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답변 엔진’ 시대의 주인공 누가 될까 [최화준의 스타트업 인사이트]
- AI 기술 이젠 상업화 단계에 진입…검색 엔진 시대 종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각축전 이후 대비해야 할 때

[최화준 아산나눔재단 AER지식연구소 연구원] 21대 대통령 선거로 새롭게 들어선 이재명 정부는 미래 혁신 동력으로 인공지능(AI)을 지목했다. 추상적인 담론을 넘어 상당히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대통령실에 AI정책수석 자리를 신설하고, AI 관련 거점 산업 단지를 조성하여 우리나라를 AI 3대 강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지원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과연 우리나라가 AI 3대 강국에 진입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보이고 있다. AI 산업은 미국과 중국이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두 국가는 AI 산업에 우리나라의 100배에 달하는 연구 개발비를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AI 연구 인력과 재원이 부족한 우리와 그들의 격차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관계자들의 시각은 AI 연구 집단과는 조금 다르다. 창업자와 벤처 투자자들은 우리가 AI 선진국들을 따라잡고 어쩌면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믿는다.
‘검색 엔진’ 시대 저물고 ‘답변 엔진’ 시대 열려
스타트업 생태계 관련자들은 AI 기술이 이제 막 상업화 단계에 진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대형 포털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이 구축한 검색 엔진(search engine)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의미한다. 대신 AI 모델이 구현하는 ‘답변 엔진’(answer engine)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더불어 검색에 대한 개념과 행동은 이용자의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변화의 조짐은 시장 곳곳에서 이미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마케팅 시장에서는 검색 엔진 최적화(SEO, Search Engine Optimization)가 아니 AI 최적화(AI Optimization)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대중적인 소프트웨어 이용 방식(SaaS, Software-as-a-Service)이 AI 이용 방식(AaaS, AI-as-a-Service)으로 대체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스타트업 창업자들은 이런 시장 변화를 감지하고 빠르게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그들은 생성형 AI 모델의 토대를 제공하는 이른바 파운데이션 모델 시장에서 승리하는 기업들이 뚜렷하게 보이는 지금이 AI 상업화를 선도할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현재 두각을 나타내는 파운데이션 모델 제공 기업들은 ▲오픈AI(챗GPT) ▲구글(제미나이)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 등이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둘러싼 각축전이 끝나면 부가 가치는 AI을 활용하는 시장에서 생겨날 것으로 보인다.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한 벤처 캐피털리스트는 “인터넷 서비스와 운용 체제가 구축되면서 다양한 정보통신 사업들이 생겨난 것처럼, AI 파운데이션 모델이 다양한 사업에 응용될 것이다”라며 “특히 앞으로 2~3년간 모바일 환경에 AI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이식하는 스타트업들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한 AI 스타트업 창업자는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모바일 대중화를 이끈 것은 전통 대기업들이었지만, 이를 활용해 큰 부가 가치를 만든 것은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이었다”라며 “AI의 상업화는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전례 없는 큰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특히 AI 기술이 구현하는 답변 엔진은 스타트업들에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답변 엔진을 통해 이용자와 긴밀한 상호 작용이 가능해진다. 개별 이용자의 성향을 반영하여 구동하는 AI, 이른바 ‘AI 에이전트’(AI agent)가 등장한다면 시장의 요구는 다양해질 것이다. 이와 함께 세분화된 시장에 대응하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나타날 것이다. 예를 들어, 국내 대표 B2C AI 서비스 플랫폼 기업 뤼튼테크놀로지스는 ‘1인 1AI’ 시대를 선언하며 AI 에이전트를 넘어 이용자의 감정적 교류까지 아우르는 ‘AI 동료’(AI companion)를 추구하고 있다.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주도했던 거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했던 AI 시대의 1막이 서서히 끝나고 있다. AI의 상업화가 시작되는 2막에는 분명히 새로운 주인공이 등장할 것이다. 당연히 지금 빠르게 변화하는 스타트업들만이 기회를 거머쥘 것이다.

AI 시대의 적자는 누구일까
창조론에 맞서 진화론을 주장한 찰스 다윈은 종의 생존 방식으로 적자생존을 제시했다. 변화에 적응하는 개체가 살아남는다는 그의 주장은 힘세고 강한 개체가 생존한다는 기존 다수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AI 시대의 담론은 창조론에서 진화론으로 넘어가고 있다. 파운데이션 모델을 개발하는 거대 AI 개발사들은 시장에서 큰 힘을 발휘하고 있지만 조직이 거대해지면서 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소수 AI 모델들이 시장을 거의 선점하고 있는 현시점에 시장 흐름에 발맞추어 신속히 변화를 추구하는 스타트업들은 분명 신성장 기회를 포착할 것이다.
이는 거대 AI 모델 개발에서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우리나라에게도 또 다른 도약의 기회가 있음을 의미한다. 국내 스타트업들이 AI 시대의 진화를 이끌어 가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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