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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연임 가도에 파란불 켜졌나

은행

최근 우리금융지주가 숙원이었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 성공하면서 종합금융지주사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만년 4위 금융지주사 딱지를 떼기 위해서는 비은행 부문 포트폴리오 강화가 시급했고 이에 알맞은 우량 생명보험사 2곳을 인수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기 동안 부당대출 등의 사고가 터지며 입지가 흔들렸던 임종룡 회장이지만 향후 비은행 사업군 강화 계기가 될 이번 성과가 연임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어서다.보험·증권업 부활...핵심과제 완수하다최근 들어 금융당국은 금융지주사들의 회장 선출과 관련해 보다 투명한 절차와 관리를 요구하고 있다. 과거 금융지주 회장들이 자신의 연임을 위해 자행했던 불공정한 행위들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은 지난해 10월부터 지주 회장 승계 후보군을 중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석세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차기 회장 후보를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검증하기 위해 지난해 처음 도입된 제도다. 관리되는 후보군에는 우리금융의 주요 계열사인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금융캐피탈 ▲우리투자증권 등의 최고경영자(CEO)들이 포함된다.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금융지주사들은 앞으로 임기 만료 90일 전부터 승계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 우리금융의 경우 임 회장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되므로 올해 말부터는 승계 절차에 나서야하는 셈이다.다만 임 회장은 우리금융의 숙원 사업을 완성시키며 연임에 더욱 다가서려는 모양새다.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강화는 디지털 전환과 함께 임 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핵심 과제다. 이미 임 회장은 지난해 한국포스증권을 인수해 기존 계열사인 우리종합금융과 합병시켜 우리투자증권을 출범시켰다. 앞서 우리금융은 각각 2014년과 2015년, 보험 계열사(우리아비바생명)와 증권 계열사(우리투자증권)를 매각한 바 있다. 회장 취임 후 2년 만에 증권업과 보험업을 다시 부활시킨 셈이다.지난해 우리금융의 연간 순이익은 3조860억원으로 이중 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은 90% 이상으로 절대적이다. 하지만 동양생명(3143억원)과 ABL생명(1051억원)의 순이익이 더해지면 우리금융 내 비은행 부문 순이익 비중이 크게 상승할 수 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과거 금융지주사들의 희망 매물 1순위는 증권사였고 2순위가 보험사"라며 "실제 많은 금융지주사들이 증권사와 보험사를 모두 보유하고 있는 이유다. 우리금융 입장에서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시장에서 인수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부통제 강화·비은행 경쟁력 강화 관건임 회장은 지난 1980년대 초 행정고시 합격으로 관료계에 입문했다. 재정경제부와 기획재정부의 최고 요직인 종합정책과장과 경제정책국장을 거쳤고 기재부 제1차관을 맡기도 했다. 이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맡으며 금융계에 처음 입문했다가 지난 2015년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임명돼 다시 관계로 복귀했다. 그는 금융 관련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경제관료 이미지가 강하다. 2023년 임 회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선출됐을 당시 노조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후 임 회장은 회장 부임 초기 노조와의 만남에서 "관치에 대한 우려는 기우고 이를 직접 증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임 회장 재임 기간 관치금융 논란은 다소 수그러들었지만 오히려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그의 취임 후 우리은행 직원이 170억원대 횡령사고를 냈고 올해 2월에는 2300억원대 부당대출이 적발되기도 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우리금융에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을 주문 중이다. 향후 임 회장 재임 기간 동안 우리금융이 안정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또한 업계에서는 임 회장의 보험사 인수가 연임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평가한다.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실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의 경우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 현대증권(현 KB증권)을 인수한 뒤 핵심 계열사로 성장시키며 2014년부터 2023년까지 3연임에 성공한 바 있다. 현재 K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40%를 돌파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KB금융이 업계 리딩뱅크로 성장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것은 비은행 사업군들의 성장 덕분이었고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의 연임에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며 "남은 기간 비은행 사업군의 경쟁력이 더욱 강화돼 실질적인 지표로 입증된다면 임종룡 회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2025.07.14 09:00

3분 소요
"비은행 이익 비중 높여라"...보험사 인수한 금융지주사, 얼마나 성장했나

은행

우리금융지주가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품으면서 부족했던 보험 퍼즐 조각을 맞추는 데 성공했다.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은 “2001년 4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사를 설립한 우리금융그룹이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모든 금융 포트폴리오를 포괄하게 됐다”며 이번 인수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이와 관련 올 상반기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회장은 “보험사 인수를 위해 여러 가지 대안을 놓고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험사 인수에 나설 것임을 강조했다. 이처럼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보험사 인수로 수익 다변화, 서비스 확대 등 여러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보험사 인수합병(M&A)에 나섰던 금융지주사들의 성공적인 전례도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성공적인 보험사 인수 사례를 보여준 곳들이다. 두 회사 모두 생명·손해보험사를 인수하면서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그룹의 전체 실적을 크게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반면 하나금융지주는 보험사를 인수했지만 아직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하며 반전이 필요한 상황이다. 인수 후 합병...우량 보험사로 ‘우뚝’ KB금융은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현 KB라이프)을 인수하면서 이를 기반으로 수익 다변화에 성공한 대표적인 사례다.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은 재임기간(2014~2023년) 동안 2곳의 생·손보사를 인수하면서 KB금융이 지금의 5조원대 이익을 내는 데 있어서 성공적인 기반을 마련했다. 먼저 KB금융은 지난 2015년 LIG손보를 인수했다. 당시 LIG손보는 손보업계 시장점유율 13.8%를 확보하며 삼성화재·현대해상·DB손해보험과 함께 ‘빅4’로 불리는 대형 손보사였다. LIG손보 인수로 단숨에 업계 ‘빅4 손보사’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또한 KB금융은 지난 2020년 당시 상반기 자산규모 기준 업계 11위, 순이익 기준 5위권이었던 우량 생보사인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성공했다. KB금융의 생보 계열사였던 KB생명은 당시 총자산이 9조80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은 회사였지만 2023년 푸르덴셜생명과 합병 후 KB라이프생명으로 재탄생하며 총자산 34조원의 중대형 생보사로 재탄생했다. 두 회사는 인수 후에도 순항 중이다. KB손보와 KB라이프는 지난해 각각 8395억원, 2694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7.7%, 15.1% 늘어난 수치다. 신한금융의 생보사 인수 후 합병도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9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한 신한금융은 2년 후인 2021년 기존 계열사였던 신한생명과 합병을 통해 신한라이프생명을 출범시켰다. 이 회사는 출범 4년이 지난 현재, 총자산 59조원으로 ‘빅3 생보사’(삼성생명·한화생명·교보생명)에 이어 4위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지난해 순이익은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은행계 생보사들 중 압도적인 순이익 1위다. 올 1분기 순이익(1656억원)만 보면 업계 2위 한화생명(1220억원)을 제치기도 했다.다만 손보사 부문에서는 신한금융도 고전 중이다. 지난 2022년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인수해 디지털 보험사인 신한EZ손보를 출범시켰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보험설계사가 고객에 보험을 추천하는 ‘푸쉬(Push)영업’이 강점을 보이는 보험업권의 영업 특성상 온라인 보험 판매가 중심인 디지털 보험사들은 실적 면에서 고전하는 상황이다. 신한EZ손보는 지난해 17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하나금융의 경우 보험사 인수에 따른 혜택을 아직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0년 더케이손보를 인수해 하나손보를 출범시켰지만 지난해 기준 28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는 등 고전 중이다. 하나생명도 지난해 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하나금융의 비은행 실적에 보탬이 되지 못한 상황이다. 비은행 순이익 비중, 보험사 덕분에 ‘쑥쑥’2010년대 들어 국내 금융지주사들의 목표는 은행에 편중된 이익 기여도를 분산시키는 것이었다. 이자 이익에 집중된 은행 이익은 금융 환경에 따라 변동성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룹 내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이런 측면에서 KB금융과 신한금융은 보험사 인수로 이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 KB금융의 올 1분기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40%, 신한금융은 30%대를 넘어섰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10%대에 불과하다. KB금융과 신한금융 모두 보험사를 중심으로 한 실적이 상승하며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상승했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비은행 순이익 7735억원 중 보험계열사 순이익(KB손보 3135억원·KB라이프 870억)이 4005억원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우리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 덕분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리금융이 향후 어떤 방식으로 보험사를 운영해 그룹과 시너지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신한라이프와 KB라이프는 두 생보사가 통합돼 시너지가 나면서 경쟁력이 강화된 사례”라면서 “동양생명과 ABL생명도 보장성보험 위주의 유사한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어 굳이 따로 운영하는 방안보다는 합병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2025.07.14 08:00

