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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IST

“인도네시아는 기회의 땅, 그러나 '현지화' 없는 진출은 환상이다” [이코노 인터뷰]

테크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기술 기반 중소벤처기업에 현지 벤처캐피털(VC) 투자 유치 기회를 제공하는 '2025 인도네시아 K-테크 서비스 유망기업 투자유치 프로그램 IR 데이'가 인도네시아 현지 VC의 뜨거운 관심 속에 막을 내렸다. 이번 행사는 ▲기업 선정 ▲국내 워크숍 ▲자카르타 현지 프로그램까지 수개월에 걸쳐 준비됐다. 지난 9월 11일 자카르타 금융과 기업의 중심지에 있는 Mangkuluhur City Office Tower 19층 행사장에는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 20여명이 K스타트업의 발표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이 무대를 만들기까지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김유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자카르타 소장과 이 프로그램을 기획·실행한 김상수 리젤캐피탈 상무를 현지에서 만났다. GBC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해외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벤처기업에 사무공간과 사업화를 지원하는 기관이다. 9월 현재 미국·동남아시아·중국 등 14개국에 21개소가 설치돼 있다. GBC 자카르타는 지난해 12월 문을 열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리젤캐피탈은 한국을 포함한 동남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현지 시장을 가장 잘 아는 VC 중 한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김 소장은 본지 기자에게 "인도네시아의 K-콘텐츠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하지만 이런 호의적인 분위기만 믿고 섣불리 진출하면 성공하기 어렵다. 철저한 현지화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 없이는 성공하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현지 VC들의 반응이 좋았다.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이라고 보나?김유나 소장 "무엇보다 한국의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을 인도네시아의 핵심 투자자들에게 직접 선보였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단순히 기업을 소개하는 자리를 넘어, 법률·문화비즈니스 환경에 대한 깊이 있는 교육과 1:1 멘토링을 통해 참가 기업들의 현지 이해도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특히 현지 대기업 실무자들과 네트워킹을 한 것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귀중한 경험이었을 것이다."김상수 상무 "맞다. 현지 시장과 투자 생태계를 가장 잘 아는 GBC와 리겔캐피탈이 협력해, 스타트업들이 가장 필요로 하는 부분을 정확히 짚어줬다. 참가 기업들은 VC와 구체적인 후속 미팅을 잡거나, 현지 대기업과 협업 논의를 하는 등 실질적인 성과를 기록했다. 이번 행사가 단발성이 아닌 지속 가능한 모델이라고 평가받는 이유다."인도네시아 시장의 잠재력을 어떻게 평가하나?김 소장 "단연 '사람'과 'K-웨이브'다. 2억8000만명이라는 거대한 인구와 젊은 층이 많다는 것이 인도네시아의 힘이다.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는 한국 기업에 큰 자산이다. 실제로 인도네시아 젊은 층은 '오빠' '언니' '괜찮아' 같은 한국말을 자연스럽게 사용할 정도다."김 상무 "시장 규모와 함께 테크 시장에 대한 변화도 빠르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 전환이 폭발적으로 일어났다. 이로 인해 핀테크, 이커머스 등 여러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이 나오고 있다. 베트남 시장과 비교했을 때도 인도네시아는 훨씬 더 큰 내수 시장을 가지고 있어 성공했을 때의 파급력이 다르다."K-스타트업이 인도네시아 진출에 도전할 때 유의해야 할 점은?김 상무 "가장 큰 리스크는 예측 불가능한 '행정'과 '제도'다. 하루아침에 법이 바뀌고, 라이선스 하나 받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현지 파트너와 함께해야 한다. '빨리빨리' 문화에 익숙한 한국 기업들이 가장 적응하기 힘들어하는 부분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창업하려면 현지 파트너 구하는 게 필수다."김 소장 "인력 관리의 어려움도 크다. 인도네시아 직원들은 주어진 업무 외에는 하지 않으려는 성향이 강하고, 노동법도 매우 강력하다. 따라서 한국식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고, 핵심 인력을 내 사람으로 만들어 가족처럼 대하는 '관계 중심'의 경영이 필수적이다. GBC에서도 이러한 문화적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법률·노무·회계 등 현지 전문가 네트워크를 통해 밀착 지원하고 있다." GBC와 리겔캐피탈 같은 기관과 VC의 역할도 중요한 것 같다.김 소장 "GBC는 K-스타트업의 '인도네시아 베이스캠프'다. 사무공간 제공과 같은 물리적 지원과 함께 현지 정부 기관·협회·기업과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주는 '소프트웨어'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현지 최고의 전문가들과 연결해 주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역할이다."김 상무 "우리는 직접 투자를 집행하고, 단순한 자금 지원을 넘어 비즈니스 모델 현지화부터 파트너십 체결, 후속 투자 유치까지 전 과정을 함께하고 있다. 이번에 GBC와 협력한 것처럼, 공공과 민간이 각자의 강점을 살려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인도네시아 진출을 꿈꾸는 K-스타트업에 조언을 해달라.김 소장 "왜 인도네시아여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을 가지고 와야 한다. 자사의 기술과 서비스가 인도네시아 시장의 어떤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해 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현지화할 것인지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김 상무 "인도네시아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는 시장이다. 어떤 파트너를 만나느냐가 성패의 90%를 좌우한다. GBC와 같은 검증된 기관과 저희 같은 현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함께 성장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2025.09.22 12:01

