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줄였더니 돈 되네"...유통업계 ‘빼기’ 경쟁 치열 [다이어트 新경제학]③
- 헬시플레저 등 건강 트렌드 관심↑
저당·제로 제품 인기...판매량 급증

이왕이면 건강하게...소비자 지갑 열린다
저당·제로 제품이 가장 빠르게 안착된 곳은 식음료(F&B) 시장이다. 주요 유통채널의 관련 제품 판매 실적 흐름이 이를 방증한다. 대형마트 업계 1위인 이마트에 따르면 무알코올 주류의 올해 상반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8.5% 늘었다. 같은 기간 저당 간식류와 음료류의 판매량은 각각 41.2%, 6%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 1위 CU도 저당·제로 제품군의 판매량 증가세가 가파르다. CU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관련 제품의 매출 신장률은 42.8%에 달한다. 관련 제품 수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2022년 100여 종 수준이던 저당·제로 제품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300여 종까지 늘었다.
국내 기업 중 저당·제로 시장 공략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는 롯데웰푸드가 꼽힌다. 회사는 지난 2022년 5월 ‘제로’(ZERO) 브랜드를 선보이며 디저트 시장에 제로 열풍을 불러왔다. 출시 첫해부터 제로 브랜드는 16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연매출 5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제로 브랜드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는다. 제로 브랜드는 지난 2023년 7월 처음 해외로 수출된 이후 지난해까지 총 13개국에 진출했다. 롯데웰푸드의 전체 제로 브랜드 매출 가운데 1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한다. 제로 브랜드의 올해 상반기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0% 성장했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21종 수준인 제로 브랜드 제품군을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기존 설탕 함유 제품들과 같은 맛을 무설탕·무당류로도 즐길 수 있도록 먹거리 선택지를 넓히는 관점에서 제과·빙과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의 제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hy도 다양한 저당·제로 제품을 선보인 기업 중 하나다. 회사가 올해 출시한 무당 발효유 야쿠르트 XO는 현재 일평균 11만개 이상 판매되고 있다. 이 제품의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판매량은 500만개 이상이다. 해당 제품 정기구독자 수는 출시 당시와 비교해 22.6% 증가했다.
지난해 hy가 선보인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 당밸런스는 올해 상반기 기준 누적 판매량이 2000만개를 넘어섰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3% 늘었다. 기존 제품을 리뉴얼해 효과를 보기도 했다. hy의 과채주스 브랜드 하루야채는 저당 제품 전환 이후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 증가했다.
매일유업은 기존 인기 과일음료 피크닉의 제로 시리즈로 저당·제로 트렌드에 대응 중이다. 주력 제품 2종(사과·청포도)은 올해 2분기 판매량이 전 분기 대비 약 15% 늘었다. 롯데칠성음료도 기존 인기 탄산음료 사이다·펩시콜라·탐스·밀키스를 저당 제품으로 출시한 바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성공했다. 롯데칠성음료의 지난해 제로 탄산음료 매출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하며 목표 매출 3000억원을 달성했다.
주류업계도 알코올 제로 주류 확장에 공들이고 있다. 전체적인 주류 소비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무알코올 제품이 위기 타개책으로 떠오른 것이다. 국내 주류업계에서 선제적으로 무알코올 맥주를 선보인 오비맥주는 공급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5월 기준 한식당·고깃집·주점 등 전국 5만400여 곳의 점포에서 카스 0.0과 레몬 스퀴즈 0.0 등이 판매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경우는 올해 상반기 무알콜 주류 판매량이 지난해 하반기 대비 증가했다.

저당·제로 제품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의 관련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오리온은 이달 초 당 함량을 낮춘 ‘닥터유 에너지바 저당’을 새롭게 출시했다. 회사는 이미 저당 제품을 출시해 긍정적 결과를 얻은 바 있다. 오리온이 지난해 말 선보인 ‘오!그래놀라 저당 통보리’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판매 60만개를 돌파했다.
남양유업도 이달 초 저당 설계 병두유 ‘맛있는두유GT 로우슈거 달콤한맛’을 새로 선보였다. 지난해 선보인 ‘맛있는두유GT 로우슈거 검은콩깨’에 이은 라인업 확장 제품이다. 회사는 불가리스 설탕 무첨가 플레인과 무설탕 커피믹스 프렌치카페 스테비아 등 관련 제품군을 지속 확장하며 시장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용 브랜드를 만드는 기업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대상은 최근 저당·저칼로리 제품군을 확장하며 로우태그(LOWTAG) 엠블럼을 도입했다. 해당 엠블럼이 부착된 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한 요건을 충족한다는 뜻이다. 현재 대상 청정원 브랜드의 맛간장·초고추장·비빔면소스·현미고추장 등에 이 엠블럼이 부착돼 있다. 지난 5월에는 과일숙성발효초인 홍초도 저당 제품으로 선보였다.
동원홈푸드는 최근 당 함량을 낮춘 브랜드 ‘비비드키친’(VIVID KITCHEN)을 통해 저당 소스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오뚜기도 케첩·돈까스소스·양념치킨소스·쨈 등 다양한 저감 제품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 ‘라이트앤조이’(LIGHT&JOY)를 론칭한 상태다. 빙그레는 지난 3월 저당 아이스크림 브랜드 ‘딥앤로우’(DEEP&LOW)를 론칭하고 제품 라인업 확장에 힘주고 있다. 지난 4월에는 그룹 아이브(IVE)의 장원영을 모델로 발탁하며 인지도 키우기에 나섰다.
당분간 저당·제로 제품의 수요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저당 시장은 2016년 903억원 수준에서 2022년 3000억원으로 성장했다. 올해는 4000억원 이상으로의 성장이 전망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요즘처럼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로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한 것은 건강 및 외모 관리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가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외모와 건강에 대한 관심은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에 대한 수요도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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