중국에선 투자중개업까지 가능 미국과 중국에서도 핀테크산업이 활발하다. 미국 핀테크 시장은 전자상거래 기업 이베이가 1998년 페이팔을 선보이면서 막이 올랐다. 페이팔 계정에 해외 결제가 되는 카드를 등록하고, 로그인하면 신용카드 번호나 계좌 번호를 알리지 않고도 결제 할 수 있다. 2013년 매출은 66억 달러(7조1227억원)로 세계 온라인 쇼핑금액의 18%가 페이팔을 통해 결제된다. 중국 전자상거래 회사 알리바바도 지난 2003년부터 PC와 모바일에서 쓸수 있는 금융·결제 서비스 ‘알리 페이’를 출시했다. 가입자 수는 8억명이 넘었다. 지난해 6월부터는 ‘알리페이’에 충전해둔 여윳돈을 펀드에 투자할 수 있도록 했다. 애플도 지난해 9월 신용카드 번호나 비밀번호 입력 등의 단계를 생략하고 지문 인식만으로 결제하는 ‘애플 페이’를 내놨다. 애플 페이는 미국 백화점과 수퍼마켓 등 가맹점 22만여 곳에서 사용할 수 있다.이와 달리 국내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모바일 앱 다운이나 본인 인증을 통한 결제서비스 정도에 머물고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핀테크산업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정부가 지난해부터 핀테크산업을 육성하겠다고 나서면서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금융이 정보기술(IT)를 도구로 활용했던 과거와 달리 IT가 금융에 진입하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금융소비자의 편익이 극대화되도록 규제를 줄여 핀테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핀테크 산업에 2000억원 이상 투자한다는 계획이다.정부가 핀테크를 강조한 이후 3000만명이 넘는 모바일 메신저 회원을 갖고 있는 다음카카오에 결제·송금이 가능한 결제서비스를 승인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뱅크월렛 카카오’는 카카오톡에 등록된 회원들끼리 하루에 최대 50만원 충전, 한 번에 10만원까지 송금할 수 있다. 금융결제원과 16개 은행이 동참했다. 송금이 가능한 서비스는 뱅크월렛카카오가 처음이다. 이에 질세라 네이버도 12월 모바일 송금·결제서비스인 ‘라인페이’를 출시했다. 이미 전자결제 시장에 뛰어든 이동통신사, 전자지급결제(PG)사도 제휴사를 늘리고 보안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뿐 아니다.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출시될 ‘갤럭시 S6’에 미국의 모바일 결제솔루션 회사인 루프페이와 제휴를 맺어 ‘애플페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은행과 카드사 등 금융회사는 올해 핵심 전략을 핀테크로 정하고 관련 조직을 꾸리는 등 대응에 나섰다. ━ 스마트폰 케이스 판매량도 늘어 금융위원회는 올해 안에 인터넷으로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는 인터넷전문은행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투자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 펀딩(온라인 소액투자 중개업자제도)까지 검토하고 있어 기업들은 핀테크 관련 준비에 분주하다. 30대 그룹을 제외한 기업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다. 뛰어난 기술로 중무장한 스타트업도 새로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핀테크와 관련된 기업들의 주가는 대부분 상승세다. 대표적인 모바일 플랫폼 종목인 다음카카오의 경우 최근 한 달 간 주가가 12%가 상승했다. 결제대행업체(PG)관련 업체인 한국사이버결제·KG이니시스·LG유플러스 주가도 오름세다. 특히 한국사이버결제의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20%나 올랐다. 이기송 KB금융경영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핀테크 시장은 시작 단계인 만큼 앞으로 관련 기업들의 성장성이 뛰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시장에서는 인터넷전문은행과 크라우딩 펀딩 등이 도입되면 소비자들의 금융정보, 투자 등 금융라이프가 바뀔 것으로 내다 본다. 가령 지금은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려면 본인 확인을 위해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을 방문해야 한다. 그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되면 통장을 만들 때 공인인증서로 본인 확인만 하면 가능하다.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은 2001년에도 논의됐다. 당시 금산분리(산업자본이 은행 지분 4%를 초과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제도)와 금융실명제란 규제 장벽에 막혔다. 여전히 규제 해결의 문제가 남아있지만 인터넷전문은행이 도입 될 경우 소비자들의 편의가 증대될 가능성이 크다. 영업점 운용 비용이 줄면서 예금금리는 오르고 대출금리와 수수료가 낮아질 수 있어서다. 대출을 받을 때도 관련 서류를 직접 방문하지 않고 e메일로 전송하면 된다.크라우드 펀딩은 개인과 기업들은 관심 있는 제품이나 사업 아이템에 투자하는 창구가 될 수 있다.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창업자들이 온라인으로 아이디어나 사업계획을 제시하고, 중개업체를 통해 사업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로부터 사업자금을 모으는 식이다. 통상 자금 모집과 보상 방식에 따라 후원 기부형·대출형·투자형으로 나뉜다. 정부가 제도화로 추진하는 대상은 투자형이다. ━ 금융회사 인력 구조조정 불가피 투자형의 경우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원금과 이자를 돌려받아 수익을 내는 구조다. 만약 실패할 경우 투자금은 돌려받지 못한다. 국내에서도 펀딩 중개사이트가 있지만 후원기부형 정도에 머물러 있다. 이기송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뒤떨어진 게 사실이지만 규제 장벽에 막혀 시작을 못했던 것일 뿐 규제만 풀리면 선진국 이상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핀테크 시장이 커지면서 뜻밖에 덕을 보는 회사도 늘었다. 바로 스마트폰 케이스업체다. 오픈마켓 인터파크에 따르면 지난해 휴대폰 케이스의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27%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폰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신분증과 현금도 넣어 다닐 수 있는 지갑형 케이스 판매량은 22% 증가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스마트폰 케이스는 지갑 기능을 대신한 생활 필수 아이템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갑형 케이스는 지갑 대신 최소한의 카드를 가지고 다니기에 편리하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손에 들고 다니던 지갑의 판매량은 줄어드는 모양새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불황으로 지갑 판매가 줄어든 면도 있지만 전자지갑이 늘어난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업계에서는 핀테크산업 육성으로 침체된 금융산업이 활기를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들은 마냥 즐겁진 않다. 기존에 있는 프로세스에 시너지 효과를 꾀할 수 있어 기회가 될 수도 있는 동시에 위기도 올 수 있다. 핀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경쟁자가 많아질수록 한발 앞선 결제서비스를 구축해야 하기 때문이다. KB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미국 10대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은 전체 상업은행의 3%를 넘어섰다. 일본의 인터넷전문은행은 2000년 이후 연평균 30%가 넘는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문병순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비대면 채널이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지점이 줄면서 인력도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결국 구조조정이라는 결과가 초래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한편 아직 해결할 과제도 있다. 바로 편의성과 보안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느냐다. 여전히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정부는 전자상거래 결제 간편화를 위해 지난해 액티브 X(Active X)를 카드사와 PG사에서 폐지했다. 올해는 은행·증권사 등의 금융거래에서 없애기로 했다.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 폐지도 추진된다. 보안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들을 없앤 것이다. 이에 대해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개인 정보 유출 등 금융사고가 날 때마다 보안대책을 강구하는데 보안 할 수 있는 장치들을 없애는 게 잘한 일인지 모르겠다”며 “앞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했을 때 관련 기업들에게 책임을 확실히 물을 수 있도록 하는 법제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015.01.17 18:25

6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