4분 소요
“왜 인도네시아인가?”… K-스타트업, 기회의 땅 자카르타 문을 두드리다

IT 일반

"우리는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이 있다. 2018년부터 연구개발(R&D)을 시작해 그동안 많은 데이터와 수치를 모았다. 그 데이터를 활용한 사업이 있고, 두 번째 종자 판매 비즈니스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종자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인도네시아 반둥 지역에 두 개의 농장이 있다. 그 중 한 농장에서 토마토를 생산하고 있고, 우리 솔루션을 그곳에 이미 적용하고 있다.""그럼 종자 판매는 언제부터 시작하나.""12월 정도에 판매를 시작할 것 같다.""우리는 인도네시아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VC)인데 동남아시아 전역에 투자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하려고 하는 기업들과 협업하고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는 시드(seed) 단계부터 시리즈 A 단계에 투자하고 있다. 우리가 직접 투자하지 않아도 파트너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있다."한국의 팜테크 스타트업 조벡스(Zorvex)의 서균희 인도네시아 법인장과 인도네시아 현지 VC인 메이븐아시아캐피탈(Maven Asia Capital)의 투자심사역 제임스 보엠(James Boem)의 대화다. 지난 9월 1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있는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자카르타에서 한국에서 온 10개의 중소벤처기업은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들과 1대 1 미팅을 했다. 다음 날 열리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의 투자 유치 활동(IR) 발표에 앞서 현지 VC와 30여분 정도의 대화 시간을 미리 가진 것이다.이 시간을 통해 현지 VC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미리 알 수 있게 됐다. 다음 날 있을 IR 대회 준비에 앞서 담금질을 한 한국 기업 관계자들의 목표는 하나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과 이를 위한 투자 유치다.이들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이 주최하고, 글로벌 VC 리젤캐피탈이 주관한 '2025 인도네시아 K-테크 서비스 유망기업 투자유치 프로그램'에 선정됐다. 이후 한국에서 2주짜리 워크숍 등을 진행하면서 인도네시아 시장과 제도 및 비즈니스 문화 등을 배웠다. ▲VC 펀드 구조▲투자 유치를 위해 준비해야 할 사업계획서 작성법 ▲프리젠테이션 파일(Pitch deck) 작성 노하우 ▲VC 투자 방식 파악 등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투자 유치를 위한 A to Z를 모두 배웠다.모든 사전 준비가 끝난 후 9월 7일 이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입국했다.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고 있는 GBC 자카르타를 본거지로 이들은 인도네시아 산업의 흐름 및 정책 그리고 기업 가치 평가 등에 대한 세미나를 통해 다시 한번 현지 시장에 대한 스터디를 했다. 인도네시아 대표 이커머스 기업 블리블리와 디지털 인프라 기업 엠캐쉬를 방문해 현지 기업과의 네트워크 기회도 얻었다. 한국에서 온 중소벤처기업 관계자들은 무엇보다 9월 11일 열리는 IR 행사 준비에 집중했다.9월 11일 오후 2시부터 자카르타 도심에 있는 Mangkuluhur City Office 19층에 현지 VC 관계자들이 하나둘씩 모여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 온 기업 창업가 및 관계자들은 회의실 한편에서 마지막으로 발표 준비를 마무리했다. 인도네시아 현지 VC 관계자들은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마련된 자리에 앉았다. 이날 오후 3시 인공지능(AI) 비전 기술로 통신 및 스마트팩토리의 품질을 검증하는 테크 기업 넥스트랩을 시작으로 10명의 창업가 및 관계자들의 IR 발표가 이어졌다."왜 인도네시아가 사업을 시작하기에 좋은 곳이라고 생각하나" "비즈니스 모델은 무엇인가. 하드웨어 판매인가, 아니면 구독 서비스 지불인가" "기업 간 거래(B2B)에만 집중하고 있나, 아니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도 하나. 개인 간 거래(C2C) 비즈니스도 있나" "인도네시아의 과제 중 하나는 소비자 신용도 산출인데, 소비자 신용 위험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나" 등 IR 발표가 끝나면 VC 관계자들의 질문이 나왔다. 민감하기도 하고 어려운 질문에 발표자들은 웃음과 함께 자신감 있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고,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VC 관계자들의 조언이 나오기도 했다.3시간 정도 이어진 IR 발표회장은 웃음과 박수가 어우러지는 밝은 모습이었지만,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IR 피칭을 넘어,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이 낯선 땅 인도네시아에서 겪는 고군분투와 무한한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생생한 현장이었다. 성공 DNA 품고 인도네시아로…'K-유니콘' 꿈꾸는 도전자들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 방정식을 증명한 강소기업들이다. 베트남 오토바이 시장의 90%를 장악한 플랫폼 '오케이쎄'(OKXE)부터, 인공지능(AI) 기반 농업 기술로 감자 수확량을 두 배로 늘린 '컬티크롭'(Culticrop), 한국 최대 로열티 포인트 시스템과 연동한 대체 자산 투자 플랫폼 '트레져러'(Treasure), AI 기반 정밀농업 솔루션 플랫폼 개발 스타트업 '조벡스'(Zorvex) 등 10개의 한국 중소벤처기업의 목표는 명확했다. 바로 인구 2억8000만명, 동남아시아 국내총생산(GDP)의 40%를 차지하는 '기회의 땅' 인도네시아 시장을 선점하는 것이다.스마트팜 솔루션 기업 조벡스의 서균희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한국은 이미 대기업 중심의 시장이라 스타트업이 넘버원이 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해외에서 먼저 성공한 뒤 역수입하는 모델을 구상했고, 7년간의 현지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도전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현지 대규모 농업 기업과 손잡고 반둥 지역에서 농장을 운영하며 '스테비아 토마토' 재배와 판매라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만들어냈다.지난해 베트남에서 3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는 베트남 중고 오토바이 플랫폼 시장을 선점한 오케이쎄의 김우석 대표는 인도네시아 VC 관계자들에게 주목을 받았다. 이 외에도 스마트 축산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한국아이오티, 스마트팜 통합관리 솔루션 개발 기업 컬티크랍 등은 현지 VC와 후속 작업에 대한 논의로 이어지는 성과를 냈다. 정부 지원 등에 업고 '제2의 베트남 신화' 쓴다이들의 도전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예측 불가능한 행정 시스템 ▲현지 인력 관리의 어려움▲치열한 경쟁 등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서균희 조벡스 인도네시아 법인장은 "라이선스 하나 받는 데 2년이 걸리고, 하루아침에 정책이 바뀌기도 한다"며 "결국 현지 파트너와의 끈끈한 신뢰와 '패스트 트랙' 문화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인도네시아 시장에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LG·포스코·LX 등 한국 대기업이 진출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K-컬처 바람이 불면서 K-스타트업의 진출도 조금씩 활발해지고 있고 이미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곳도 몇 곳이 있다. K-뷰티 플랫폼 '케이스타일허브'를 운영하고 있는 '언니스(Unnisc)가 대표적이다. 언니스는 온라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지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적극 활용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와 함께 온라인 게임 아이템 거래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이템쿠', 잠금 화면 광고 플랫폼 '캐시트리' 등이 인도네시아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K-스타트업으로 꼽히고 있다.이러한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뒤에는 든든한 정부의 지원이 있다. 중기부와 중진공은 이번 프로그램처럼 현지 VC·액셀러레이터(AC)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주선하고 있다. 이와 함께 ▲해외 진출 자금 ▲법률·특허 컨설팅 ▲사무공간 지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중기부는 올해 '글로벌 액셀러레이팅 지원사업'에 약 96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150여개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특히 AI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특화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실리콘밸리에는 공공과 민간이 합작한 'K-스타트업 실리콘밸리 타운'(가칭)을 구축해 글로벌 창업 허브로 삼을 계획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K-Global 해외 진출 지원사업' 역시 정보통신기술(ICT)·디지털 분야 스타트업에 법률·회계·마케팅 컨설팅부터 IR 밋업·기술 매칭까지 폭넓은 지원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수출 경험이 있는 기업을 위한 '글로벌 인증획득 지원', 해외 유망 스타트업을 국내로 유치해 함께 성장하는 'K-Startup Grand Challenge'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이번 행사를 준비한 김상수 리젤캐피탈 상무는 "인도네시아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이지만, 동시에 철저한 현지화와 네트워크가 필수적인 곳"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이 한국의 유망한 기술 기업들이 현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고 나아가 글로벌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왜 인도네시아인가?'라는 질문에 한국의 기업들은 '거대한 시장'과 'K-컬처에 대한 호감'을 넘어서는 도전을 하고 있다. 그들의 무기는 '기술력'과 '현지화 전략' 그리고 '성공에 대한 확신'이다. 자카르타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제2의 베트남 신화', '아세안의 유니콘'을 꿈꾸는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의 담대한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25.09.22 10:00