4분 소요
동양·ABL생명 합병 준비 본격화…향후 시나리오는

보험

우리금융그룹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통합 작업을 본격화하며 자산 53조원 규모의 대형 생명보험사 출범을 눈앞에 두고 있다. 통합 생명보험사는 ‘우리라이프’(가칭)이라는 신규 브랜드로 출범할 가능성이 높으며, 이번 합병을 통해 국내 5위권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는 단순한 외형 확장을 넘어,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에서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완성과 함께 향후 보험업 시너지를 극대화할 핵심 국면으로 분석된다. 특히 ▲자본건전성 ▲노사협상 ▲계열사 간 융합 전략 등의 다양한 과제가 동시에 놓여있는 만큼, 향후 통합 추진 전략에 금융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보험업계에 따르면 동양생명과 ABL생명은 7월 1일부로 우리금융의 자회사로 공식 편입되며, 인수 절차가 최종 마무리됐다. 앞서 우리금융은 지난해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으로부터 동양생명 지분 75.34%를 1조2840억원에, ABL생명 지분 100%를 2654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올해 1월 15일 금융당국에 인수 승인 심사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바 있다.2024년 말 기준, 동양생명의 자산은 34조5776억원, ABL생명은 18조6651억원으로, 합병 시 총자산은 53조2427억원에 달한다. 이는 NH농협생명(53조2536억원)과 유사한 수준으로, 통합 법인인 ‘우리라이프’(가칭)가 출범할 경우 국내 생명보험사 가운데 자산 기준 5위권에 안착할 전망이다.생보업계 자산 기준 상위사는 ▲삼성생명(275조3211억원) ▲교보생명(122조4090억원) ▲한화생명(122조1350억원) ▲신한라이프(59조5178억원) 순이다. 우리라이프는 이들 ‘빅4’에 이어 업계 5위 생보사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하게 됐다. 자본 건전성 ‘빨간불’ 해소 시급…K-ICS 비율 안정화 ‘핵심 과제’다만 합병 이후에도 해결해야 할 내부 과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먼저 K-ICS(신지급여력제도) 기준의 자본건전성 지표 안정화가 핵심 과제다.동양생명의 K-ICS 비율은 올해 1분기 기준 127.2%로 금융당국 권고치인 130%를 소폭 하회하며 자본 건전성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K-ICS는 보험사가 보유한 자본 대비 리스크 감내 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지표다. 수치가 낮다는 것은 위기 상황에서 보험금 지급 여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금융당국은 통상 150% 이상을 양호하게 보며, 130% 미만일 경우 주의를 요구한다. 동양생명은 향후 ▲자본 확충 ▲리스크 조정 ▲자산운용 구조 재편 등 다각적인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 추가적인 재무 건전성 악화 시 당국의 관리감독 강화나 경영개선 요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양생명은 약 6000억원 규모의 해외 채권 발행으로 단기 유동성을 확보했으며, 3분기 말 K-ICS 비율은 일정 수준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ABL생명 역시 같은 기간 K-ICS 비율이 104.6%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100%)에 근접했던 만큼 자본 건전성 개선은 여전히 시급한 과제 중 하나로 남아있다. 앞서 금융당국의 수시 재평가 제도에 따라 2월 28일 자로 경과조치 신청을 완료하고, 3월 말 기준 재 산출된 자본감소분을 가용자본에 포함함으로써 K-ICS 비율을 167.96%까지 상승시켰지만, 이는 합병 이후 초기 재무 안정성 확보를 위한 선제적 대응일 뿐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업계 한 관계자는 “자본 보강과 리스크 조정, 수익구조 개선 등 전방위적인 대응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며 “두 보험사 모두 자본 확충과 함께 그룹 내 계열사와의 융합 체계를 조기에 정착시키는 것이 시너지 창출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노조 협상 ‘뇌관’…고용 안정·조직 안착 ‘관건’노조와의 협상 또한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양사 노조는 ▲고용 안정 ▲단체 협약 승계 ▲독립 경영 보장 ▲매각 위로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동양생명 노조는 파업 찬반 투표에서 95.7%의 찬성률을 기록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노사 갈등이 심화될 경우 통합 일정 차질은 물론 내부 조직 안정성 저하, 직원 사기 하락 등 복합적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고용 보장과 조직 통합 방향성에 대한 노조와의 접점을 조기에 형성하는 것이 조직 안착의 속도와 안정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영업 채널과 주력 상품 통합 역시 향후 풀어나가야 할 숙제로 꼽힌다. 동양생명은 전속 설계사 중심의 대면 채널과 사망·질병 중심의 전통적인 보장성 포트폴리오를 고수해왔다. 반면 ABL생명은 GA(독립법인대리점) 채널 확대와 변액·저축성 보험 강화, 비대면·디지털 영업에 주력해왔다.우리금융은 향후 이처럼 상이한 두 회사의 채널 전략을 융합해 영업 협업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보험 청약부터 언더라이팅, 보험금 지급까지 전 과정에 인공지능(AI) 기술을 단계적으로 도입하고, 은행 채널을 활용한 보험상품 판매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점포를 활용한 요양·헬스케어 신사업 진출 등 디지털 기반의 전략 전환을 병행해 통합 생보사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업계 안팎에선 통합 초기 1~2년이 조직 안착과 영업 정상화의 성패를 좌우할 핵심 시기로 내부 갈등 최소화와 리더십 안정적 확보가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위한 전제 조건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보험사 통합은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에서 존재감을 본격적으로 키울 수 있는 전환점”이라며 “자본 건전성 회복, 노사 통합, 계열사 간 융합 등 구조적 과제를 얼마나 치밀하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우리라이프’의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07.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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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조각투자, 제도권으로… 누구나 소유하는 시대 연다” [이코노 인터뷰]

