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대신증권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성장하기 위한 몸집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최근 첫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자본을 확충한 것으로 나타났다. 

IB업계에 따르면 대신증권은 지난달 28일 총 1150억원어치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사모 형태로 만기는 30년이며, 5.7%의 금리로 발행됐다. 다만 7년 뒤 콜옵션(조기상환권) 조건이 부여돼 있다.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스텝업’ 금리로 2%포인트가 가산된다.

대신증권이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는 채권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발행으로 대신증권은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약 3조3200억원 규모)의 3.5%에 해당하는 자본을 확충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2023년 상반기까지 자기자본이 2조1007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4801억원의 계열사 배당으로 자기자본을 늘렸다. 이어 지난해 3월에는 신종자본증권과 성격이 유사한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을 통해 2300억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대신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법적 요건인 자기자본 3조원을 달성했고, 지난해 말 ‘10호 종투사’ 타이틀을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종투사 지정 시 신용공여 한도가 자기자본의 100%에서 200%로 늘어난다. 또 헤지펀드에 자금 대출과 컨설팅을 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사업도 할 수 있다.

대신증권은 올해도 자기자본 확충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말 자회사 대신에프앤아이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배당을 받았다. 대신증권의 자기자본 규모는 올해 1분기 3조2215억원으로 집계됐다. 

“자본확충 외 리스크관리 중요해” 

대신증권은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는 이유는 초대형 IB 인가를 획득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초대형 IB 지정을 위해서는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이 필요하다. 초대형 IB로 지정된 증권사는 단기금융업 인가를 통해 자기자본의 2배 한도 내에서 어음을 발행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금을 운용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앞서 대신증권은 지난해 8월부터 자본 확충을 위해 이지스자산운용, NH아문디자산운용 등과 본사 사옥인 ‘대신343’ 매각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현재 대신343 건물을 담은 ‘대신밸류리츠’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통해 유동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대신증권은 대신343 건물을 리츠로 돌려 건물매각금액을 확보했고 향후 올라갈 부동산 가치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리츠지분 투자에도 나선 것이다. 

다만 대신증권이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단기간 내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자본규모 확충도 중요하지만 영업 규모 확대에 따른 리스크 관리 및 재무안정성 관리 능력 제고되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김선주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사옥 매각 이익(법인세 차감 전 약 2000억 원)에도 지분법 손실과 배당 지급 등으로 연결 자본이 감소한 가운데 신용위험액을 중심으로 위험액이 증가하면서 수정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이 하락했다”며 “그룹 내 자본거래와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자기자본 규모는 확대될 것이나 자본적정성 개표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