6분 소요
‘K-브랜딩 콘퍼런스’ 미리보기…‘맛’의 확장 무대 열린다

유통

국내 대표 브랜딩 콘퍼런스가 올해는 ‘맛’을 주제로 돌아온다. 소비자는 단순히 먹는 것을 넘어 경험하는 식문화를 원하고 있다. 이에 이번 콘퍼런스에서는 맛이 콘텐츠화되는 과정을 살피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장이 마련될 전망이다. 맛을 브랜드로…실험 노하우 공유의 장이데일리M은 9월 24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그랜드볼룸에서 ‘K-브랜딩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올해 콘퍼런스의 주제는 ‘K-F&B, 맛을 넘어 브랜드로’다. 이를 통해 단순한 제품을 넘어 스토리텔링과 경험을 담아내는 F&B 브랜딩의 가치와 미래를 탐구한다. 이번 행사에는 F&B 브랜드 대표와 관계자·마케터·투자자·벤처캐피탈(VC)·해외 바이어 등 3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콘퍼런스의 시작은 특별한 무대로 열린다. 오프닝 공연은 국악인 송소희가 이끄는 밴드가 맡아,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무대를 선보인다. 송소희는 국악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새로운 감성과 해석을 더해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이번 공연은 ‘K-브랜딩’과 ‘미래’라는 콘퍼런스의 주제와 맞닿아 있으며, 참석자들에게 깊은 감동과 영감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개회사는 곽혜은 일간스포츠·이코노미스트 대표가 맡고, 김현우 서울경제진흥원(SBA) 대표가 환영사를 전한다. 이어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이 축사에 나설 예정이다. 기조강연에서는 조윤경 가온소사이어티 대표가 ‘도자기·음식·술, 광주요그룹이 걸어온 길’을 주제로 인사이트를 공유한다. 이어 김아린 비마이게스트 대표가 ‘성심당·난로회·교촌필방…스토리텔링으로 완성되는 브랜딩’을 주제로 스토리텔링이 브랜드의 신뢰와 팬덤을 형성하는 핵심 도구임을 강조한다. 특별강연 스피커로는 모니카 H. 강(Monica H. Kang)이 나선다. 그는 ‘Beyond the Plate: How Food Becomes Culture and Brand(식탁 너머: 음식이 문화와 브랜드가 되는 법)’을 주제로, 음식이 단순한 소비재를 넘어 어떻게 문화적 상징과 브랜드로 확장되는지 심도 있게 다룰 예정이다. 모니카 H. 강은 셰프 에드워드 리가 이끄는 미국의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시아’(SHIA)에서 최고전략·파트너십책임자(CSO)로 활동하고 있다. 음식에서 문화로…자본시장과 연결고리는행사 세부 세션에서는 F&B 업계의 다양한 실험과 시도가 무대에 오른다. 세션 1 ‘ORIGIN’에서는 송길영 작가가 ‘맛의 기억, 브랜드의 시작’을 주제로 발표한다. 패널로는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한식 파인다이닝 ‘나비’(NABI)의 류태혁 셰프, 전통주 브랜드 ‘압구정막걸리’를 론칭한 아티스트 김재중, ‘GD 약과’로 유명한 골든피스와 하트티라미수를 론칭한 양지우 대표가 참여해 견해를 공유한다. 세션 2 ‘UNSCRIPTED’에서는 신경철 태극당 대표가 ‘브랜드 수명은 어떻게 확장되는가’를 주제로 75년간 브랜드를 운영해온 노하우를 전한다. 해당 세션에서 정동우 미트포포 대표는 ‘바비정은 어떻게 고깃집을 브랜드 콘텐츠로 확장했나’를 주제로 발표한다. 정동우 대표는 고도식·산청숯불가든·몽탄·청기와타운·양인환대 등의 식당을 기획했다. 세션 3 ‘NEXT K’는 차세대 F&B 들의 무대로, 새로운 세대가 선보이는 혁신적 아이디어와 브랜딩 방식이 집중 조명된다. 해당 세션에는 ‘코리아 타코왕’ 진우범 대표와 우향우·블루폴라를 창업한 김현종 대표가 등장한다.마지막 세션 4 ‘Edible Equity’에서는 배세와 BSWay 대표가 좌장을 맡아 ‘브랜드 맛과 자본의 가치가 만나는 지점’을 주제로 토론을 이어간다. 패널로는 김영덕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 전 대표이자 G마켓 창업가, 김태엽 어펄마캐피탈 대표, 방수준 알파랩 대표가 참여한다. 특히 김태엽 대표는 크리스탈제이드·성경식품을 성공적으로 투자한 사례가 있으며, 패널들은 투자자 관점의 시각을 공유할 예정이다.앞서 지난해 10월 진행된 ‘K-브랜딩 콘퍼런스’는 첫 회를 맞이해 패션산업의 현주소를 진단하고, 브랜딩을 넘어 투자까지 확대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 당시 기조연설자로는 피에르가르뎅의 브랜드 총괄 디렉터를 맡고 있는 로드리고 바실리카티 가르뎅 CEO, 조현민 한진 사장이 등장했다. 이외에도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경제 리더들과 패션업계 관계자들이 모여 그들의 경험과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축제의 장이 열렸다. 올해 ‘K-브랜딩 콘퍼런스’는 한국을 대표하는 ‘맛’ 콘텐츠에 주목한다. K-브랜딩의 스펙트럼을 확장해 글로벌 무대에서의 경쟁력과 새로운 성장 가능성을 모색하는 이번 행사는 업계 관계자뿐 아니라 브랜딩과 콘텐츠 전략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풍부한 인사이트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주최 측 관계자는 “이번 행사에서는 기존 트렌드를 따르기보다는 시장을 새롭게 정의하고, 도전적인 방식으로 브랜드를 키워낸 F&B 사례들을 엄선해 소개한다”며 “브랜드 성장을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반드시 들어야 할, 영감과 전략이 가득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서울경제진흥원(SBA)이 주관하는 ‘SPP 국제콘텐츠마켓 2025’의 공식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진행된다. ‘SPP 2025’는 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웨스틴 조선 서울과 서울시청 인근 복합문화시설 일대에서 진행된다. 올해로 25회를 맞이한 SPP는 2001년 첫 개최 이후 콘텐츠업계 핵심 플레이어들이 집결하는 국내 최대 B2B 종합 콘텐츠마켓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이번 행사에서 역시 국내외 콘텐츠 셀러와 바이어 간 1대 1 비즈니스 상담을 중심으로 다양한 투자 및 네트워킹 프로그램이 운영될 예정이다.

2025.09.22 09:00

4분 소요
‘케데헌’이 증명한 ‘브랜드K’의 새로운 가능성과 과제[허태윤의 브랜드 스토리]

전문가 칼럼

서울 남산타워 입구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애니메이션 속 장면을 재현하며 사진을 찍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호작도 배지와 갓 키링 품절 대란으로 온라인 오픈런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문화 현상이 아니다. 넷플릭스의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KPOP Demon Hunters)가 만들어낸 경제적 파급효과의 생생한 현장이다. 실제 수치는 더욱 놀랍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케데헌’ 방영 이후 외국인 관광객의 37.7%가 K-콘텐츠를 접한 후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응답했다. 국립중앙박물관 상반기 관람객 수는 전년 동기대비 64.2%이상 증가했고 상당수는 케데헌이 공개된 지 1개월 이후의 관람객이다. 특히 외국인 관람객은 50% 이상 급증했다. K-푸드 관련 주식시장에서도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났다. 대상, 오뚜기, CJ제일제당 등 K-푸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이어 상승했고, 김치찌개를 비롯한 한국 전통 음식에 대한 글로벌 검색량이 300% 이상 폭증했다.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던 '한류 피크론'에 대한 우려를 한방에 잠재웠다. 케데헌 현상은 한류가 여전히 성장하고 있으며, 더 중요한 것은 그 성장의 방식이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브랜딩 관점에서 본 한류의 진화이제 우리는 한류를 단순한 문화 상품이 아닌 '문화 브랜드'로 접근해야 한다. 브랜딩 전략 측면에서 케데헌의 성공 요인을 분석하면 '색다른 친숙함'이라는 핵심 개념이 도출된다. K-POP과 퇴마라는 이질적 소재의 조합, 서울의 현란한 야경과 한옥의 대비, 김치찌개와 현대적 K-POP 문화의 만남. 이 모든 것들이 글로벌 관객들에게는 신선하면서도 친근한 경험을 제공했다.이는 K-콘텐츠가 이제 단순히 '한국적인 것'을 넘어 '글로벌하게 통용되는 한국적 감성'으로 진화했음을 의미한다.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을 최소화하면서도 고유한 정체성은 유지하는 절묘한 균형점을 찾아낸 것이다.팬덤 기반 확장 전략의 새로운 모델케데헌이 보여준 또 다른 브랜딩 차원의 중요한 시사점은 팬덤 기반 지식재산권(IP) 확장의 정석이다. 넷플릭스는 케데헌 세계관을 활용한 의류, 완구 사업은 물론 싱어롱 이벤트를 위한 극장 상영까지 추진하고 있다. 스트리밍 오리지널이 극장으로 간 이례적 사례다. 나아가 넷플릭스는 ‘넷플릭스하우스’ 라는 오프라인 체험공간을 올 연말 완공을 목표로 댈러스와 필라델피아에 개관한다. 이곳에서 세계적인 팬덤을 가진 ‘캐데헌’이 주요한 콘텐츠로 다뤄질 것이라는 건 물어볼 필요도 없다.이는 콘텐츠가 단순한 일회성 소비를 넘어 지속적인 가치 창출이 가능한 '살아있는 IP'로 진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K-POP이라는 이미 강력한 팬덤을 보유한 장르와 결합함으로써 그 확장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여기서 중요한 것은 앞으로는 우리가 이런 확장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브랜드 K를 알리는 콘텐츠 자체의 성공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그것이 만들어내는 모든 파급효과를 내재화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K 브랜드를 지속가능하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열쇠다.IP 소유권이 만드는 차이: 해리포터 vs 쿵푸팬더케데헌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IP 소유 여부가 만드는 경제적 차이를 살펴봐야 한다. 해리포터와 쿵푸팬더, 그리고 픽사의 코코를 비교해보자. 해리포터는 영국 작가 J.K. 롤링이 창조한 IP다. 책은 물론이고, 영화 시리즈만으로 전 세계에서 77억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지만, 그것은 빙산의 일각이었다. 해리포터 테마파크, 상품, 뮤지컬, 게임 등으로 확장되면서 총 경제효과는 300조 이상이다. 핵심은 IP 소유자인 롤링과 영국이 이 모든 부가가치의 상당 부분을 가져갔다는 점이다.반면 쿵푸팬더는 어떨까. 중국 문화를 소재로 한 이 애니메이션은 전 세계적으로 18억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다. 하지만 IP를 소유한 것은 드림웍스였고, 중국은 문화적 자부심 외에는 얻은 것이 거의 없었다. 심지어 중국 내 캐릭터 상품 판매 수익조차 대부분 미국 기업이 가져갔다. 픽사의 코코 역시 마찬가지다. 멕시코의 '디아 데 무에르토스(죽은 자들의 날)' 문화를 다룬 이 작품은 8억 달러의 박스오피스 수익을 올렸고, 멕시코 관광업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IP에서 파생되는 핵심 수익은 여전히 디즈니의 몫이었다.케데헌은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우리는 원재료를 제공했지만 가공과 유통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넷플릭스와 소니픽처스가 담당한 셈이다. 이런 구조 속에서 K 브랜드가 지속가능할 지 생각해 볼 일이다. ‘케데헌’이 제시한 새로운 한류의 가능성을 토대로 K 브랜드의 미래를 다시 그려야 하는 이유다. 메이드 위드 코리아의 전략적 의미케데헌은 기존의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에서 '메이드 위드 코리아’(Made with Korea)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완성품 수출 방식에서 벗어나 기획, 제작, 유통의 가치사슬 전반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구축하되, 핵심 지분과 권리는 확보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현지화(hyper-localization) 전략이 필요하다. 글로벌 이용자들의 문화적 장벽을 최소화하면서도 세밀한 디테일로 몰입도를 높이는 것이다.케데헌의 성공 비결도 바로 여기에 있었다. 한국계 제작진과 실제 K-POP 업계 관계자들의 참여로 현실적이면서도 흥미로운 한국 문화의 면면들을 그려냈고, 제삼자 시선으로 포착한 디테일은 한국인들에게도 신선함을 주었다.넥스트 K로 가는 길케데헌은 K-콘텐츠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준 이정표다. 우리 문화의 글로벌 파워를 재확인시켜주는 동시에, 그 파워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제들도 명확히 제시했다.이제 우리는 문화적 자부심을 넘어 산업적 주도권 확보로 나아가야 한다. 케데헌이 증명한 K-콘텐츠의 무한한 가능성을 바탕으로, 다음번에는 우리가 직접 기획하고 제작하고 유통까지 주도하는 '넥스트 K'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케데헌의 성공이 끝이 아니라 시작이 돼야하는 이유다.

