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검은색 건강식품 대세"...K푸드 열풍 이끈다 [검은 반도체 잡아라]①
- 고품질 한국 김 세계인의 입맛 사로잡아
작년 수출액 약 1조4000억원...역대 최대

1조원 잭팟 터진 ‘검은 반도체’
한국 김이 '검은 반도체'로 불리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김 수출액은 9억97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연간 수출액 1조원을 넘어섰다. 10년 전(2015년) 수출액인 3억500만 달러(약 4300억원)와 비교하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페이스북·틱톡 등 글로벌 SNS에 ▲K-Gim ▲Seaweed Snacks ▲Korean Seaweed 등을 검색하면 수천여 건에 달하는 게시물이 쏟아진다.
이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다. 과거 외국인들은 김을 '바다의 잡초' 정도로 여겼다. 김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것은 해외 언론의 영향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지난 2014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완도해조류박람회의 소식을 전하며 "한국의 해조류(김·미역 등)가 현지에서 '슈퍼푸드'로 취급된다"는 내용을 보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후 복수의 해외 언론이 김을 '건강한 간식' 등으로 소개하면서 김에 대한 수요가 생기기 시작했다.
김은 요오드·비타민 B12·단백질·식이섬유가 풍부한 해조류다. 갑상선 기능 및 소화 개선과 빈혈 예방 그리고 체중 관리 등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은 세계 최대 김 수출 국가다. 글로벌 김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139개 국가에 김을 수출 중이다. 인접 국가인 중국과 일본도 김을 양식하고 있지만, 한국 김의 품질이 상대적으로 더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정부도 적극적인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해수부는 지난해 10월 '김 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하고 총 2700ha(약 816만평) 규모의 신규 양식장 개발 등 안정적인 원물 공급에 힘쓰고 있다. 이달 초에는 증가하는 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오는 2026년산 김 생산 면적을 626ha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를 실현하면 국내 김 양식장 면적은 약 1% 늘어난다.
해수부는 이달 초 김 수급 관리를 위해 8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여름철에는 수온이 상승해 김 양식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해수부는 산소 공급기·차광막 등 장비 지원 사업에 20억원을 추가 편성하고 김 건조기 교체 지원 사업에도 60억원을 새롭게 편성했다.
식품 기업들도 다양한 국가에 제품을 선보이며 한국 김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2010년 미국 수출을 통해 한국 김의 해외 진출을 본격화했다. 현재는 미국·베트남·유럽·일본 등 총 61여 개 국가에 ‘비비고 김’을 수출 중이다. 수출 제품에는 조미김·김스낵·김자반 등이 있다.
대상은 현재 뉴질랜드·미국·베트남·인도네시아·중국 등 30여 개 국가에 오푸드 브랜드 김을 수출 중이다. 이 회사는 품질 차별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다. 대표적인 예가 민간 최초로 구축한 ‘해조류연구센터’다. 대상은 해당 센터를 통해 국내 김 생산 체계를 ‘양적 생산’에서 ‘질적 생산’으로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상의 이 같은 품질에 대한 노력은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회사에 따르면 지난해 해조류가공품 매출액(수출 포함)은 약 155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4년 전(2020년) 약 65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동원F&B는 양반김 브랜드 제품을 미국·일본·태국 등 30여 개 국가로 수출 중이다. 외국인 소비자들을 겨냥해 스낵김 제품군을 공격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지난 2016년부터는 할랄 식품 인증도 획득해 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무슬림 국가로도 수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오리온이 수협중앙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김 산업 고도화 등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에 나서기도 했다. 양사는 연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법인 설립 방식·출자 구조·제품 기획 등에 대해 논의할 방침이다.
앞으로도 김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김 수요가 지금보다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김을 포함한 글로벌 상업용 해조류 시장은 2021년 150억달러(약 20조7400억원)에서 오는 2028년 249억달러(약 34조4300억원) 규모로의 성장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이나 미국 등에서는 슈퍼푸드로 만든 건강한 스낵이라는 개념으로, 동남아의 경우는 한류 열풍에 의한 K스낵으로 김 구매가 이뤄지고 있다”며 “K푸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며, 이런 분위기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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