증권 일반

“자본이 많지 않아도, 건물의 가치에 함께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소유’를 운영하는 루센트블록은 이 같은 질문에서 출발해 누구나 공간의 가치에 투자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 왔다. 2022년 4월 첫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지금까지 11개 상업용 부동산을 공모했고, 전량 완판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이제는 제도권 편입을 위한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하며, 본격적인 금융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는 허세영 루센트블록 대표를 직접 만나 향후 경영전략과 목표에 대해 들었다.허 대표는 “소유의 본질은 기술이나 투자 수단이 아니라, 모두가 자산의 일부를 경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라며 “우리는 금융상품을 만드는 게 아니라, ‘소외 없는 금융’의 방식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허 대표는 “조각투자가 기존 리츠나 펀드와 가장 다른 점은 ‘선택의 자유’와 ‘직접성’에 있다”며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지역, 건물 유형, 상권을 기반으로 자산을 고를 수 있고, 환금성 역시 주식처럼 유연하게 설계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수익률이 아닌, 공간과의 정서적 연결감이 장기적으로 투자 유지율에 영향을 준다”며 “우리는 소유주가 ‘가치를 함께 만든다’는 경험을 통해 진짜 의미 있는 부동산 참여가 가능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루센트블록은 최근 금융위원회에 ‘비금전신탁 수익증권 발행 기반 투자중개업’ 예비인가를 신청했다. 이는 조각투자 플랫폼 최초의 사례 중 하나로, 샌드박스 체제에서 정식 금융 인가 체계로의 이행을 본격화한 셈이다. 허 대표는 “제도권 진입은 투자자 신뢰 확보의 핵심”이라며 “안전한 금융 시스템 위에서 자산을 유통하고 보호할 수 있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루센트블록은 이미 신탁사·증권사·예탁결제원 등과의 협력 체계를 구축해 수익증권 발행 및 전자등록, 예치금 관리 등 전 과정을 제도권 수준에 맞춰 운영하고 있다. 허 대표는 “기술 기반보다는 오히려 제도적 신뢰, 법적 투명성이 중요한 시대”라며 “실질적인 인프라를 선제적으로 마련해온 만큼, 정식 인가를 통해 서비스의 공공성과 안정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그는 또 “비금전신탁 수익증권은 리스크 분산과 법적 명확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며 “이는 단순히 기술 혁신이 아닌, 금융 질서 내에서 설계된 진입 방식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또한 오는 9월부터는 유통 관련 투자중개업 인가 제도도 신설될 예정이어서, 루센트블록은 유통 라이선스 확보 역시 준비 중이다. 허 대표는 “이미 내부적으로 기술 인프라와 보안 체계를 갖춰둔 상태”라며 “정책 변화에 맞춰 대응하고, 서비스의 법적 안정성을 더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루센트블록 외에도 카사, 펀블 등 주요 플랫폼이 속속 예비인가를 신청한 가운데, 조각투자 산업 전반이 제도권 진입을 통해 신뢰 기반을 갖춘 ‘투자시장 2.0’으로 전환하는 흐름을 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 금융투자 플랫폼 아냐” 말하는 이유현재 루센트블록의 플랫폼 가입자는 40만명을 넘어섰고, 이 중 70%가 MZ세대, 40%가 여성이다. 허 대표는 “기존 금융시장에 없던 방식의 접근이 MZ세대의 니즈와 맞아떨어졌다고 본다”며 “단순 투자 이상으로 공간에 감정적으로 참여하고, 실제로 그 공간을 방문하는 구조를 통해 새로운 세대의 투자 감수성을 자극하고 있다”고 말했다.루센트블록은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도 제도권 수준의 인프라를 갖췄다. 신탁사를 통해 자산을 수익증권화하고, 이를 전자등록시스템으로 관리한다. 고객 예치금은 하나증권을 통해 별도 예치되고, 모든 거래 기록은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통해 위변조 방지 구조로 운영된다.허 대표는 “블록체인은 수단일 뿐, 고객이 체감하는 본질은 소유의 안정성과 신뢰”라며 “기술보다는 결국 고객이 믿고 투자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루센트블록은 또 다른 강점으로 ‘지역 상권과의 연결’을 꼽는다. 허 대표는 “투자자와 소비자가 실제 공간을 경험하면서 상권과 자산의 가치를 함께 만드는 구조를 설계하고 있다”며 “대전, 수원, 전주 등 주요 공모 건물들은 지역성과 문화성을 동시에 가진 자산들로, 상권과 커뮤니티가 함께 성장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이어 “우리는 단순한 금융투자 플랫폼이 아니라, 도시와 사람이 연결되는 방식을 설계하고 있다”며 “결국 투자자, 임차인, 지역이 함께 수익과 가치를 공유하는 구조가 지속가능한 도시 투자의 방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대전 창업스페이스와 수원 행궁 뉴스뮤지엄, 전주 한옥 호텔 프로젝트 등을 예로 들며 “이용자가 직접 소비자이자 투자자가 되는 구조는 상권 전체에 긍정적인 파급력을 준다”며 “투자 수익률을 넘어서서 도시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모델이자, ESG 관점에서 지속 가능성을 가진 프로젝트”라고 강조했다.실제로 루센트블록은 대전시, 하나은행과 함께 진행한 ‘하나 스타트업파크’ 프로젝트를 통해 공공·민간·지역이 협력하는 조각투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허 대표는 “지역 단위로 자금을 유입하고, 투자자가 공간과 사업의 생태계 일부가 되는 구조는 한국형 STO(토크증권발행)의 또 다른 해석”이라며 “기술 기반이 아닌 철학 중심의 구조 설계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향후 사업 방향에 대해 그는 “단기적인 숫자보다 철학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큰 틀 안에서, 모두가 소외되지 않고 자산에 접근할 수 있는 방식을 계속 설계해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허 대표는 마지막으로 “우리는 ‘소유의 방식을 재정의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며 “고객이 새로운 방식으로 자산을 경험하고, 지역과 연결되며, 공동의 가치를 만들어 나가는 구조가 진짜 혁신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2025.07.1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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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품었다…종합금융그룹 마지막 퍼즐 완성