2025.09.2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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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석 투니모션 대표 “웹툰, 이제 움직이는 콘텐츠로 재탄생” [K브랜딩 컨퍼런스]

산업 일반

“‘웹툰을 업사이클링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 수요를 충족시키자’가 우리의 모토다.” 조규석 투니모션 대표의 지향점이다.투니모션은 지난 2019년에 설립된 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 스타트업이다. 조 대표는 15년간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 웹툰 IP를 효율적으로 영상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회사를 설립했다.투니모션은 웹툰 이미지를 재활용하는 ‘디지털 컷아웃’ 기술을 활용해 제작 기간을 8배 단축하고 비용은 3분의 1로 줄였다. 지금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더욱 효율적인 제작 공정을 만들어 가고 있다.투니모션은 최근 3년간 7개의 웹툰을 숏폼 애니메이션 시리즈로 제작했다. 전체 러닝타임은 약 1400분 분량인데 이를 불과 10명의 소수 인원으로 제작했다. ‘너와 나의 눈높이’는 2주간 라프텔에서 실시간 인기 애니메이션 1위, ‘말단병사에서 군주까지’는 2위를 차지했다. 대표작인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는 론칭 13시간 만에 1위에 오르며 일본 애니가 주류인 해당 플랫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국내에서는 ▲한국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 주요 OTT를 비롯해 ▲IPTV ▲VOD ▲케이블 TV에까지 방영됐다. 해외로는 ▲라쿠텐비키 ▲텐센트 ▲싱가포르 미왓치 ▲북미 드라마 박스 등에 성공적으로 배급했다.애니메이션이 국내외 플랫폼에 방영되며 ‘콘텐츠 역주행’ 효과도 나타났다. 조 대표는 “애니메이션 방영 후 원작 웹툰의 조회수가 증가하는 현상이 여러 작품에서 나타났는데, 이는 웹툰과 애니메이션이 서로 시너지를 일으키는 성공적인 미디어 융합 사례임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이러한 성과는 국내 최대 스타트업 경연대회 ▲컴업스타즈TOP3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 ▲KNOCK 혁신상 등 다양한 수상 경력으로도 인정받았다.9월 24일부터 26일까지 3일간 열리는 ‘SPP 국제콘텐츠마켓 2025’에서의 성과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SPP 국제콘텐츠 마켓은 콘텐츠업계 핵심 플레이어들이 집결하는 국내 최대 B2B(기업 간 거래) 종합 콘텐츠마켓이다. 투니모션은 지난해 SPP 2024에서 프랑스 OTT 플랫폼 KFTV와 애니메이션 4개 작품의 영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투니모션은 올해 SPP 2025에서 신규 바이어 발굴과 협력사 네트워킹에 집중할 계획이다. 조 대표는 “유럽·아시아·미국 바이어와의 협업 논의를 통해 글로벌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며 “AI 기반 영상 제작기술, 음성 활용 현지화 등 최신 기술을 보유한 회사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웹툰 애니메이션의 제작 한계 및 수출 장벽을 없애는 시너지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아울러 투니모션은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고품질 애니메이션 제작 파이프라인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조 대표는 “이를 통해 보다 많은 훌륭한 IP가 영상화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향후 목표”라며 “글로벌 진출은 ▲두바이 ▲싱가포르 ▲일본을 중심으로 진출할 예정”이라고 언급했다.그는 “향후 웹툰을 넘어 웹소설과 같은 원천 IP까지 콘텐츠 가치를 확장해 훌륭한 파트너사들과 함께 라이선싱 영역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다각화할 계획”이라며 “기술과 창조가 조화된 K-콘텐츠의 선두 주자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2025.09.21 15:00

