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AI 시대 성공하는 조직의 조건...AI를 운영체제로 전환해라 [스페셜리스트 뷰]
- 인간과 AI의 협업, 미래 경쟁력 좌우할 새로운 조직 모델
AI 전환 앞서가는 기업들에 5가지 핵심 영역 공통적으로 존재

[김명진 디아이(THEI) 대표] 얼마 전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라는 책이 출판되었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AI)이 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때가 얼마나 빨리 올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AI가 미치는 영향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
AI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조직 운영에 적용하는 기업들의 준비 수준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미 앞서가는 기업들은 AI를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빠르게 통합하여 효율성과 성과 측면에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반면, 어떤 기업들은 여전히 AI 도입 자체를 고민하거나, 단순히 개인 단위의 효율화 도구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들도 AI가 바꿀 산업과 노동의 미래에 관해 앞다투어 보고서를 내고 있다. PWC의 「2025 글로벌 AI 직업 바로미터」 보고서는 AI에 많이 노출된 직종(금융 분석가, 고객 지원 담당 등)은 그렇지 않은 직종보다 직원당 수익 성장률이 3배 이상 높았으며, 이들 직무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의 변화 속도 또한 66%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는 AI가 업무 효율을 높여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과 조직의 지속적인 학습과 혁신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
단순한 '도입'을 넘어 '조직 재설계'로
현장 리더들과의 인터뷰나 주요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성공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AI를 단순한 기술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마인드셋, 조직 문화, 업무 흐름 등 조직의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었다.
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는 이미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이 등장하는가 하면, AI를 ‘조직의 일원’으로 개념화하여 인간과 AI가 함께 의사결정하고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Copilot)을, 구글은 제미나이(Gemini)를 업무 흐름에 녹여 협업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는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을 통해 24/7 고객 서비스를 구현한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에 물리적인 공유 서비스 센터(SSC)를 두었던 것에서 한 차원 진일보한 방식으로, 기술 도입과 동시에 조직 운영 모델을 혁신한 사례다.
AI 시대의 조직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어떤 의사결정까지 AI에게 맡길 것인가 ▲인간의 역할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이러한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정책·시스템·조직 문화·역량·리더십은 무엇인가다.
이 질문들을 바탕으로, AI 전환에 앞서가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준비하는 5가지 핵심 영역을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정책·제도·시스템 같은 하드(Hard) 요소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처럼 소프트(Soft)한 요소들까지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AI 시대를 선도하는 조직의 5가지 핵심 준비 영역
AI 전환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적으로 5가지 핵심 영역이 존재한다. 첫 번째 의사결정 파트너가 있다는 점이다. 인간과 AI의 협업 거버넌스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의사결정 체계는 둘 사이의 협력 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포함한다. 알고리즘적 사고의 한계를 인지하고, 결과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며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명확히 인간이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즉, 인간이 해야만 하는 영역과 AI가 뛰어난 영역의 경계를 이해하고, 절차와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실수나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
2024년 에어캐나다의 챗봇은 고객에게 잘못된 할인 정보를 안내해 법적 분쟁을 야기했고, 법원은 항공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반면, 대출 플랫폼 업스타트(Upstart)는 전통적 신용평가 방식이 놓쳤던 교육 수준·고용 이력·소비 패턴 등을 AI 모델로 분석하여 대출 부실률을 크게 낮췄다. 핵심은 ▲AI에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AI가 제시하는 통찰을 사업적 맥락에서 해석하며 ▲최종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선도 기업들은 향후 다중 AI 에이전트 활용으로 더욱 복잡해지는 협업 환경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IBM 등은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별도의 전문 부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논의에 참여시키고 있다.
수평적이고 민첩한 조직이 있다는 게 또 다른 공통점이다. 경계를 허무는 협업 전통적인 위계 중심 조직 구조와 달리, AI는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데이터 연계성을 높여 아이디어와 정보가 자유롭게 흐르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기능 간 협업은 전에 없던 형태로 확장되고, 새로운 조합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
AI가 중심이 되는 조직은 기능별 고정적인 구조를 최소화하고, 목적 중심으로 유연하고 민첩하게 변형 가능한 구조를 확대한다. 조직 개편에는 일반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AI 기반의 조직은 문제해결을 위한 최적의 자원 배분과 민첩한 실행을 위한 수평적 관계 구조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테슬라는 매우 평면적인 조직구조를 운영한다. 중간 계층을 최소화하고 엔지니어들이 직접 일론 머스크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혁신이 가능하다. 애자일 방법론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도 적용되어 자율적인 팀들이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협력하여 신속히 솔루션을 모색하도록 한다.
스포티파이의 Squad 모델도 소규모 자율팀을 작은 스타트업처럼 운영하여 스스로 업무 방식을 선택하고, 네트워크 조직으로 지식공유를 활성화하여 생산성을 높이도록 운영한다
수평 구조 운영의 핵심은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으로,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이다. 여기에 AI 협업 툴을 더하면, 시공간 제약 없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원격,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을 선호하는 현 세대의 특성에도 부합한다.
