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분기마다 1000억원대 순이익을 꾸준히 내며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대출 성장세 둔화로 이자이익이 주춤한 가운데, 비이자수익이 전체 실적을 떠받쳤다.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2만원대에 머물며 반등 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있다.대출 규제에 이자수익 ‘주춤’카카오뱅크는 5일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75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보다 5.5% 증가한 수치로, 사상 최대 실적이다. 3분기 기준 당기순이익은 1114억원으로, 10.3% 감소했다.최근 대출성장세가 주춤하며 이자수익이 감소했다. 3분기 누적 여신이자수익은 1조492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1% 소폭 성장했다. 3분기 기준으로 살펴봐도 이자수익은 전년 동기보다 5.1% 감소한 4922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말 여신 잔액 역시 45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1%로 소폭 성장하는데 그치며, 대출성장률이 더뎠다.권태훈 카카오뱅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6.27 규제 등으로 7, 8월 가계대출 성장이 미미했지만, 9월부터 보금자리론을 포함해 여신 성장이 본격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올해 4분기 보금자리론 상품 실행이 본격화되며 대출잔액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연간 대출성장률 10%에는 못미칠 것”이라면서도 “지난 10월 개인사업자 담보 대출 또한 성장 출시로, 4분기에는 2~3분기 보단 확실히 개선된 여신성장률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이자수익이 효자…투자 상품 라인업 확대이자수익의 빈자리는 비이자수익이 채웠다. 비이자수익은 3분기 누적 835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증가했다. 전체 영업수익(2조3273억원) 중 비이자수익의 비중은 36%로 전년(30%)과 비교해 6%p 높아졌다. 고객 트래픽 및 수신의 성장을 바탕으로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와 자금운용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특히 3분기 누적 수수료·플랫폼 수익은 대출 비교·광고·투자플랫폼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4.7% 늘어난 2312억원을 달성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 대출 비교 서비스를 통해 제휴 금융사의 대출을 실행한 금액은 1조2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카카오뱅크는 향후 대출 비교 상품군과 제휴사 커버리지를 본격적으로 넓히고 연내 전북은행과 공동대출도 출시해 통합 대출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강화할 계획이다.투자 상품 라인업도 꾸준히 확대하며 투자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해오고 있다. 파킹형 투자상품 ‘MMF박스' 출시와 펀드 서비스 전면 개편 영향으로 카카오뱅크 고객이 투자한 펀드·MMF 합산 잔고는 1조원을 넘어섰다. 카카오뱅크는 내년 모바일 앱 내 투자탭을 신설해 고객이 MMF, 증권 투자 등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화면에서 비교하고 투자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2027년 고객 수 3000만 명 목표 카카오뱅크의 2025년 3분기 말 고객 수는 2624만 명이다. 올해 136만 명의 고객이 신규 유입됐다. 고객 활동성도 꾸준히 증가해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3분기 카카오뱅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997만 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454만 명으로 집계됐다.고객 혜택 강화를 위한 앱테크 서비스부터 PLCC, 모바일신분증 등 고객이 필요로 하는 새로운 금융 및 생활 서비스를 3분기에도 꾸준히 선보인 것이 고객 활동성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고객 기반과 활동성 강화는 수신 증가로 이어졌다. 카카오뱅크 3분기 수신 잔액은 65조 7천억 원이다. 요구불과 정기예금의 고른 성장으로 올해에만 10조원 넘게 잔액이 늘어났다. 차별화된 수신 상품을 바탕으로 카카오뱅크는 2027년까지 30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총 수신 9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3분기 모임통장의 이용자 수와 잔액은 1220만 명, 10조5000억원으로 전체 요구불예금 잔액 내 모임통장 비중은 27%에 달한다. 9월 선보인 ‘우리아이통장’과 ‘우리아이적금’ 이용자 수는 출시 한 달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내년 카카오뱅크는 미성년 고객뿐 아니라 시니어, 외국인 등 다양한 고객을 위한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AI 접목·해외 진출 순항…주가 관리 과제성공적으로 개시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첫 해외 진출도 순항 중이다. 전략적 지분 투자를 단행한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는 동남아 최대 슈퍼앱 그랩과의 강력한 제휴,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기반으로 5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카카오뱅크는 태국 금융지주사 SCBX(SCB X Public Company Limited)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 6월 태국 정부로부터 태국판 인터넷전문은행인 '가상은행' 인가를 획득했다. 카카오뱅크 참여 컨소시엄은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대고객 서비스를 오픈할 예정이다.추후 카카오뱅크는 고객이 가장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AI 기반의 금융생활 앱’으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상반기 선보인 대화형 AI 서비스 ‘AI 검색’과 ‘AI 금융계산기’ 이용자 수는 출시 100일 만에 누적 이용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내 모임통장 등 카카오뱅크의 상품, 서비스에도 AI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시중금융사 중 가장 많은 AI 서비스를 보유하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다만 카카오뱅크 주가는 아직 2만원대로, 반등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오후 1시20분 기준 주가는 2만2350원으로 전일보다 3.04% 하락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 가운데 카카오뱅크는 지속해서 주주환원에 힘쓰겠다는 계획이다.권 CFO는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듯이 2026년 회계연도 기준 주주환원율을 최대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자본비율, ROE 수준을 고려해 구체적인 규모가 정해지겠지만, 2025년의 경우 주주환원율은 40% 중반을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