2분 소요
진화하는 로봇청소기…보안 이슈는 여전해

IT 일반

과거 로봇청소기는 전기세만 잡아먹는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없어서는 안될 생활필수품으로 자리잡아가는 모습이다. 최초의 로봇청소기는 지난 2001년에 출시된 스웨덴 일렉트로룩스사의 ‘트릴로바이트’다. 트릴로바이트의 당시 구매가는 2500달러로, 처음 시장에 등장한 로봇 청소기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었으나 고가의 가격과 질 낮은 성능에 금세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았다.이후 2002년 미국 로봇 청소기 기업인 아이로봇이 ‘룸바’를 출시했다. 룸바는 가정용 로봇 청소기 시대를 열었으나 당시 보급률은 높지 않았다. 2003년에는 LG전자가 국내 기업 최초로 로봇청소기 ‘로보킹’을 출시했으며, 2006년엔 삼성전자가 ‘하우젠 로봇 청소기’를 내놨다.비약적 성장 이룬 로봇청소기LG전자와 삼성전자가 로봇청소기 사업에 뛰어들었던 2000년대 초중반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의 성장세는 크지 않았다. 2005년 3만대 정도였던 로봇청소기 시장은 2008년에야 고작 10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청소기의 본질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 능력이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로봇청소기는 적외선 센서 등을 통해 공간을 인식한 뒤 쓰레기나 먼지를 쓸어 담는 구조였다. 청소 중 방문 턱을 넘지 못하거나 벽에 부딪히면 돌아서지 못하고 그대로 전진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가 2008년 이후 청소기에 카메라가 달리면서 공간을 스스로 인식하고, 집안 상태를 촬영하는 등 자체적인 인지 기능을 갖게 됐다.로봇청소기는 2010년대로 넘어오면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게 된다. 각종 센서뿐 아니라 카메라까지 달아 장애물을 더욱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게 됐고 일반 청소기와 같은 진공흡입 방식이 적용되는 등 흡입력도 강화됐다. 특히 LDS 센서(LiDAR) 기술의 등장으로 정교한 실내 맵핑 및 길찾기 능력이 향상됐고 소비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졌다.2020년대에 들어서는 먼지 흡입뿐만 아니라 물걸레 청소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올인원’ 제품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켰다. 아울러 인공지능(AI) 및 사물인터넷(IoT) 기술 연동을 통해 AI가 스스로 청소 영역을 분할하고 장애물을 정확하게 감지해 효율적인 청소를 수행하게 됐으며, 스마트폰 앱과 연동해 원격 제어 및 맞춤형 청소 역시 가능해졌다.최근에는 ‘로봇팔’이 달린 제품까지 나온 모습이다. 로보락은 지난 5월 신제품 ‘사로스 Z70’을 선보였다. 사로스 Z70은 세계 최초로 5축 로봇팔 ‘옴니그립’이 탑재된 모델이다. 300g 이하의 물건을 인식해 집어 올리고 물건이 있던 자리까지 청소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로봇청소기를 작동시키더라도 사용자가 바닥에 떨어진 물건들을 모두 치워야 했다. 하지만 로봇팔이 달린 제품이 등장하면서 이제는 궁극적으로 청소라는 행위 자체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됐다.물론 로봇청소기가 만능 제품은 아니다. 특히 로봇청소기가 본격적으로 대중화되면서 보안에 대한 문제점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로봇청소기 중 일부 제품이 보안에 취약해 카메라 강제 활성화, 사진 조회·탈취 등의 우려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소비자원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과 함께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6개 모델을 대상으로 올 3~7월 5개월간 모바일앱 보안, 기기 보안 등 40개 항목을 점검했다고 최근 밝혔다. 국내 제품은 ▲삼성 ‘비스포크 AI 스팀’ ▲LG ‘코드제로 로보킹 AI 올인원’ 등 2개였다. 나머지 4개는 모두 중국산으로 ▲로보락 ‘S9 맥스V 울트라’ ▲드리미 ‘X50 울트라’ ▲에코백스 ‘디봇 X8 프로 옴니’ ▲나르왈 ‘프레오 Z 울트라’였다. 중국산 제품서 보안 취약점 확인6개 중 문제가 된 제품은 중국산 제품인 드리미와 에코백스, 나르왈 등 3개 제품이었다. 이 3개 제품은 사용자 인증 절차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불법적 접근이나 조작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소시 장애물을 피하고 동선을 확인하는 카메라 기능이 보안에 특히 취약했다. 해커가 침입할 경우, 집 내부를 촬영한 사진이 외부로 노출될 가능성이 확인됐다. 제3자가 사용자의 개인키 또는 ID 정보를 알게 되면 별도 인증 절차 없이 클라우드 서버에 저장된 사진·영상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반면 국내산인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의 보안성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고, 로보락도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삼성전자의 경우, 2025년형 로봇청소기 신제품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가 주관하는 ‘IoT 보안 인증’에서 최고 등급인 ‘스탠다드’ 등급을 획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KISA의 IoT 보안 인증은 로봇청소기, 홈캠, 스마트가전 등을 대상으로 개인정보 해킹이나 외부 위협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는지 여부를 평가하는 제도다.소비자원은 현재 각 회사가 지적된 내용을 수용해 보안 취약점에 대한 조치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KISA와 한국소비자원은 앞으로도 협력해 로봇청소기 등 IoT 제품의 보안 관리 강화를 위한 점검을 지속적으로 추진할계획이다. 또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른 보안 이슈를 공유하고 사물인터넷 제품의 보안성 제고를 위한 정책·기술적 협력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KISA 관계자는 “로봇청소기 사용 시 안전한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보안 업데이트를 하는 등 기본적인 보안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5.09.21 14:00

4분 소요
중국 로봇청소기에 밀린 한국, 그 이유 살펴보니

IT 일반

과거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이었던 로봇청소기는 이제 건조기·식기세척기와 함께 ‘3대 이모님’으로 불리고 있다. 신혼부부들의 필수품이 된지도 오래다. 주목할 점은 TV나 세탁기, 냉장고 등은 국산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많지만 로봇청소기에 있어서는 중국산 제품이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사실 중국 로봇청소기의 인기는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DC가 발표한 ‘2025년 2분기 전 세계 분기별 스마트홈 기기 시장 추적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로봇청소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0.5% 증가한 617만대로 집계됐다.중국 가전기업 로보락은 올해 2분기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며 10분기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로보락은 134만대를 출하해 시장 점유율 21.8%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출하량은 23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67.9% 성장했다.로봇청소기 시장 상위 5개 모두 중국 기업IDC에 따르면, 로보락은 한국·독일·튀르키예 등 주요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했으며, 북미에서도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65.3%나 증가했다.특히 로보락을 포함해 글로벌 로봇청소기 시장의 상위 5개 기업은 모두 중국 기업이 차지했다. 에코백스는 87만대를 출하하며 점유율 14.1%를 기록했으며, 드리미는 유럽 시장을 기반으로 13.1%를 확보했다. 이어 샤오미와 나르왈이 각각 10.2%, 8.5%를 차지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위 5개 기업을 제외한 기타 기업군(32.3%)에 포함됐다.IDC 관계자는 “상위 기업들이 전 세계 출하량에서 점점 더 큰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도”신흥 시장은 글로벌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으로, 상당한 성장 기회가 남아있다”고 밝혔다.중국 로봇 청소기 기업들이 세계 시장을 휩쓰는 비결은 강력한 기술력에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14년 7월 설립된 로보락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등 출신 엔지니어들이 창업한 회사다. 로보락은 삼성전자와 LG전자보다 10년 이상 늦게 로봇청소기 시장에 진출했지만, 현재는 세계 로봇청소기 시장 1위를 지켜내고 있다.국내 기업들이 진공 청소용 및 물걸레용 로봇청소기를 따로 판매하는 동안 중국 기업들은 올인원 제품으로 한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키웠다. 로보락은 지난 2022년 먼지 비움, 물걸레 청소·건조 기능을 모두 넣은 ‘올인원’ 로봇청소기를 출시했다. 올인원 로봇청소기가 입소문을 타면서, 로보락은 2022년부터 지금까지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 중이다. 로보락의 혁신 기술 뒤에는 연구개발(R&D)에 대한 끊임없는 노력이 존재한다. 베이징 로보락 R&D 센터는 제품 기획부터 디자인, 소프트웨어까지 로보락의 제품 및 서비스를 완성하는 주역이다. 로보락 전체 직원 중 50% 이상이 엔지니어이며 매년 매출의 7% 이상을 R&D에 투자한다. 지난 2023년에는 한화 약 1169억원을 연구 개발비로 투자했다. 아울러 로보락은 완벽한 제품 개발을 위해 다양한 고객 피드백 등을 R&D 과정에 반영한다. AI 딥러닝 기술을 통해 수많은 고객 경험을 반영하고, 소비자 조사를 통한 피드백을 학습시켜 출시 제품에 반영하고 있다.중국 로봇가전 기업 에코백스도 2024년 R&D에 한화 약 1700억원를 투자하며 기술 경쟁력을 강화했다. 아울러 2025년 상반기 기준 총 2545건의 특허(이 중 해외 발명 특허 158건 포함)를 확보하며 글로벌 로봇기업으로서 입지를 굳혔다. IFA 2025에서도 증명된 중국 기술력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가전전시회 ‘IFA 2025’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기업들의 기술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로보락은 로봇 팔이 달린 로봇청소기 ‘사로스 Z70’을 시연해 관람객의 시선을 끌었고, 중국의 드리미는 세계 최초로 계단을 오르내리는 로봇청소기 ‘사이버 X’를 선보였다. 중국 에코백스의 ‘디봇 X11’은 세계 최초로 파워부스트 기술을 적용해 물걸레가 세척되는 3분 동안 배터리를 최대 6%까지 충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삼성전자와 LG전자도 뒤늦게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아직은 중국 기업들과 비교해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상황속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IFA 2025에서 인공지능(AI)과 보안 기능을 강화한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공개했다. 삼성전자의 ‘비스포크 AI 스팀’은 ‘RGB 카메라’와 ‘IR LED 센서’를 탑재해 유색 액체뿐만 아니라 무색 투명 액체까지 인식할 수 있다. 또 블록체인 기반 보안 기술로 연결된 기기들이 보안상태를 상호 점검하는 ‘녹스 매트릭스’와 민감한 정보는 하드웨어 보안 칩에 별도 저장하는 ‘녹스 볼트’ 기능을 통해 개인정보를 보호한다.LG전자는 빌트인형 ‘히든 스테이션’과 프리스탠딩형 ‘오브제 스테이션’ 2종을 선보였다. 이들 제품은 공간과 조화를 이루는 디자인을 갖췄다. 세계 최초로 로봇청소기 본체와 스테이션 모두에 스팀 기능을 적용해 청소 성능과 위생 관리의 편의성도 강화했다. 또 통합 보안 시스템인 ‘LG쉴드’를 탑재해 소프트웨어(SW)의 모든 측면을 고려한 체계적인 프로세스와 기술을 기반으로 제품과 데이터를 안전한 상태로 보호한다.가전업계 관계자는 “중국에는 200개가 넘는 로봇청소기 브랜드가 존재한다. 그만큼 내부경쟁이 치열하다”며 “그런 경쟁에서 살아남은 제품들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것이다. 사실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양분하고 있는 국내시장과 비교해 기술 발전 속도나 경쟁 의식 자체가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2025.09.21 13:30