은행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며 숙원 사업이던 보험업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보험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수익성 확대를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퍼즐은 맞춰졌다…진짜 승부는 지금부터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7월 1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 우리금융이 2024년 8월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1조5493억원에 두 보험사 지분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은 지 약 10개월 만에 이룬 결실이다.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로 우리금융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현 iM생명)을 매각한 지 11년 만에 다시 생명보험업에 진출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동양생명 대표로,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ABL생명 대표로 선임했다.그동안 우리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8월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했다. 이어 보험업 진출까지 마무리하면서 은행·증권·보험 등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지난 1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이 2001년 4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이후,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전체 금융 포트폴리오를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다시 완성하게 됐다”며 “지난해 3월 예보(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입·소각으로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데 이어 1등금융그룹 재도약을 위한 여정에 큰 걸음을 내디딘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보험 필두로 비은행 강화…은행 의존도 낮춰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목멘 이유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강화에 있다. 은행업에 편중된 수익구조는 금리와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은행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 순이익은 3조394억원으로, 우리금융그룹 순이익(3조860억원)의 98.5%를 차지한다.이번에 편입한 동양생명·ABL생명은 긴 업력과 탄탄한 판매채널이 강점으로 업계 대형급 수준의 고객·자산·이익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자산 및 수익규모 증대, 비은행 비중 확대 등 재무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을 그룹의 비은행 부문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방카슈랑스 ▲법인보험대리점(GA)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보험상품 판매 기반을 넓힐 예정이다. 보험 심사와 지급 절차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또한 은행·증권·자산운용·카드 등 다른 계열사와도 긴밀히 협력해 공동 상품을 출시하고, 자산관리(WM) 및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도 통합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헬스케어와 요양 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하반기 그룹 수익 개선 효과…신뢰 회복은 과제동양·ABL생명 인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2조9971억원으로 작년(3조860억원)보다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사 인수 효과가 반영되기 전의 추정치로,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에 따른 증액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기준 우리금융 비은행 순이익은 2080억원인데, 단순 계산하면 보험사 편입만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내 동양생명 및 ABL생명의 7월 연결 편입으로 자본비율 하락은 최소화 되면서도 그룹 이익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보험 계열사 확보로 비로소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지만, 중요한 건 인수 이후의 운영 전략이다. 향후 생보사 통합 여부, 디지털 보험 채널 강화,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이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떠오른다.특히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 위상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추후 과제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이슈로 보험사 인수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앞서 우리은행에서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불법 대출과 2000억원대 부당 대출 등 내부통제 실패가 드러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경영평가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했고, 일각에선 이를 보험사 인수 ‘적신호’로 해석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부통제 개선 등을 전제로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지만, 우리금융은 인수 막판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승인조건으로 내건 내부통제 및 재무구조 등 혁신방안을 차질 없이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실시, 솔루션 도입 등을 추진한다.우리금융 관계자는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2025.07.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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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맨만큼 내 땅이잖아요”...100배 성장하겠다는 이학준 플로우 대표의 포부 [이코노 인터뷰]

산업 일반

“AI(인공지능) 퍼스트 시대로의 전환. 플로우에겐 완전한 기회이죠. 이 황금시기를 놓치지 않고 앞으로 100배 더 성장할 것입니다.”국내 협업툴 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플로우' 운영사 마드라스체크 이학준 대표의 포부다. 지난 2015년 마드라스체크를 창업하고 10년간 사업을 키워온 이 대표는 창업 당시는 모바일 퍼스트 시대였고, 지금은 AI 퍼스트 시대로 변화하면서 다시 한번 더 사업의 확장성을 자신했다. 는 이 대표를 만나 그가 말하는 기회의 이유와 앞으로의 포부 등을 물었다. 이 대표는 기회를 놓치지 않는 일명 '행동파' 사업가다. 마드라스체크의 첫 시작도 그랬다. 창업 전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SW) 개발사인 웹케시에 근무하던 그는 사내벤처로 사업을 시작했고 당시 모바일 중심의 전환 기회를 엿봐 스핀오프 형태로 마드라스체크를 창업했다. 대학 시절 행정학과를 전공한 그가 IT 기업을 창업하니, 주변에서는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컸지만 그는 행동으로 자신만의 길을 나섰다. 또 창업 후, 2년간 무료 형태로 운영하던 플로우를 과감하게 유료 구독제로 바꾼 것 역시 성공적이었다. 2019년 세계적으로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하면서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들이 온라인, 모바일 중심의 협업툴 플로우를 앞다퉈 찾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굵직한 대기업과 공기업 등에서 플로우를 이용하기 시작했고, 이는 즉각적인 영업이익 상승세뿐 아니라 차후 영업 확장성을 도와주는 레퍼런스(참고 사례)도 됐다. 이 대표는 “새로운 툴이기 때문에 마케팅적으로 레퍼런스가 중요했는데, 코로나19때 엔터프라이즈급 기업들을 다수 유치하며 레퍼런스도 자연스럽게 생겨어요”라며 “사실 큰 기업, 공공기관일수록 같이 작업하기엔 어려운 것이 사실이긴 해요. 작업 프로세스도 복잡하고 구매 과정도 까다롭고 요청사항도 훨씬 많죠. 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과정을 거치면서 서비스가 더 정교해지고 단단해졌죠”라고 말했다. 그 결과 현재 플로우 고객사로는 삼성 계열사, 현대차 계열사, 금융기관, 공공기관 등이 있다. 협업툴에 AI 기능 넣은 플로우 직원 복지 개선에도 적극적이었다. 모든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기로 한 것이 대표적이다. 물론 우수 직원과 신규 입사자 등의 차등은 있지만 모든 직원에게 스톡옵션을 준다. 이 덕분에 퇴사율은 15%로, 동종업계에서 낮은 퇴사율을 기록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는 직원의 복지이기도 하면서도 자신의 고민을 덜어주는 방법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창업 후 가장 어려웠던 점이 직원 관리였어요. 어떻게하면 젊은 직원들에게 동기 부여를 주고, 회사의 로열티를 갖고 장기간 함께 일할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했었어요. 고민 결과 내가 다니는 회사가 잘 되면, 나도 잘 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갖도록 하면 되겠더라구요. 그래서 스톡옵션을 모든 직원에게 주기로 했죠. 지분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나중에 상장을 하거나 기업 가치가 오르면 모든 직원들이 함께 재산이 늘 수 있는 거죠.”이제는 플로우에 AI 기능을 넣는 것으로 새 도약에 나섰다. 이 대표는 플로우만의 AI 기능인 ‘메이트X’를 소개했다. 주요 기능으로는 ▲AI 스마트 검색 ▲AI 인사이트 보고서 ▲AI 프로젝트 마법사 ▲AI 옴니 어시스턴트 ▲AI 리마인더 및 미팅 노트 등이다. 먼저 AI 스마트 검색은 사용자가 자연어로 질문하면 내부 데이터뿐 아니라 구글 워크스페이스 등 외부 서비스 데이터까지 통합 검색해주고, AI 인사이트 보고서는 사용자가 원하는 내용을 프롬프트(명령어)로 입력하면, 웹 형태의 자동 보고서를 생성해준다. AI 프로젝트 마법사는 사용자가 간단한 입력만 하면 기존 데이터를 분석해 프로젝트와 업무 목록을 자동 생성하고 AI 옴니 어시스턴트는 카카오톡, 이메일 대화 내용을 분석해 업무를 추출하고 플로우에 바로 등록해준다. 또 AI 리마인더 및 미팅 노트는 아침마다 일정과 지연 업무를 정리해주고, 회의 내용을 자동으로 녹음하고 정리, 요약해준다. 이 기능들은 7월부터 순차적으로 공개된다. 이 대표는 자신있게 말했다. “기술을 위한 기술은 없어요. 사람을 위한 기술만 존재하죠. 플로우의 이번 AI 기능 역시 철저히 사용자의 편리성을 위해 개발됐죠. 10년간 협업툴을 운영하며 쌓인 노하우에 최신식 기술인 AI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어느 협업툴보다 편리한 사용성을 자신해요.” 역전 기회 노리는 야심찬 후발주자 AI 기능 개발과 함께 그가 행동에 나선 부분은 해외 사업이다. 지난 2년간 해외 진출을 준비했고 현재 미국, 영국, 일본 등에 법인을 운영 중이다. 그가 해외 사업에 가능성을 본 이유는 협업툴이 세계적으로 공통된다는 점을 깨닫고서다. 이 대표는 “HR(인적관리)이나 회계, 세무분야 같은 경우는 각 나라마다 기준과 운영 형식이 다르지만, 회의를 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등 협업툴은 세계적으로 공통되죠. 구글 메일, 구글 드라이브 등을 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라며 “기능적으로 뛰어난 협업툴은 이미 보유하고 있고 여기에 각 나라에 맞는 언어적 지원만 된다면 많은 해외 사용자를 유치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100배 성장하겠다는 포부의 근거도 해외 사업 확장이다. “AI 전환의 시기. 지금처럼 전환의 시기가 바로 플로우와 같은 신규 후발주자가 선발주자를 역전할 수 있는 진입장벽이 가장 낮은 시기지요. 기존 글로벌 협업툴 강자들이 AI 기능을 이미 갖추고 운영하고 있었다면 대결하기 힘들었겠지만, 지금은 모두 출발선상에 있으니까요. AI를 잘 접목해서 역전의 승자로 나설 것입니다. 제가 요즘 제일 좋아하는 말이 있어요. 헤맨만큼 내 땅이다. 저는 10년간 그리고 지금도 신기술을 접하며 헤매고 있죠. 하지만 그만큼 저는 단단해졌어요. 모두 제 땅이예요.(웃음)”