세 번째 미래형 인재 생태계가 존재한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의 요건이 무엇인지는 모든 기업의 경영자가 밝히고자 하는 내용이다. AI와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성과책임이 더욱 선명해져야 한다.
글로벌 인재관리 컨설팅사인 콘 페리(Korn Ferry)의 채용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기업은 핵심기술을 가진 인재의 채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범용 자격요건 (예: 학위, 자격증, 특정 회사나 직무 경험 등)의 중요도는 이전 보다 더욱 감소하고, 핫스킬 보유자를 확보하는데 집중된다. 특히 AI관련 스킬을 보유한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더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은 인재를 확보하고 성장시키는 기준이 되는 스킬맵을 정의하고, AI를 활용하여 스킬 보유, 이동 경로, 활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최적의 스킬 조합을 찾아야내야 한다.
인재관리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몇 년간 지속적 감원으로 인적자원 최적화를 진행하는 메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의 기업들은 엄격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최적화의 또 한 축으로는 기존 인재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리스킬, 업스킬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한다.
이러한 조직중심의 프로그램 운영과는 별개로 어느 때보다도 신기술과 역량에 대한 구성원의 자발적인 학습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재 요건 중 뚜렷한 경력 비전과 일에 대한 소명 의식, 자발성과 성장 마인드셋, 적응 능력 등이 중요한 자질로 고려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관리자 역할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역량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AI 활용 업무를 판단하고 조언하며, 디지털 워크 포스를 포함한 자원 관리, 동기부여 등의 고도의 휴먼 스킬이 리더들에게 새롭게 필요한 역량으로 강조된다.
빠른 실패를 하고 더 빠르게 학습한다는 공통점도 눈에 띈다. AI 시대는 빠른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한 계획하는 것 보다 신속한 실행과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이 더 중요하다.
문샷 팩토리로 불리는 구글의 연구조직 X는 체계적인 실험문화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조직은 실패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될 때, 직원들을 축하하고 보상한다. 프로젝트 종료가 실패가 아니라 실험의 성공적인 신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단된 프로젝트의 인사이트, 경험, 프로토타입 등은 다음 아이디어에 영감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실패 장소입니다. 실패와 발명은 분리할 수 없는 쌍둥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와 유사한 문화적, 제도적 사례들은 기존 기업들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선후 관계를 따지자면, 현재 성공적으로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선명한 철학하에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혁신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핵심은 AI와 협업하여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행-피드백-개선의 업무 방식을 조직에 생착시켜 AI와 함께 일하는 이점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
실패 예산 제도 등으로 건강한 실험 환경을 만들고, 학습 성과를 인정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확산시키는 체계 마련과 한께, 성과 목표와 허용 범위를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윤리에 기반한 신뢰가 존재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한다. 데이터 오남용이나 보안 침해, 알고리즘 편향, 정보 유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세대에게는 AI와 관련 윤리와 투명성이 장기적인 신뢰 형성과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기업은 내 외부 고객 모두에게 일관성있는 AI 윤리기준을 적용하고,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원칙과 체계를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오픈 AI 출신 연구진들이 창업한 Anthropic은 인류를 위한 AI라는 방향성 하에서 AI의 안전성과 윤리적인 배포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윤리원칙과 제약조건들을 내재하여 AI가 인간을 잘못된 결정으로 유도하는 등의 파괴적인 행동을 사전 테스트한다. 또한 AI에게 명시적인 헌법을 제공하여 윤리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훈련시킨다. 기업용 서비스는 전문 영역을 고위험 영역으로 구분하고, 전문가의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의 엄격한 제한 규칙을 따르며 더 높은 고객 신뢰를 얻고 있다.
핵심은 Responsible AI를 위한 노력이다. AI의 활용이 증가함과 동시에 리더십은 의사결정시 AI 사용에 대한 책임감을 조직에 내재화해야 한다.
AI 사용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공유하고, 정기 감사 등의 모니터링과 점검체계를 운영하며,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고객에게는 의사결정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와 피해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절차 등의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AI가 로봇 등 다른 기술들과 융합되는 미래를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장된 활용 영역과 다양한 협업 관계에 대한 고려, 사회적 책임 의식 등을 경영 원칙에 포함하고 공유할 수 있다.

AI 혁신,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기업의 상황과 준비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선도기업 수준의 조직운영 환경을 갖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현 수준을 빠르게 진단하고, 우리 기업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를 정해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서두의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 본다.
첫 번째, 어떤 의사결정을 AI에게 맡길 것인가. 두 번째, 사람의 역할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세 번째, 이러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데 필요한 ▲우리 조직의 정책 ▲시스템 ▲문화와 역량 ▲리더십은 무엇인가. 우리의 현재 수준은 어떠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AI는 조직 운영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우위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성공을 위해 조직의 사고방식과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작은 것부터 실행해 나가야 할 때다.

필자는 IBM, 헤이그룹, 삼성글로벌리서치, 하이브 등에서 20여 년간 조직과 인사 분야 전문성을 쌓아왔다. 현재는 디아이(THEI) 대표로서 기술 발전이 가져온 새로운 조직 환경에서 구성원과 회사 간 신뢰 형성, 효과적인 동기부여, 그리고 협업 체계 구축 등 핵심 조직 이슈 해결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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