4분 소요
“구글에 비해 아쉬운 네이버 AI 검색”...‘국민 검색창’ 바뀔까

산업 일반

웹사이트 검색에 인공지능(AI) 기능이 더해지면서 잔잔했던 웹 검색 시장이 들끓고 있다. 특히 국내 검색 시장에서 굳건한 대장 역할을 해왔던 네이버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까지는 일명 ‘검색=네이버(초록창)’라는 말이 공식처럼 쓰이지만, 구글이 새 AI 검색 기능으로 네이버 검색인구를 유혹하며 해당 공식를 뒤흔들고 있다. 실제 구글은 9월 9일부터 자사 AI 기술인 제미니를 기반으로한 AI 검색 기능 ‘AI 모드’를 한국에도 정식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난 5월 미국에 AI 모드를 출시한지 4개월 만에 한국에도 서비스를 확장한 것이다. 구글이 선보인 AI 모드는 기존에 운영하던 AI 오버뷰에서 한단계 발전시킨 기능으로, 사용자가 대화형태로 궁금한 점을 검색창에 질문하면 해당 답을 웹사이트에서 종합 검색해 요약본으로 알려준다. 구글에 앞서 네이버도 검색에 AI 기능을 선보였다. 네이버는 지난 3월부터 자사 개발 AI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기반으로 한 ‘AI 브리핑’을 지원하고 있다. 구글의 기능처럼 사용자의 검색어에 해당하는 정보를 정리하고 요약해 답변을 제공한다. 구글과 같이 따로 별도 서비스 가입없이 네이버에 접속만하면 바로 해당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구글은 AI 모드, 네이버는 AI 브리핑 구글과 네이버 모두 검색에 AI 기능을 더한 것은 같지만, 양사의 방향성과 기능은 극명하게 갈린다. 가장 큰 차이점은 ‘글로벌과 로컬’의 차이다. 구글은 검색에 있어서 전세계 범위의 자료 수집이 가능하다는 것을 강점으로 말한다. 반면 네이버는 국내 기반의 로컬 정보 요약에 강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는 사용자들이 필요로하는 정보 성격에 따라 장점 또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찾고자 하는 정보가 해외 정보가 포함돼 있다면 구글 검색창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고, 반대로 국내 맛집이나 국내 여행지 등 자세한 로컬 정보를 얻고자하면 네이버를 선택하면 좋다. 특히 한국 법령, 정책 관련 정보는 네이버 검색창이 유용하다. 정부기관 출처를 기반으로 한 내용을 한눈에 정리해주기 때문이다. 두 번째 차이점으로는 ‘AI 기능 활용 범위’다. 구글은 AI 모드 탭을 따로 만들어, 궁금한 내용이 있음 AI 모드 탭을 통해 사용자가 바로 질문하고 관련 답변을 AI 모드 탭 화면에서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해 사용자의 편리성을 높였다. 네이버는 따로 AI 기능 탭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맞춤형 AI 브리핑 기능을 영역에 맞춰 각기 다르게 제공한다는 목표다. 예를 들어 네이버 플레이스에 도입된 AI 브리핑은 식당과 카페 등 업체에 관한 최신 리뷰를 요약해서 보여주고, 영어사전에 사용된 AI 브리핑은 검색한 영단어 뜻과 관련해 궁금할 법한 문법적 특징, 자연스러운 활용법 등을 정리해준다. 즉 구글은 질문하고 해당 답을 찾는데 집중한다면 네이버는 검색에 대한 답을 넘어 추가적인 정보와 관련 서비스 활용도를 더 높이게 한다. 세 번째 차이점으로는 ‘대화형 가능 여부’다. 구글은 사용자가 대화형태로 궁금한 부분을 물어보면 답을 해주는 반면, 아직 네이버는 이 같은 기능은 구현하지 못한다. 만약 추석 음식으로 집에서 간단한 요리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다면, 구글에는 ‘추석 음식 중 집에서 간단히 할 수 있는 요리가 무엇이 있을까?’라고 물을 수 있지만 네이버에는 ‘추석 음식 중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요리’라고 써야한다. 연속 대화 가능한 AI 탭 준비하는 네이버 구글 창의 경우 주변 친구에게 물어보듯 바로 대화형으로 쓰면 되는데, 네이버 창에는 궁금한 내용을 검색어로 정리해야하는 불편함이 따른다. 또 네이버는 AI 검색 관련 탭이 따로 없기 때문에 AI 답변을 찾는데도 시간이 걸린다. 어떤 내용은 AI 브리핑 내용이 최상단에 나오지만, 또 어떤 내용은 AI 브리핑 내용이 중간 또는 마지막 화면에 나오기도 한다. 아직 네이버 AI 검색 기능이 구글의 AI 검색 기능보다 직관성에서 아쉽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이에 네이버 측은 구글과 같이 대화형이 가능한 AI 검색 기능을 추가로 공개한다는 계획이다. 네이버는 AI 탭(가칭)을 통합검색에서 별도의 페이지 형태로 구성해 연속 대화 등을 통해 사용자의 질문에 해당하는 답변을 제공할 것을 기획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 업계는 네이버 AI 브리핑 기능이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자체적 기술로 발전시키고 있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기능의 경우,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해 개발했느냐로 기능성이 크게 갈리는데 (구글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네이버가 자체적인 기술과 투자로 일궈낸 결과물이기에 높게 평가할 만 하다”며 “아직 구글 AI 모드를 따라갈 새 기능은 발표하지 못했지만, 추후 네이버가 공개할 AI 탭 기능은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네이버는 검색에서 AI 기능을 더욱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진행된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AI 브리핑이 노출된 검색 세션에서 발생하는 검색 수, 컨텐츠 클릭 수가 통합검색 대비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검색 최상단 체류시간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하는 등 여러 지표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며 “연말까지 AI 브리핑 커버리지를 당초 목표 대비 상향한 20%까지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2025.09.2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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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우도우, 귀여운데 돈도 버네?”...뿌까 성공 이은, ‘에이컴즈’ 세계로 뻗는다