2025.07.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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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시대, 스타트업이 투자유치에 성공하는 방법 [순화동필]

전문가 칼럼

영화를 보면 자주 등장하는 대사가 있다. ‘누구도 믿지 마라.’태국이 정치인의 통화 내역의 유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패통탄 친나왓(Paetongtan Shinawatra) 태국 총리가 자국 군 간부를 험담하는 통화 내용이 유출되면서 취임 10개월 만에 최대 위기에 봉착했다. 이 통화 상대이면서 음성 파일 유출 당사자는 다름 아닌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한 뒤 2023년 퇴임한 훈 센(73) 전 캄보디아 총리다.패통탄 총리는 6월 15일 통화에서 지난 5월 28일 발생한 태국-캄보디아 국경 분쟁과 관련하여 태국군 지휘관을 반대편이라고 지칭하면서 비판했다. 또한 그 사령관이 국경 문제에 대해 ‘반정부적 정서’를 조장하고 있다고 언급하며 훈센 전 총리에게 “필요한 것이 있으면 말만 해라. 내가 처리하겠다”라고도 한 내용의 전체 녹음파일을 훈센 전 총리가 6월 18일 자신의 공식 페이스북에 게시하면서 태국이 발칵 뒤집어졌다.그 이후 태국의 수도인 방콕에서는 대규모의 집회가 열렸다. 7월 1일 태국 헌법재판소는 패통탄 태국 총리에 대해 직무 정지 명령을 내렸다. 헌재의 결정 직전의 당일 아침, 태국 국왕이 새 내각 구성안을 승인했는데 여기에 패통탄 총리는 스스로 문화부 장관 겸직으로 이름을 올려 문화부 장관 자격으로 내각에 참가해 여전히 국정 운영에 관여하고 있다. 태국 총리로 인한 정치 불안, 경제성장률 2% 아래로 태국 연립정부 제2당이 상기 통화 유출 이후 연정 탈퇴를 발표했지만 간신히 과반수를 유지하고 있다. 패통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은 9%까지 떨어졌고, 군부의 쿠데타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이러한 정치적 불확실로 인하여 태국은 주요 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고, 최초 36%의 상호 관세를 통보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은 차질을 빚고 있다. 이에 따라 2024년 2.5%의 경제성장률로 동남아시아 주요국 중에서도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태국은 올해에는 2% 이하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은 현재 폐쇄됐고, 이로 인해 두 나라 모두 막대한 피해를 보고 있다. 태국에서 육로로 캄보디아를 거쳐 베트남까지 도로가 연결되어 있다. 이 도로를 통해 태국은 상대적으로 싼 원자재를 캄보디아와 베트남으로부터 가져오고 이를 가공해 제품으로 만들어 다시 캄보디아와 베트남에 수출하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막혀 버린 것이다. 만약 다시 국경이 열리지 않는다면 향후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통화의 내용 중 흥미로운 부분이 있다. 패통탄 총리는 통화에서 훈센 전 총리를 ‘삼촌’이라고 부른다. 이것을 보면 공적 대화라기 보다는 사적 통화에 가까운 것이다. 패통탄의 아버지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군부 쿠데타로 실각했을 때 훈센은 2009년 탁신을 캄보디아 경제고문으로 임명하며 도피처를 제공하는 등 두 가문은 약 30년간 친하게 지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훈센은 게다가 지난 6월 27일 TV 연설에서 ‘주변국, 특히 캄보디아와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새 총리가 태국에 나타나기 바란다’라고 말했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의 딸 때문에 탁신과의 30년 우정이 깨졌다’라는 글까지 남기며 사실상 두 가문이 결별했음을 시사했다. 인도네시아 전·현직 대통령의 갈등 불거져 두 가문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는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다. 대부분 5월 28일 태국 북동부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총격으로 인해 캄보디아 군인 1명이 사망한 것을 원인으로 삼고 있지만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많다. 탁신 가문을 계속 비판하고 있는 훈센과는 달리 패통탄 총리는 ‘훈센과의 통화는 사적 대화였으며, 공개 되어선 안 되는 내용’이라면서 ‘(훈센에게)충성을 맹세한 것이 아니라 협상을 위한 전략이었다’라고 해명했다. 패통탄의 말을 빌리자면 믿었던 삼촌에게 배신을 당한 것이다.지금 표면화되진 않고 있지만 인도네시아도 조용히 두 가문의 결별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80%의 지지율을 가지고 정치 왕조 구축을 꿈꾸던 조코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정치적 경쟁자인 프라보워 수비안토 현 대통령과 손잡고 2024년 대선에서 선거법까지 바꿔가며 큰아들인 기브란을 부통령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지난 6월 초 인도네시아 퇴역 장성들이 기브란 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탄핵 이유는 기브란 부통령이 후보가 되는 과정에서 헌법재판소 부정이 있었고, 과거 그가 소셜미디어에서 프라보워 대통령을 비하한 의혹이 있다는 점, 국정 운영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 등을 꼽았다. 이에 따라 전·현직 대통령 간 권력 다툼이 시작되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지난해 선거 당시 프라보워 대통령은 국방과 외교를 담당하고 나머지는 부통령이 관장할 것이라고 두 가문 간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대통령 당선부터 취임까지 실제 그러한 모습도 보였으나 대통령 취임 이후 부통령에 대한 소식은 거의 언론에 나오지 않고 있다. 아들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 정치 왕조를 이어가려던 조코위 전 대통령의 꿈이 무산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권력은 비정한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정치에 있어서는 믿을 사람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사례로 충분할 듯하다.

