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우리금융, 동양·ABL생명 품었다…종합금융그룹 마지막 퍼즐 완성
- [보험사 품은 우리금융, 날개 달까]①
은행 의존도 낮추고…비은행 부문 수익성 강화 노려
내부통제 강화·신뢰 회복 등 남은 과제도 산적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췄다. 최근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를 마무리하며 숙원 사업이던 보험업 진출에 성공한 것이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를 계기로 보험을 중심으로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수익성 확대를 통해 ‘1등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이다.
퍼즐은 맞춰졌다…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7월 1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계열사 편입을 완료했다. 우리금융이 2024년 8월 28일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대주주인 다자보험그룹과 1조5493억원에 두 보험사 지분을 사들이는 계약을 맺은 지 약 10개월 만에 이룬 결실이다.
이번 동양·ABL생명 인수로 우리금융은 2014년 우리아비바생명(현 iM생명)을 매각한 지 11년 만에 다시 생명보험업에 진출하게 됐다. 우리금융은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를 동양생명 대표로, 곽희필 전 신한금융플러스 대표를 ABL생명 대표로 선임했다.
그동안 우리금융은 국내 주요 금융그룹 가운데 비은행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에 지난해 8월 우리금융은 우리투자증권 출범을 통해 증권업에 진출했다. 이어 보험업 진출까지 마무리하면서 은행·증권·보험 등을 모두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게 됐다.
지난 1일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그룹이 2001년 4월 국내 최초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한 이후, 은행·증권·보험·카드 등 전체 금융 포트폴리오를 포괄하는 종합금융그룹 체제를 다시 완성하게 됐다”며 “지난해 3월 예보(예금보험공사) 잔여지분 매입·소각으로 완전민영화를 달성한 데 이어 1등금융그룹 재도약을 위한 여정에 큰 걸음을 내디딘 날”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보험 필두로 비은행 강화…은행 의존도 낮춰
우리금융이 보험사 인수에 목멘 이유는 단순한 사업 다각화를 넘어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 강화에 있다. 은행업에 편중된 수익구조는 금리와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은행이 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로 은행 의존도가 높았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은행 순이익은 3조394억원으로, 우리금융그룹 순이익(3조860억원)의 98.5%를 차지한다.
이번에 편입한 동양생명·ABL생명은 긴 업력과 탄탄한 판매채널이 강점으로 업계 대형급 수준의 고객·자산·이익규모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그룹 계열사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자산 및 수익규모 증대, 비은행 비중 확대 등 재무구조 개선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금융은 동양생명·ABL생명을 그룹의 비은행 부문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방카슈랑스 ▲법인보험대리점(GA) ▲디지털 채널을 활용해 보험상품 판매 기반을 넓힐 예정이다. 보험 심사와 지급 절차에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기술을 도입해 서비스의 질을 높인다.
또한 은행·증권·자산운용·카드 등 다른 계열사와도 긴밀히 협력해 공동 상품을 출시하고, 자산관리(WM) 및 기업투자금융(CIB) 부문에서도 통합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헬스케어와 요양 서비스 등 신사업 진출도 검토 중이다.

하반기 그룹 수익 개선 효과…신뢰 회복은 과제
동양·ABL생명 인수는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금융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는 2조9971억원으로 작년(3조860억원)보다 줄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보험사 인수 효과가 반영되기 전의 추정치로, 동양·ABL생명 인수 효과에 따른 증액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순이익은 각각 3102억원, 1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기준 우리금융 비은행 순이익은 2080억원인데, 단순 계산하면 보험사 편입만으로 우리금융의 비은행 부문 실적이 2배 이상 늘어난다.
백두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 내 동양생명 및 ABL생명의 7월 연결 편입으로 자본비율 하락은 최소화 되면서도 그룹 이익이 약 10%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금융은 보험 계열사 확보로 비로소 ‘종합금융그룹’을 완성했지만, 중요한 건 인수 이후의 운영 전략이다. 향후 생보사 통합 여부, 디지털 보험 채널 강화, 리스크 관리 체계 구축 등이 성패를 가를 핵심으로 떠오른다.
특히 우리금융이 종합금융그룹 위상에 걸맞은 신뢰를 회복하는 것도 추후 과제다. 우리금융은 내부통제 이슈로 보험사 인수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앞서 우리은행에서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불법 대출과 2000억원대 부당 대출 등 내부통제 실패가 드러났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우리금융의 경영평가등급을 기존 2등급에서 3등급으로 한 단계 강등했고, 일각에선 이를 보험사 인수 ‘적신호’로 해석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부통제 개선 등을 전제로 보험사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지만, 우리금융은 인수 막판까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우리금융은 보험사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금융당국이 승인조건으로 내건 내부통제 및 재무구조 등 혁신방안을 차질 없이 수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리금융은 향후 5년간 그룹 내부통제 인프라 구축에 1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해 시스템 고도화, 컨설팅 실시, 솔루션 도입 등을 추진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강력한 내부통제와 안정적인 자본관리를 바탕으로 동양·ABL생명을 건전하고 혁신적인 보험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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