산업 일반

종합 IP(지적재산권) 엔터테인먼트 기업 에이컴즈가 글로벌 비즈니스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덜 익은 찹쌀도넛을 캐릭터화한 '도우도우'(Dow&Mow)의 중국 시장 성과를 기반으로 글로벌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2021년 설립된 에이컴즈는 과거 글로벌 캐릭터 사업의 성공 사례인 ‘뿌까(PUCCA)’를 세계 170여개국에 유통한 라이선싱 전문가들이 주축이 돼 세워졌다. 출범 초기부터 국내외 라이선싱 사업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최근에는 해외 유명 IP와의 협력이 활발하다. 에이컴즈는 아드만(Aardman Animations)의 월레스와 그로밋(Wallace&Gromit), 숀더쉽(Shaun the Sheep), 크레욜라(Crayola)의 한국 내 공식 라이선싱 파트너로 활동하며 글로벌 브랜드의 현지화 사업을 이끌고 있다. 동시에 와사비베어(Wasabi Bear), 도우도우, 마띠요끼(Matti&Yokki) 등 자체 IP를 개발·운영하며 해외 시장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도우도우는 최근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낸 IP로 꼽힌다. 에이컴즈는 지난해 서울산업진흥원 주최한 서울프로모션플랜(SPP, Seoul Promotion Plan)에서 중국 유니콘 엔터테인먼트(Unicorn Entertainment)와 파트너십을 체결, 도우도우의 중국 현지 진출을 시작했다.이후 도우도우는 글로벌 틱톡(TikTok)에서 220만 팔로워를 확보하며, 중국 진출 직후 샤오홍슈(Xiaohongshu), 도우인(Douyin) 등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폭발적 반응을 얻었다. 업계는 도우도우가 반전 매력의 캐릭터와 경쾌한 숏폼 콘텐츠 전략이 합쳐져 중국 현지의 MZ세대에게 인기를 얻은 것으로 평가한다. 에이컴즈는 제작 역량까지 확보하며 종합 IP 기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2023년 브릭스튜디오와 합병을 통해 기획부터 제작까지 가능한 종합 IP 엔터테인먼트로 확장했다. 실제 에이컴즈는 영상 마카앤로니(Maca&Roni)를 제작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 뷰를 돌파하고 현재는 시즌 4, 5을 제작하고 있다. 또 슈퍼가디언즈: 폴라레스큐(Super Guardians: Polar Rescue) 시즌 1을 캐나다 미크로스 애니메이션(Mikros Animation)과 공동 제작하고 시즌 2, 3은 싱가포르 어거스트 미디어(August Media)와 공동 제작 계약을 체결해 제작을 준비하고 있다. 국내외 130여개 기업과 협력해 콘텐츠 배급, IP 사업, 굿즈 사업도 전개한다. 현재 에이컴즈가 보유한 IP의 SNS 팔로워는 350만명, 누적 조회수는 3억6000만회를 넘어서며 수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와사비베어(Wasabi Bear) 굿즈는 삼성, 던킨과 협업으로 완판 신화를 기록하며 일본·대만·중국에서 인기를 끌며 매출을 올렸다. 마카앤로니는 중국 95개 채널 방영을 시작해 IP 굿즈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이다.이상석 에이컴즈 대표는 “에이컴즈는 한국에서 보기 드문 기획·제작·배급·마케팅을 모두 갖춘 종합 IP 엔터테인먼트 기업”이라며 “향후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전역에서 한국 캐릭터 애니메이션 IP의 새로운 성공 신화를 쓰겠다”고 말했다.

2025.09.2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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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성공하는 조직의 조건...AI를 운영체제로 전환해라 [스페셜리스트 뷰]

