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고가 아파트 뚫고 강남으로…초등학생 순유입 10년 만에 최대[임성호의 입시지계]
- 초등 학부모, 기존 명문학군지 집결 양상
강남·양천 등 대표적 명문 학군지 순유입 집중

[임성호 종로학원·(주)커넥텀엑스 하늘교육부문 대표] 초등학교 단계에서의 학교 전출입은 중·고등학교 진학을 겨냥한 움직임인 경우가 많다. 결과적으로 학부모들의 학군 선호 지역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물론 기존 학군지 여부와 상관없이 신규 아파트 단지가 조성될 경우 전입이 증가하는 현상도 함께 나타난다. 신규 개발 지역에서는 초등학교뿐만 아니라 사교육 인프라까지 대거 유입되는 경향이 있다.
2024년도 초등학생들의 학교 간 전입에서 전출을 뺀 순유입 현황을 살펴보면, 명문 학군지로의 쏠림 현상이 여전히 유효함을 알 수 있다. 서울 강남구는 올해 초등학생 순유입이 2575명으로 전국 1위를 기록했다. 해당 수치는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범위 넓어지는 ‘학군 선호’ 현상
현 고1부터 적용되는 2028학년도 대학입시에서는 현행 학교 내신 9등급제가 5등급제로 바뀐다. 겉으로 보기엔 내신 경쟁이 완화되는 구조다. 현재 4% 이내에 해당하는 1등급은 앞으로 10% 이내로 확대되고, 2등급도 11%에서 34%로 넓어진다.
의대, 서울대·연고대 등 최상위권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할 경우, 5등급제로 변경되더라도 상위 10% 이내 진입은 여전히 필수라는 점에서 내신 부담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전체적으로는 기존보다 완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반면 수능은 기존의 9등급제가 그대로 적용되며, 상대적으로 수능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고교 학점제가 적용되면서 각 학교는 다양한 과목을 개설하고, 학생은 자신의 적성과 진로에 맞는 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결국 얼마나 다양한 교과목을 개설하고 제대로 운영하는지가 학교 평가에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지역에서는 강남구를 제외하고도 초등학생 순유입 상위 지역으로는 양천구(896명), 강동구(749명), 서초구(419명), 송파구(130명), 노원구(129명)가 이름을 올렸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이들 6개 지역만이 순유입을 기록했으며, 나머지 지역은 모두 순유출로 나타났다.
순유입이 집중된 이들 지역은 소위 '강남 8학군', '양천 7학군'으로 불리는 대표적 명문 학군지다. 높은 아파트 가격으로 학부모들의 진입 장벽이 높은 상황에서도 순유입이 나타났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강북권에서 대표 학군지로 꼽히는 노원구 역시 순유입을 기록하며 학군 선호 현상이 강남 이외 지역에서도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전국 시군구 기준으로는 지방권 1위는 대구 수성구로, 2024년 한 해 동안 1,157명의 초등학생이 순유입됐다. 이는 전국 시군구 중 강남구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이어 경기 양주시(964명), 서울 양천구(896명), 인천 연수구(756명), 서울 강동구(749명), 경기 안양시(716명), 경기 파주시(633명), 경기 오산시(563명), 충남 아산시(449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지방권에서는 대전 유성구(410명, 전국 13위), 세종시(256명, 22위), 경기 과천시(238명, 23위), 광주 남구(197명, 24위), 경기 용인시(166명, 29위), 부산 해운대구(165명, 30위) 등이 순유입 지역으로 집계됐다.
시도 단위로 보면 서울은 188명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서울은 2014년 이후 지속적인 순유출 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특히 2018년 순유출이 5,412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이후로는 그 폭이 꾸준히 감소해왔다. 올해도 순유출이 기록되긴 했지만, 2014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는 서울의 높은 주택 가격 부담 등으로 인해 초등학생 수가 경기권으로 상당 부분 분산됐기 때문이며, 이러한 변화가 순유출 규모의 축소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반면 인천은 2024년 기준 초등학생 순유입이 662명으로 전국 시도 중 가장 높았다. 이어 대구(653명), 대전(449명), 세종(256명), 충남(230명), 경기(213명), 울산(140명), 부산(74명) 순으로 순유입을 보였다. 전국 17개 시도 중 이들 8개 지역만이 순유입을 기록했다.
권역별로 보면, 서울 전체에서는 188명이 순유출됐고, 경인권에서는 875명이 순유입됐다. 한편, 2025학년도부터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되며 지역인재 전형 비율도 대폭 상승했다. 현재 기준으로는 전체 의대 정원의 약 60%가 지역인재 전형으로 선발된다. 해당 전형의 자격을 얻기 위해서는 중학교 시절부터 해당 지역 소재 학교에 다녀야 한다.

그러나 2024년 기준 초등학생 전출입 자료를 살펴보면, 이와 관련한 지역 간 이동은 아직까지 두드러지지 않는다. 즉, 의대 지역인재 전형 확대가 초등학생 단계의 전입·전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로서는 미미하다는 평가다. 다만 향후 치대, 약대 등 지역인재 선발이 확대될 경우, 이러한 요인이 전출입 수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2024년 의대 지역인재 전형 기준으로 권역별 순유입을 보면, 충청권은 703명이 순유입돼 의대·치대가 밀집된 지역답게 뚜렷한 유입 경향을 보였다. 반면 대구·경북, 강원권, 제주권, 호남권, 부산·울산·경남권(부울경)에서는 모두 초등학생 순유출이 발생했다.
결과적으로 의대 중심의 지역인재 제도와 지리적 접근성 등이 맞물리며, 서울권과 가까운 충청권에 유입이 집중되는 경향이 나타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 고1부터 적용되는 새로운 입시 제도가 발표된 2023년 이후, 그리고 의대 모집정원 확대가 현실화된 2024년은 초등학생 전출입 변화가 본격적으로 관찰된 첫 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로선 기존 명문 학군지에 대한 쏠림이 더욱 뚜렷해진 양상이며, 향후 입시제도 변화와 맞물려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책적 변수는 여전히 초등학생의 지역 간 이동 흐름에 중요한 영향 요인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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