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1위 내준 신한카드, 또 희망퇴직…카드업 구조조정 신호탄 되나
- 희망퇴직 두 번 연속…1968~79년생 대상 감원 본격화
인건비 부담에 칼 뽑았다...중장기 인력 구조조정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카드사 수익성 악화 속 업계 전반에 조직 슬림화 바람이 불고 있다. 카드업계 1위 자리를 삼성카드에 내준 신한카드는 19일부터 대규모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하며, 28%에 달하는 팀장급 조직 축소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에 이어 불과 반년 만에 다시 단행된 구조조정이자, 카드업계 전반의 긴장감을 반영하는 움직임이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날부터 1968~1979년생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접수를 시작했다. 퇴직자에게는 평균 임금 기준 최대 30개월치 특별퇴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앞서 신한카드는 지난해 12월에도 1968~1974년생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해 60여 명을 감원한 바 있다. 연이어 두 차례 퇴직 유도에 나선 것은 인건비 부담과 인력 재편을 동시에 해결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조직 개편 폭도 크다. 기존 ‘4그룹-20본부-81팀’ 체계는 ‘4그룹-20본부-58부’ 체계로 변경되며, 팀장급 조직이 28% 축소된다. 신한카드는 해당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두고 “미래 지속 성장을 위한 체질 개선”이라고 설명했다.
실적 악화는 구조조정의 배경이다. 올해 1분기 전업 카드사 8곳의 당기순이익은 6047억원으로 전년 동기(7244억원) 대비 16.5% 감소했다. 특히 카드론을 포함한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강화되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소비 위축 등이 맞물리며 업황이 녹록지 않다.
연체율도 상승세다. 1분기 말 기준 전업 카드사 평균 연체율은 1.93%로, 하나카드(2.23%), BC카드(2.09%), KB국민카드(2.05%) 등은 2%를 넘겼다. 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고신용자 이탈이 심화되면서, 고위험 차주 비중이 높아진 것이 수익성 저하를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채용도 위축 국면이다. 올해 상반기 8개 전업 카드사 중 정기 신입채용을 시행한 곳은 현대카드와 BC카드 두 곳에 불과했다. 산업 내 성장성 둔화, 리스크관리 부담, 인력 구조조정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카드는 이러한 내부 조정 국면에서도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적인 내실 성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업계 1위를 지켜왔던 신한카드가 삼성카드에 순이익 기준 왕좌를 내준 뒤 맞이한 조직 슬림화인 만큼, 이번 희망퇴직은 카드업계 전반의 구조조정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삼성카드는 지난해 665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신한카드(5721억원)를 제쳤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선두를 유지했지만, 4분기 들어 일회성 비용과 대손비용 증가가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며 역전을 허용했다.
카드업권 전체가 ‘동반 구조조정’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신한카드를 시작으로 앞서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 하나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해 구조조정에 나섰고 현대카드는 연초 업계 최고 수준인 39개월치 급여를 퇴직금으로 내걸고 희망퇴직을 받았다.
또 카드사들의 전통 수익원인 카드론 부문도 DSR 규제 적용으로 타격이 불가피하다. 고신용자의 이탈과 함께, 취약 차주의 대출 여력까지 위축되며 수익 기반 이중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이미 일부 카드사는 금리 경쟁력을 갖춘 은행권과의 격차로 인해 우량 고객 유치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내부 진단을 내놓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디지털전환과 비금융 사업 확대 등이 돌파구가 될 수 있으나, 당장 눈앞에 닥친 수익성과 리스크 관리 문제 앞에서 대부분의 카드사는 ‘생존’에 방점을 둔 조직 개편과 인건비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카드업의 근본적인 수익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며 “DSR 규제 강화, 고신용자 이탈, 가맹점 수수료 재조정 이슈 등 카드업의 외부 변수들이 구조조정을 불가피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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