2025.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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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무장한 삼성, 생활 설계한 LG…두 기업의 인도 접근법

IT 일반

인도에서 한국 가전을 대표하는 두 기업이 맞붙는다. 주인공은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들은 인도라는 새로운 격전지에서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데, 전략은 서로 다르다. 삼성은 인공지능(AI)과 사용자 경험(UX)을 앞세운 반면, LG전자는 프리미엄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는 같다. 바로 '인도 가정의 표준 브랜드'다.기술의 삼성인도는 삼성전자에게 전략적 비중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글로벌 생산거점이자 소비시장으로서의 역할을 수행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 노이다(Noida) 공장은 지난 2018년 현지에 개설된 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으로 자리잡았다. 초기 연 6700만대 생산 규모는 최근 1억2000만대로 확장됐다.또 삼성전자는 인도 정부의 ‘메이크 인 인디아’(Make in India) 정책과 연계해 인도에서 설계·회로기판 어셈블리(PCBA·회로 기판에 부품을 장착하고 납땜하는 과정)·조립·완제품 생산을 모두 수행하고 있다. 실제 삼성 인도 법인은 노이다 공장이 전 세계 삼성 스마트폰 생산의 25%를 담당한다는 점을 근거로 12억4500만 루피(약 19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받기도 했다.글로벌 수출 거점을 넘어 삼성전자는 AI를 통해 인도 내부를 공략 중이다. 스마트폰부터 TV, 오디오 기기까지 전 라인업에 AI 기능을 탑재하며 현지 소비자 공략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다양한 제품군이 스마트싱스(Smart things) 생태계와 연동된다. 삼성전자의 AI와 연결성이라는 키워드가 맞물려 ‘AI의 대중화’라는 톱니바퀴가 작동하는 셈이다.대표 주자는 갤럭시 S25 시리즈다. 플래그십 모델인 S25 울트라(Ultra)를 비롯해 전 라인업에 탑재된 ‘갤럭시 AI’는 단순 번역이나 검색을 넘어, AI 기반 이미지 처리 엔진(ProVisual)기반의 카메라 최적화, 문맥 인식 기반의 요약 기능, 이미지 생성을 포함한 생성형 AI 편집 도구 등으로 무장했다. 이와 함께 출시된 갤럭시 M36 5G 역시 보급형임에도 핵심 기능을 일부 이식받아, 중가 시장에서도 제 역할을 수행 중이다.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현지 IT 전문지 인디아 투데이(India Today)는 최근 리뷰에서 “S25는 단순히 좋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AI를 일상 속으로 끌어들인 전환점”이라며 “카메라, 디스플레이, 성능 모든 면에서 견고하며, AI 기능은 시간이 지날수록 진가를 발휘한다”고 호평했다.중가 시장에 새롭게 투입된 갤럭시 M36 5G 역시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 테크 전문 미디어 플랫폼 Gadgets360은 “AI 기능이 이 가격대에 처음 들어왔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준을 바꿨다”며 “제미나이 라이브(Gemini Live), AI 기반 편집툴, 오브젝트 이레이저(Object Eraser) 등은 단순한 ‘보급형’의 정의를 새롭게 쓰고 있다”고 평가했다.TV 부문도 예외는 아니다. 삼성은 올해 인도에 ‘비전 AI’ 기반 TV 라인업을 대거 투입했다. Neo QLED 8K·4K, OLED, QLED, 더 프레임 등 주요 시리즈는 AI 기반 화질 엔진이 콘텐츠의 종류와 주변 환경에 따라 자동으로 명암비와 선명도를 조정한다. 여기에 사용자 시청 패턴을 분석해 개인화된 콘텐츠를 추천하고, 실시간 에너지 소비량을 조절하는 AI 에너지 세이빙 기능도 내장했다. 비플레시 당(Viplesh Dang) 삼성 인디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현지 인터뷰에서 “TV는 이제 더 이상 검은 화면이 아니라, 집 안 전체를 연결하는 지능형 허브”라며 “이 기술은 사람들의 일상 속 TV 사용 방식에 직접 연결되며, 보편적 가격대로 제공돼 접근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섬세함의 LGLG전자는 ‘현지 맞춤 프리미엄’을 앞세워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곰팡이 방지 TV, 모기 퇴치 기능이 들어간 에어컨 등 고온 다습한 인도 기후에 최적화된 제품들은 전략의 산물로 통한다. LG전자가 인도 시장에서 내세운 핵심 무기는 ‘현지 맞춤형 기술’이다.현지에 맞춰진 기술은 대체로 섬세하다. 냉장고는 인도 가정의 채소 소비 패턴에 맞춰 ‘무균 야채 보관 칸’을 채택했고, 세탁기는 사리(인도 전통의상)도 직접 세탁할 수 있는 ‘6모션 DD 세탁기’를 전면에 내세웠다. 여기에 전기 공급이 불안정한 농촌 지역까지 염두에 둔 저전력 가전 제품군도 확대하고 있다. 가전 제품군에는 항곰팡이·항균 등의 소재 기술도 적용된다. LG전자는 고온·다습 환경에서도 곰팡이가 쉽게 자라지 않도록, 인도 지역에서 항곰팡이·항균 소재를 가전제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 소재는 유리 분말 형태로 플라스틱·페인트에 적용되는데, 내부 플랫폼과 부품에 곰팡이가 번식하는 것을 사전에 억제하도록 설계됐다.특히 TV의 경우, ‘모이스쳐 프로텍션’(Moisture Protection) 기능이 적용된 모델들이 현지에 본격 출시됐다. 모이스처 프로텍션기능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TV 내부의 곰팡이·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첨단 기술이다. LG전자의 이같은 기술력은 생활 맞춤형 프리미엄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이 같은 노력 덕분에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이미 ‘국민 가전’에 가까운 위상을 굳혔다. 각종 수치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LG는 인도 세탁기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며 1위(33.5%)를 차지했고, 냉장고 부문에서도 28.7%로 선두를 유지했다. 특히 에너지 효율이 중요한 인도 여름철 소비 특성을 반영한 인버터 에어컨 시장에서는 19.4%의 점유율로 경쟁사들을 따돌렸다. 지난 2023년 기준 OLED TV 부문 점유율이 무려 90%에 달하는 등 사실상 ‘안착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현재 LG전자는 인도 시장에서 안착기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지만, 이 자리는 언제든 빼앗길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며 “인도처럼 거대한 시장을 노리는 기업들은 다수기 때문에 방심하면 순식간에 넘어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이어 “현재 글로벌 기업들은 모두 ‘이중 전략’을 취하고 있는데, LG전자 역시 어떤 제품이든 프리미엄, 중저가, 보급형까지 세분화된 차별화 전략을 통해 대응해야 한다. 어느 하나에만 집중해서는 인도 시장에서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2025.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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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게임 확장에 나선 게임사들…국내 서비스는 언제쯤?

