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
제네바 '플라스틱 감축' 합의 불발…사우디·러시아·이란 등 산유국 반대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지난 5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5차 정부간협상위원회 속개 회의(INC-5.2)'가 15일 성과 없이 끝났다고 로이터 통신이 같은날 보도했다. 이 회의는 플라스틱 규제 협약을 만들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185개국이 참여해 협상 종료일을 하루 넘기면서까지 논의를 진행했지만 합의 도출에는 실패했다.
핵심 쟁점은 플라스틱 생산 감축 의무화였다. 유럽연합(EU)과 영국, 캐나다, 상당수의 아프리카 및 라틴아메리카 국가 등이 참여하는 '플라스틱 협약 우호국 연합'(HAC)은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고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독성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금지하는 내용을 협약에 담으려 했다. 하지만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러시아, 이란, 말레이시아 등 산유국들이 이를 반대했다. 플라스틱의 주 원료는 석유나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물질인데 플라스틱 생산을 축소하면 경제적 타격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생산 감축보다는 폐기물 관리 강화, 재활용으로 오염 문제를 해결하자는 입장을 고수했다.
플라스틱 오염으로 큰 피해를 보고 있는 몰디브와 투발루 등 39개국을 포함하는 '군소도서개발도상국'(SIDS)은 이번에도 합의가 불발된 데 대해 좌절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우리가 거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글로벌 환경 위기에 SIDS가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협의 재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더이상의 논의가 무의미하다는 국가들도 있다고 전했다. 앞서 국제사회는 2022년 3월 유엔환경총회(UNEA)에서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하는 법적 구속력 있는 협약을 2024년까지 마련키로 합의했는데, 이것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매년 새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4억t(톤)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46%는 매립지에 버려지고 17%는 소각되며 나머지 22%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폐기물로 남는다. 15%만이 재활용을 위해 수거되지만 실제로 재활용되는 비율은 9%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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