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원태영 기자]넷플릭스는 부산국제영화제(BIFF)와 함께 아시아 창작 생태계와의 동반 성장과 지속 가능성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Creative Asia)’에 약 250여 명의 영화인과 업계 관계자가 함께했다고 22일 밝혔다.

지난 20일 진행된 이번 행사는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넷플릭스 영화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지옥’의 연상호 감독, 넷플릭스 일본 영화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의 유이 미야모리 미술 감독, 대만 시리즈 ‘회혼계’를 연출한 찬정다오 감독, 누적 시청 수 3억을 돌파한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 등 각국의 대표 크리에이터들이 참석해 창작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박가언(Karen Park) BIFF 수석프로그래머는 환영사를 통해 아시아의 창의성을 증진하고자 하는 부산국제영화제와 넷플릭스의 공동 비전을 강조했다. 박 수석프로그래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 영화를 세계에 선보이는 거대한 무대가 되었고, 넷플릭스는 아시아 콘텐츠의 언어와 문화의 장벽을 허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이러한 공동의 노력이 아시아의 진솔한 이야기를 보편적인 이야기로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부터 존중 문화 개선까지 더 나은 제작 생태계를 위한 동행

김민영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콘텐츠 부문 VP는 기조연설을 통해 "넷플릭스의 성공은 각 지역 고유의 진정성(Local authenticity)을 담아낸 이야기에서 비롯된다"며, "넷플릭스는 지난 10년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250개 이상의 현지 제작 파트너들과 직접 협력하며 창작 생태계 전반을 확장해왔다"고 밝혔다. 또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아시아 전역에서 8,000명 이상의 인력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았다는 성과를 강조했다.

특히 넷플릭스가 추진하는 '인력 양성' 투자가 실제 고용 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성규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인도 제외) 프로덕션 시니어 디렉터는 "넷플릭스는 '정답이 정해진 방식은 없다'는 믿음 아래 각 국가의 제작 환경을 존중하며, 맞춤형 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콘텐츠진흥원과 협력해 운영 중인 'VFX 아카데미'는, 지난 2년 6개월간 330여 명의 교육생을 배출했으며, 졸업생의 70%가 덱스터, 웨스트월드 등 국내 주요 VFX 스튜디오에 취업하는 성과를 냈다.

이어진 패널 세션 토론에서는 넷플릭스 시리즈 ‘이 사랑 통역 되나요?’에 참여한 이용수 프로듀서(한국)부터, 찻차이 냇 케트누스트 화이트라이트 CEO(태국), 모모코 니시야마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일본) 등 각국의 콘텐츠 관계자들이 넷플릭스가 아시아 지역에 녹아들며 제작 환경이 개선됐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세계적 거장들의 노하우와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된 교류의 장

지난 20일 진행된 오후 세션은 세계적인 거장에게 직접 제작 비하인드와 노하우, 비전을 전해 듣는 ‘마스터클래스’ 세션으로 구성됐다. 이번 세션은 문화적 표현의 중요성과 문화를 잇는 스토리텔링의 힘, 과감한 창의적 도전이 어떻게 세계적인 성공으로 이어졌는지를 생생하게 상기시켰다.

첫 세션에서는 프랑켄슈타인의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과 연상호 감독이 만나 창의적인 이야기와 상상의 세계를 스크린에 구현하는 기술에 대해 노하우를 나눴다.

델 토로 감독은 “영화는 하드웨어를 사용한 시(詩)와 같다. 비, 카메라, 세트 디자인 등 영화의 모든 요소가 하나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배우”라고 말하며, 제작의 모든 디테일이 감정과 의미를 불어넣는다고 강조했다. 연상호 감독은 애니메이션과 실사 영화가 가진 고유의 가능성에 대해 “애니메이션은 결과를 빠르게 확인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즉시 실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액션, 감정, 심지어 피를 묘사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를 수 있어 각기 다른 상상력의 지평을 연다”고 말했다.

이어서 넷플릭스 일본 영화 이쿠사가미: 전쟁의 신의 유이 미야모리 미술 감독이 무대에 올라 일본 시대극의 유산을 존중하며 장대한 배틀로얄의 세계를 구축한 과정을 공유했고, 레스티 첸 감독은 영화에서 시리즈로 스토리텔링의 한계를 확장한 경험을 나눴다. 

마지막 세션은 공개 두 달 만에 넷플릭스 최다 시청 영화에 등극하며 전 세계 신드롬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매기 강 감독이 세계인의 공감을 얻은 과정과 문화적 표현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했다. 매기 강 감독은 한국 문화와 설화에서 얻은 영감을 K팝 및 팬덤 문화와 결합한 과정을 소개하며, 제작팀과 함께 한국을 방문하고, 최고의 K팝 프로듀서 및 안무가들과 협업하며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보편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비하인드를 밝히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크리에이티브 아시아’를 2년 연속 개최하게 되어 뜻깊게 생각하며, 전 세계 주류로 떠오른 한국 콘텐츠가 이룬 놀라운 성공과 선진적 제작 문화가 아시아의 긍정적 귀감이 될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한국 창작자들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스토리텔링 발굴부터 차세대 인재 육성, 문화적 지원까지 든든한 동반자로서 역할과 노력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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