IT 일반

최근 국내 게임사들이 블록체인 게임 사업 확장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여전히 법적으로 블록체인 게임을 통한 환전 행위가 불법으로 규정돼 서비스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무조건 틀어막기보다는 정부가 규제 완화에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은 근본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다. 블록체인 게임이 기존 게임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대체불가토큰(NFT) 등을 활용해 게임 내 자산을 유저가 통제하고 소유한다는 점이다. 기존 게임에서는 이용 약관을 근거로 게임 내 최종적인 자산을 게임 개발사가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게임 자산을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불가능했다.게임 내 자산을 유저가 통제하고 소유할 수 있어 반면 블록체인 게임 내 자산은 이용자 것이다. 개인 간 거래도 자유롭다. 아울러 A게임 자산을 같은 블록체인 기반의 B게임으로 이동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 통용되던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블록체인 게임의 경우, 게임 내 자산을 암호화폐로 바꿔 실물경제에도 사용할 수 있다. 게임을 통해 실제 돈을 버는 것이 가능한 셈이다. 국내 게임 중에는 위메이드가 서비스했던 ‘미르4’ 글로벌 버전이 대표적인 블록체인 게임으로 꼽힌다. 유저들은 미르4 글로벌 버전 게임 내에서 ‘흑철’을 채굴해 이를 ‘드레이코’라는 게임 코인으로 바꿀 수 있었다. 드레이코는 다시 위메이드가 발행한 암호화폐 ‘위믹스 코인’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위믹스 코인은 여러 글로벌 거래소에 상장된 만큼 이를 현금화할 수 있었다.물론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따가운 시선도 존재한다. 하지만 유저 입장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거는 기대가 클 수 밖에 없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2018년 작품 ‘레디 플레이어 원’처럼 게임 내 가상재화를 실제 생활에서 쓰게 되는 날을 기다리는 유저들이 적지 않다. 위메이드를 포함해 블록체인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목표는 게임 내 재화를 실물경제와 연동하는 것이다. 게임 내 재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한 후 해당 암호화폐를 현실에서 경제활동을 하게 만드는 방식이다. 이미 여러 아이템 중개 사이트에서 게임 내 아이템을 현금으로 사고팔고 있는 상태다. 다만 해당 거래의 경우 게임사 약관에 위배된다는 점에서 공식적인 경제 활동으로 보기 어렵다.현재 국내에서는 가상자산을 수익화하거나 현금으로 전환할 수 있는 형태의 게임을 서비스할 수 없다. 게임산업법상 게임에서 획득한 점수, 경품, 게임머니 등 유·무형의 결과물을 환전 또는 환전 알선하는 행위는 전면 금지되는데, 게임물관리위원회는 이 조항에 근거해 블록체인 게임의 토큰이나 NFT도 환전 가능한 불법 경품이라고 본 것이다.국내 서비스는 여전히 막혀있지만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 출시를 통해 여러 블록체인 게임을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국내 게임업계 맏형 넥슨은 지난 5월 대표 지식재산권(IP)인 ‘메이플스토리’를 바탕으로 개발한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을 글로벌 시장에 선보였다. 블록체인 게임 ‘메이플스토리N’ 선보인 넥슨메이플스토리N은 메이플스토리의 세계관을 확장한 프로젝트다. 수집과 육성 중심의 게임 플레이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해 차별화된 경제 시스템을 구현했다.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으며, 캐릭터 수집·육성과 전투를 중심으로 한 RPG 콘텐츠를 제공한다.이용자는 다양한 캐릭터와 희귀 아이템을 수집해 성장시킬 수 있다. NFT로 전환한 캐릭터와 아이템은 마켓플레이스에서 거래할 수 있다. NFT로 발행된 자산은 캐릭터의 성장 이력이나 업적까지 온체인에 기록된다. 단순 수집을 넘어 ‘디지털 자산화’ 가치를 부여하는 셈이다. 게임 내 재화 발행량과 공급에 제한을 두는 방식으로 실물경제와 유사한 흐름을 설계했다. 인플레이션을 방지하고 자산 희소성과 교환 가치를 유지한다는 취지다. 게임의 주요 유틸리티 토큰 NXPC는 바이낸스 알파와 업비트, 빗썸 등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에 상장됐다. NXPC는 메이플스토리N 내에서 아이템 제작, NFT 전환 등 핵심 경제 활동에 사용되는 토큰이다. 다만 블록체인 게임 서비스가 제한된 한국과 중국, 북미 등 일부 지역에서는 메이플스토리N을 이용할 수 없다.컴투스홀딩스는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를 구축하고 암호화폐 엑스플라를 발행 중이다. 현재 엑스플라는 국내외 거래소에 상장된 상태로, 최근 이더리움과의 연동을 완료해 멀티체인 전략을 본격화했다. 최근 블록체인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넥써쓰도 블록체인 게임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넥써쓰가 운영하는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크로쓰’는 상반기 기술·경제적 생태계 기반 구축을 마무리하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콘텐츠 확장에 나설 예정이다. ‘모두의 빙고’를 시작으로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순차 온보딩할 계획이다. 넷마블은 블록체인 자회사 마브렉스를 리브랜딩하고 ‘재벌 1세: 주식 전쟁’를 시작으로 ‘머시너리 칠드런’, ‘다이스 고’ 등 다양한 장르 게임을 마브렉스 생태계에 포함시킬 계획이다.시장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츠에 따르면 전 세계 블록체인 게임 시장 규모는 올해 175억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44.2%로 성장해 1097억달러 시장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다.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블록체인 게임을 통한 환전 행위를 여전히 금지하고 있지만 최근 전 세계적으로 스테이블코인 도입 열풍이 불고 있고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도 어느정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025.07.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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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늦지 않았다”…新 ‘가전 격전지’ 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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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가전 산업의 '도약대'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의 성장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은 복합적이다. 