전문가 칼럼

얼마 전 ‘미래의 조직, 조직의 미래’라는 책이 출판되었을 때만 해도 ‘인공지능(AI)이 조직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때가 얼마나 빨리 올까?’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은 비즈니스뿐 아니라 생활 전반에 이르기까지 AI가 미치는 영향을 모두가 체감하고 있다.AI는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행동 패턴 전반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조직 운영에 적용하는 기업들의 준비 수준은 극명하게 갈린다. 이미 앞서가는 기업들은 AI를 기존 시스템과 프로세스에 빠르게 통합하여 효율성과 성과 측면에서 혁신을 이뤄내고 있다. 반면, 어떤 기업들은 여전히 AI 도입 자체를 고민하거나, 단순히 개인 단위의 효율화 도구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글로벌 컨설팅 회사들도 AI가 바꿀 산업과 노동의 미래에 관해 앞다투어 보고서를 내고 있다. PWC의 「2025 글로벌 AI 직업 바로미터」 보고서는 AI에 많이 노출된 직종(금융 분석가, 고객 지원 담당 등)은 그렇지 않은 직종보다 직원당 수익 성장률이 3배 이상 높았으며, 이들 직무에 요구되는 핵심 역량의 변화 속도 또한 66%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한다. 이는 AI가 업무 효율을 높여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만,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과 조직의 지속적인 학습과 혁신이 필수적임을 보여준다.단순한 '도입'을 넘어 '조직 재설계'로 현장 리더들과의 인터뷰나 주요 기업 사례 연구를 통해 성공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점이 있음을 발견했다. 이들은 AI를 단순한 기술로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AI를 중심으로 마인드셋, 조직 문화, 업무 흐름 등 조직의 운영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고 있었다.산업 전반의 경쟁 구도는 이미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AI를 기반으로 사업을 구상하는 'AI 네이티브' 기업이 등장하는가 하면, AI를 ‘조직의 일원’으로 개념화하여 인간과 AI가 함께 의사결정하고 협업하는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확대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코파일럿(Copilot)을, 구글은 제미나이(Gemini)를 업무 흐름에 녹여 협업 방식을 바꾸고 있으며, 세일즈포스는 '디지털 노동력(Digital Labor)'을 통해 24/7 고객 서비스를 구현한다. 이는 과거 글로벌 기업이 전 세계에 물리적인 공유 서비스 센터(SSC)를 두었던 것에서 한 차원 진일보한 방식으로, 기술 도입과 동시에 조직 운영 모델을 혁신한 사례다.AI 시대의 조직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어떤 의사결정까지 AI에게 맡길 것인가 ▲인간의 역할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이러한 혁신을 위해 필요한 정책·시스템·조직 문화·역량·리더십은 무엇인가다. 이 질문들을 바탕으로, AI 전환에 앞서가는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준비하는 5가지 핵심 영역을 정리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이 정책·제도·시스템 같은 하드(Hard) 요소뿐만 아니라, 조직 문화처럼 소프트(Soft)한 요소들까지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준비해왔다는 것이다. AI 시대를 선도하는 조직의 5가지 핵심 준비 영역 AI 전환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기업들에는 공통적으로 5가지 핵심 영역이 존재한다. 첫 번째 의사결정 파트너가 있다는 점이다. 인간과 AI의 협업 거버넌스 인간과 AI의 하이브리드 의사결정 체계는 둘 사이의 협력 가치를 내재화하기 위한 거버넌스를 포함한다. 알고리즘적 사고의 한계를 인지하고, 결과를 비판적으로 판단하며 최종 의사결정 권한을 명확히 인간이 가져야 한다는 의미다. 즉, 인간이 해야만 하는 영역과 AI가 뛰어난 영역의 경계를 이해하고, 절차와 범위를 명확히 설정해야 실수나 손실을 예방할 수 있다.2024년 에어캐나다의 챗봇은 고객에게 잘못된 할인 정보를 안내해 법적 분쟁을 야기했고, 법원은 항공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반면, 대출 플랫폼 업스타트(Upstart)는 전통적 신용평가 방식이 놓쳤던 교육 수준·고용 이력·소비 패턴 등을 AI 모델로 분석하여 대출 부실률을 크게 낮췄다. 핵심은 ▲AI에 적절한 역할을 부여하고 ▲AI가 제시하는 통찰을 사업적 맥락에서 해석하며 ▲최종 의사결정의 권한과 책임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선도 기업들은 향후 다중 AI 에이전트 활용으로 더욱 복잡해지는 협업 환경에서는 예측불가능한 상호작용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다. 구글·마이크로소프트·IBM 등은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별도의 전문 부서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을 논의에 참여시키고 있다. 수평적이고 민첩한 조직이 있다는 게 또 다른 공통점이다. 경계를 허무는 협업 전통적인 위계 중심 조직 구조와 달리, AI는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데이터 연계성을 높여 아이디어와 정보가 자유롭게 흐르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기능 간 협업은 전에 없던 형태로 확장되고, 새로운 조합을 통해 혁신적인 해결책을 만들 수 있다.AI가 중심이 되는 조직은 기능별 고정적인 구조를 최소화하고, 목적 중심으로 유연하고 민첩하게 변형 가능한 구조를 확대한다. 조직 개편에는 일반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AI 기반의 조직은 문제해결을 위한 최적의 자원 배분과 민첩한 실행을 위한 수평적 관계 구조로 운영하는 것이 효과적이다.테슬라는 매우 평면적인 조직구조를 운영한다. 중간 계층을 최소화하고 엔지니어들이 직접 일론 머스크와 소통할 수 있는 채널을 유지한다. 이를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과 혁신이 가능하다. 애자일 방법론은 소프트웨어 뿐 아니라 하드웨어 제조 분야에도 적용되어 자율적인 팀들이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구성되고 협력하여 신속히 솔루션을 모색하도록 한다.스포티파이의 Squad 모델도 소규모 자율팀을 작은 스타트업처럼 운영하여 스스로 업무 방식을 선택하고, 네트워크 조직으로 지식공유를 활성화하여 생산성을 높이도록 운영한다 수평 구조 운영의 핵심은 심리적 안전감 (Psychological Safety)으로, 구성원들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소이다. 여기에 AI 협업 툴을 더하면, 시공간 제약 없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다. 이는 원격, 하이브리드 근무환경을 선호하는 현 세대의 특성에도 부합한다. 세 번째 미래형 인재 생태계가 존재한다. 성과를 낼 수 있는 인재의 요건이 무엇인지는 모든 기업의 경영자가 밝히고자 하는 내용이다. AI와 함께 일하는 조직에서는 구성원에게 요구되는 역량과 성과책임이 더욱 선명해져야 한다.글로벌 인재관리 컨설팅사인 콘 페리(Korn Ferry)의 채용 트렌드 분석에 따르면, 기업은 핵심기술을 가진 인재의 채용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 범용 자격요건 (예: 학위, 자격증, 특정 회사나 직무 경험 등)의 중요도는 이전 보다 더욱 감소하고, 핫스킬 보유자를 확보하는데 집중된다. 특히 AI관련 스킬을 보유한 직원들은 평균적으로 더 높은 급여를 받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기업은 인재를 확보하고 성장시키는 기준이 되는 스킬맵을 정의하고, AI를 활용하여 스킬 보유, 이동 경로, 활용 현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며 최적의 스킬 조합을 찾아야내야 한다. 인재관리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몇 년간 지속적 감원으로 인적자원 최적화를 진행하는 메타·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 등의 기업들은 엄격한 성과관리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최적화의 또 한 축으로는 기존 인재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리스킬, 업스킬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운영한다. 이러한 조직중심의 프로그램 운영과는 별개로 어느 때보다도 신기술과 역량에 대한 구성원의 자발적인 학습 노력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재 요건 중 뚜렷한 경력 비전과 일에 대한 소명 의식, 자발성과 성장 마인드셋, 적응 능력 등이 중요한 자질로 고려될 것이다.이러한 변화는 관리자 역할에도 영향을 미친다. 디지털 역량 격차를 빠르게 줄이고, AI 활용 업무를 판단하고 조언하며, 디지털 워크 포스를 포함한 자원 관리, 동기부여 등의 고도의 휴먼 스킬이 리더들에게 새롭게 필요한 역량으로 강조된다. 빠른 실패를 하고 더 빠르게 학습한다는 공통점도 눈에 띈다. AI 시대는 빠른 실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완벽한 계획하는 것 보다 신속한 실행과 시행착오를 통한 학습이 더 중요하다. 문샷 팩토리로 불리는 구글의 연구조직 X는 체계적인 실험문화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 조직은 실패로 인해 프로젝트가 중단될 때, 직원들을 축하하고 보상한다. 프로젝트 종료가 실패가 아니라 실험의 성공적인 신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중단된 프로젝트의 인사이트, 경험, 프로토타입 등은 다음 아이디어에 영감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는 ‘우리는 세계 최고의 실패 장소입니다. 실패와 발명은 분리할 수 없는 쌍둥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와 유사한 문화적, 제도적 사례들은 기존 기업들에서도 충분히 발견할 수 있다. 선후 관계를 따지자면, 현재 성공적으로 AI를 도입한 기업들이 선명한 철학하에 조직문화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왔기 때문에 혁신 시대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다고 볼 수 있다.핵심은 AI와 협업하여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속도가 빨라진 만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건강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실행-피드백-개선의 업무 방식을 조직에 생착시켜 AI와 함께 일하는 이점을 더욱 크게 만들 수 있다. 실패 예산 제도 등으로 건강한 실험 환경을 만들고, 학습 성과를 인정하며 실패 경험을 자산화하고 확산시키는 체계 마련과 한께, 성과 목표와 허용 범위를 명확히 해야할 것이다. 윤리에 기반한 신뢰가 존재한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AI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새로운 리스크가 등장한다. 데이터 오남용이나 보안 침해, 알고리즘 편향, 정보 유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현세대에게는 AI와 관련 윤리와 투명성이 장기적인 신뢰 형성과 경쟁력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기업은 내 외부 고객 모두에게 일관성있는 AI 윤리기준을 적용하고, 이를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원칙과 체계를 수립하고 실행해야 한다. 오픈 AI 출신 연구진들이 창업한 Anthropic은 인류를 위한 AI라는 방향성 하에서 AI의 안전성과 윤리적인 배포를 위한 프레임워크를 구축했다. 윤리원칙과 제약조건들을 내재하여 AI가 인간을 잘못된 결정으로 유도하는 등의 파괴적인 행동을 사전 테스트한다. 또한 AI에게 명시적인 헌법을 제공하여 윤리적 원칙에 따라 행동하도록 훈련시킨다. 기업용 서비스는 전문 영역을 고위험 영역으로 구분하고, 전문가의 검토를 의무화하는 등의 엄격한 제한 규칙을 따르며 더 높은 고객 신뢰를 얻고 있다. 핵심은 Responsible AI를 위한 노력이다. AI의 활용이 증가함과 동시에 리더십은 의사결정시 AI 사용에 대한 책임감을 조직에 내재화해야 한다. AI 사용 가이드라인을 작성하여 공유하고, 정기 감사 등의 모니터링과 점검체계를 운영하며, 구성원들을 적극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고객에게는 의사결정의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체계와 피해 발생 시 대응할 수 있는 절차 등의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AI가 로봇 등 다른 기술들과 융합되는 미래를 대비해, 장기적인 관점에서 확장된 활용 영역과 다양한 협업 관계에 대한 고려, 사회적 책임 의식 등을 경영 원칙에 포함하고 공유할 수 있다. AI 혁신,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 기업의 상황과 준비도는 모두 다르기 때문에 모든 영역에서 선도기업 수준의 조직운영 환경을 갖추기란 어려운 일이다. 중요한 것은 현 수준을 빠르게 진단하고, 우리 기업 상황에 맞는 우선순위를 정해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서두의 질문을 다시 한번 던져 본다. 첫 번째, 어떤 의사결정을 AI에게 맡길 것인가. 두 번째, 사람의 역할은 어디에 집중할 것인가. 세 번째, 이러한 혁신을 가능하게 하는데 필요한 ▲우리 조직의 정책 ▲시스템 ▲문화와 역량 ▲리더십은 무엇인가. 우리의 현재 수준은 어떠한지를 살펴봐야 한다. AI는 조직 운영의 체질을 바꾸고, 경쟁우위를 만들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 성공을 위해 조직의 사고방식과 운영방식을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작은 것부터 실행해 나가야 할 때다. 필자는 IBM, 헤이그룹, 삼성글로벌리서치, 하이브 등에서 20여 년간 조직과 인사 분야 전문성을 쌓아왔다. 현재는 디아이(THEI) 대표로서 기술 발전이 가져온 새로운 조직 환경에서 구성원과 회사 간 신뢰 형성, 효과적인 동기부여, 그리고 협업 체계 구축 등 핵심 조직 이슈 해결을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하고 있다.

2025.09.21 09:00

8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