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미국도 인정한 ‘제조 강국’의 시간 얼마 안 남았다 [EDITOR’S LETTER]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전략에서 한국은 핵심적이다. 정밀 제조시설을 운영하는 방법을 미국 노동자들에게 가르쳐줄 수 있는 한국 전문가들을 임시 비자로 미국에 보낼 수 있도록 한국의 지원이 필요하다.” 이는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최근 한미 양국이 발표한 관세·안보 협상 ‘조인트 팩트시트’에 대해 평가하면서 한 말입니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한국이 ‘제조업 강국’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시켜 줬습니다.
한국은 1960년대부터 수출을 국가 생존 전략으로 삼고 중화학공업·전자·자동차·조선 육성에 민관의 역량을 올인했습니다. 특히 세계 최고의 교육열 덕분에 공대·이공계의 고급 기술 인력이 풍부하게 배출된 점, ‘빨리빨리’와 ‘정확하게’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공정 속도와 품질관리 등으로 다른 나라보다 제조 경쟁력을 높일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삼성·현대·LG·SK·포스코 등 대기업이 중심이 돼 개발·생산·유통·수출 시스템을 체계화하고 장기 투자와 연구·개발(R&D) 축적 등을 한 점, 위기 때마다 기업 재편과 기술 투자 확대 등 산업 체질 강화에 나선 것이 한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단단하게 자리 잡은 이유로 꼽힙니다.
하지만 한국만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요인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경고등이 켜졌습니다. 그중 하나가 제조업에서 일하려는 청년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최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0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10월 29세 이하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54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4.5%(2만6000명) 감소했습니다. 청년층 인구 감소의 영향을 고려하더라도, 동일 연령대의 전 업종 고용보험 가입자가 3.8% 줄어든 것에 비해 감소 폭이 큰 것이며, 동월 기준으로 봐도 2020년 10월(5.0%) 이후 5년 만에 최대 감소 폭입니다. 고용보험 가입자가 줄었다는 것은 제조업에서도 비교적 안정적인 일자리인 상시직에서 일하려는 청년이 감소했다는 것입니다.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2024년 5월부터 지난달까지 18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그 폭도 커지고 있어 시간이 갈수록 악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청년이 빠진 제조업의 일손은 고령자와 외국인이 채우고 있는데, 지난달 60세 이상 제조업 고용보험 가입자는 40만1000명으로 처음으로 40만명을 넘어섰으며, 비숙련(E-9) 비자로 제조업에서 일하는 외국인 고용보험 가입자는 지난달 23만500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제조업 강국을 떠받치고 있는 핵심 기둥 중 하나로 평가받는 ‘인재 경쟁력’에 금이 가고 있는 것입니다.
전문가들은 워라벨·자기발전·창의성 추구 등을 중시하는 요즘 청년들에게 고되고 위험하며 임금도 낮고 조직문화가 보수적인 제조업체는 기피 대상 1순위일 수밖에 없다며 청년 유입을 위한 방안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하지만 제조업의 특성상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그래서 나오는 얘기가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하는 제조산업의 AI 대전환에 나서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도, 기업도 모두 그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만 문제는 중소 제조기업의 경우 AI를 제조 공정에 도입할 돈도, 이를 주도할 인재도, 효과성에 대한 확신도 없다는 점소입니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들은 AI 성능을 체감할 수 있는 실증 모범 사례들을 만들고 확산시키는 것이 시급하다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마침 정부도 AI 팩토리 500개 이상 구축, 제조AI센터 구축 등 제조업 AI 전환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투자와 속도를 더욱 높여야 합니다.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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