그중에서도 ▲급속한 도시화 ▲중산층 소득 증가 ▲농촌 지역의 전력 보급 확대 ▲전자상거래 확산 ▲스마트 가전 기술의 빠른 도입 등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산업 기반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가의 가전제품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려는 소비층도 점차 두터워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 가정용 가전 시장 규모는 224.5억달러(한화 약 30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연평균 성장률(CAGR)도 7.2%로 관측돼, 오는 2030년까지 약 336.3억 달러(약 4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국내외 가전 기업들이 인도를 놓칠 수 없는 요인으로 작용한다.팽창하는 인도의 도시들꾸준한 상승세의 기저에는 인구 구조·소비 지형·기술 수용성 등이 깔려있다. 글로벌 통계 데이터 플랫폼 매크로트렌즈(Macrotrends)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인도 도시 인구는 약 5억2294만명으로 전년(5억1132만명) 대비 2.2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년 사이 약 220만명이 새롭게 도시로 유입됐다는 뜻이다.이 같은 성장 흐름이 약 10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인도의 도시화 속도가 향후 10여 년간 지속적으로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2036년에는 도시 거주 인구가 6억명, 전체 인구의 40%에 이를 것이라는 수치도 제시했다. 이는 2011년 기준 약 31% 수준에 머물렀던 도시 인구 비중이, 25년 사이 9% 포인트 이상 늘어난다는 의미다. 도시화 전망은 단순한 인구 흐름을 넘어 소비 패턴 변화를 내포한다. 도시로 이동한 인구는 전기·수도·인터넷 등 인프라 접근성이 높아지고, 소득 수준도 상승하는 경우가 많아 가전·주거·디지털 기기 등 내구재 소비 확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인도 정부도 가전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에어컨·LED 부품 등 백색가전 주요 품목을 대상으로 생산 연계 인센티브(PLI) 프로그램을 추가 공고하며, 제조 역량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코트라(KOTRA) ‘2024 인도 진출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PLI 확대에는 LG전자, 다이킨(Daikin), 미디어(Midea) 등 글로벌 가전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인도 내 기존 생산거점을 확대하거나 신규 투자를 검토 중이다. 해당 인센티브는 일정 생산 실적을 달성한 기업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구조로, 현지 생산을 유도하고 산업 고도화를 지원하는 핵심 정책이다. 특히 에어컨 핵심 부품인 열교환기와 압축기, LED 라이트 구성품 등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되면서, 부품단까지 현지 조달 체계를 촘촘히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렇듯 인도는 수요가 도시화와 중산층 성장에 의해 급격히 커지고 있고, 공급은 정부 주도의 인센티브와 기업의 직접 투자로 기반을 갖추는 중이다. 이 양방향 구조가 바로 인도를 가전 산업의 ‘도약대’로 만드는 배경이다. 생각보다 ‘더’ 까다로운 인도 시장물론 인도의 상황이 항상 장밋빛은 아니다. 인도는 가전 기업에 있어 유망한 신흥시장인 동시에, ‘난이도가 높은 지역’이기도 하다. 표면적 수요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진입의 문턱은 낮지 않다. 무엇보다 가격 민감도가 그 첫 번째 장벽이다.한 글로벌 컨설팅사는 인도를 ‘세계에서 가격에 가장 민감한 소비자 집단을 가진 나라’라고 분석할 정도다. 동일한 사양의 제품이라도 5% 이내 가격 차이에서 구매 결정이 갈린다는 것이다. 이는 겨우 1만~2만원 내외의 가격 차이만으로도 구매자가 이탈할 수 있다는 뜻과 일맥상통한다. 실제로 시장조사기관 칸타(Kantar)에 따르면, 인도 소비자의 62%는 가전 등 고관여 상품을 구매할 때 “할인이 적용될 때까지 기다린다”고 응답했다. 브랜드보다 가성비를 우선시하는 소비 성향은 ‘글로벌 프리미엄’ 전략의 단일화 접근이 통하지 않는 이유다.두 번째 과제는 서비스 인프라다. 인도 내수시장의 팽창은 비단 대도시에 국한되지 않는다. 중소도시와 농촌 지역의 구매력이 상승하면서, 수요는 전국 단위로 확산 중이다. 그러나 설치 및 사후관리 인프라는 지역 간 편차가 크다. 단순한 판매망 확보를 넘어, 물류와 수리, 고객지원 기능이 통합된 거점 체계를 갖추지 않으면 브랜드에 대한 신뢰는 쉽게 무너진다.세 번째는 정책 리스크다. 인도는 에너지 효율에 민감한 국가로, 냉장고·에어컨 등 주요 가전제품에는 국가 에너지 효율 인증제도(BEE Star Rating)가 의무 적용된다. 에너지 효율 등급에 따라 판매 가능 여부는 물론, 소비자 선택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수입 관세, 외국인직접투자(FDI) 규제, 품목별 인허가 정책 변화까지 겹치면, 진입 장벽은 기술이나 브랜드를 뛰어넘는 수준이 된다.이렇듯 ‘도시화’와 ‘중산층 확대’가 수요의 청신호라면, 가격·서비스·정책 등의 변수는 공급 전략의 적신호다. 글로벌 기업들이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부르지만, 진입에 주저하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 이 때문에 정밀한 현지화와 다층적 대응력 없이 인도 시장에서 ‘프리미엄’은 유지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의 분석이다.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최근 들어 우리 기업들이 인도에 상장하거나, 직접 투자를 확대하는 등 실제 움직임이 있다는 점은 분명한 변화”라며 “이는 ‘인도의 재발견’인 셈인데, 인도 시장은 공급망 다변화와 판로 확대 측면에서 반드시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인도 소비자들은 5000원 차이에도 민감할 만큼 가격 탄력성이 큰 시장”이라고 평가했다.이어 “프리미엄급 제품은 높은 가격에 걸맞은 완벽한 사후관리(AS)와 품질을 제공하고, 동시에 중저가 브랜드 모델도 함께 투입해 다양한 계층과 소득층을 아우르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며 “한국 브랜드는 이미 일정 수준의 인지도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갖고 있으므로, 지금도 늦지 않았다. 이를 활용하면서도 제품군의 다양화에 나서는 게 급선무”라고 조언했다.

2025.07.13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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